말과 글

(30) 毛 (털 모)

나무^^ 2008. 6. 26. 15:48

                             吾超 황안웅 선생의  말과 글 (30)                                                    

                                                                                  2008. 5. 5 (월) 영남일보

 

                 毛 ( 털 모 : 살에서 터럭이 자라난 모양)

 

         

         눈썹이나 머리 털 그리고 짐승의 가죽을 덮고 있는 것을 본뜬 글자가 '毛'(털 모)이다.

         눈 위에 돋아난 털을 眉 (눈썹 미)이라 하고 머리 위에 난 털을 髮 (머리털 발)이라 하며,

         짐승들이 지닌 털과 사람의 피부에 난 털을 구분하여 각각 귀하고 천한 것이라 일렀으나

         오직 짐승의 털과 가죽을 그대로 벗겨 지은 옷을 '구할 求'에 '옷 衣'를 덧붙여 '갓옷'이라 했다.

         원시시대에는 짐승을 벗긴 털가죽을 써서 추위를 막았으나 농업시대로 돌입하게 되자

         인간이 스스로 제 몸을 보호하기 위해 입는 옷의 재료에 있어서도 변화가 생겨 식물성 섬유로

         바꿔지게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고기를 먹고 가죽과 털을 걸쳐 입었을 때와 주로 곡식이나 열매만 먹을 수밖에 없게 된 형편은
물론,

         짐승 숫자는 줄어들고 사람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할지라도

         입고 먹는 의식(衣食)의 질은 어쩌면 한층 낮아진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뽕을 주된 사료로 한 누에의 명주 실을 재료로 짠,

         같은 비단일지라도 같은 값이면 무늬가 좋은 비단을 입으려 드는 것이 누구나 지닌 바람이다.

         그러므로 '바란다'는 뜻을 지닌 '希'(희)도 '爻'(무늬 효)에 '巾'(수건 건)을 붙였다.

 

         그리고 '갓 옷'을 나타내는 글자에서 '衣'를 뺀 '求'(구할 구)를 '구하다'는 뜻으로 사용하게 된 것이다.

         즉 구하는 것은 오직 '갓 옷'이요, 바라는 것은 '무늬좋은 비단'이라는 두 가지 뜻을 합성시켜

         '希求하다'는 단어가 이뤄진 것이다.

 
         흔히 짐승의 털을 '毛'라 하고 새의 털을 '羽'라 하여 이들을 구분하여 쓰기도 하나,

         이를 통틀어 '毛'라 하고, 더 나아가 초목의 잎이나 줄기에 돋아난 털까지도 널리 '毛'라 한다.

         그 중 동양에서는 '毛'를 묶어 붓을 만들었는데 서양에서는 '羽'를 '펜'의 원조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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