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때로는
나 무
세상에 혼자 덩그라니 서 있을 때
사랑하는 일이 힘들어 눈물이 납니다.
그리 오래 살고도 초연하지 못하는 미숙함이
부끄럽고 싫은 나를 보며 눈물이 납니다.
왜 사는지 모르겠다는 친구의 푸념처럼
내가 왜 사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습니다.
베풀며 지키고 참아야 하는 부처의 지혜는
허망한 꿈 깨우는 눈물나게 아름다운 삶.
짐을 지고 끝없이 오르는 숙명이 생명이라면
사랑하는 일 멈출 수 없는 미련한 인간입니다.
단단한 겨울흙 매서운 바람 속에 씨를 뿌리고
예쁜 꽃 한 송이 못 보고 아무 수확이 없어도
싱그럽게 솟는 풀 한 포기 기쁘게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