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외국 영화

귀향 (모정)

나무^^ 2006. 9. 23. 04:22

 

 

 감독  페드로 알모도 바르

 제작  스페인 (2006년. 120분)

 출연  페넬로페 크루즈, 카르멘  마우라 외 다수

                          

이 영화를 보면서 나의 어머니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제 어머니를 이해하며 사랑할 수 있게 되었는데, 어머니는 계시지 않기 때문이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은 여성들의 심리를 예리하고도 따스하게 잘 표현하였다. 영화는 잔인한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우아하고 품위있게 우리의 가슴을 울리며 감동을 준다. 이 영화를 볼 사람들을 위해 이야기 전개는 하지 않겠다.

스페인의 매력적인 배우 페넬로페 크루즈(2006년 칸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를 비롯해 등장인물 모두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다.

젊지만 이 감독의 영화에서는 늘 엄마역을 맡았다는, 그녀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만큼 그녀가 풍기는 강렬한 아름다움이 화면을 채운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엮어가는 이야기 전개도 편안히 영화에 몰입하게 한다. 지나치게 개방되어 문제가 되고있는 절제하지 못하는 섹스, 그늘에 가려져있던 문제를 표면화한 영화였다.

 

친구들과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속에서, 우연히도 영화 속에서 그녀가 부른 노래가 나오는데, 기사 아저씨! 그만 듣기 싫다는 듯 라디오를 끈다. 세상에! 그 감미로운 노래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니... 나는 잠시 충격에 빠져야 했다. 내가 좋아하는 감정을 그렇게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어쩌면 문화란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보편적일 수 없는, 취향의 문제에 불과한 것이다.

 

요즘은 스토리, 영상, 메세지 등, 이 모두를 만족시키는 좋은 영화가 드물다. 

나이가 들면서 자극적이고 요란한 영화는 더 싫어진다. 영화를 많이 보다보니 왠만한 영화는 감동은 커녕 시간이 아깝다. 이것도 역시 취향의 문제겠지만, 이 영화를 권하고 싶다. 아쉽게도 다음 주 화요일(26일)까지만 상영한다. 광화문 씨네코아에서 보았다.

영화가 끝나고 퍼지던 회화적 화면의 아름다움과 노래도 무척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