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타니파타

3. 큰 장 (비난하는 사람 코칼리야)

나무^^ 2024. 6. 6. 14:06

 

 

 

비난하는 사람 코칼리야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날 거룩한 스승께서는 사밧티의 제타숲, 외로운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나누어 주는 장자의 동산에 계셨다. 그때 수행자 코칼리야 스승께 가까이 다가왔다. 그리고 예의를 갖춰 절한 뒤, 한쪽으로 가서 앉아 말씀드렸다.

"거룩한 스승이시여, 사리폿타와 목갈라나는 그릇된 생각을 가지고 나쁜 욕망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스승은 수행자 코갈리아에게 일렀다.

"코갈리야여, 그렇게 말하지 말아라. 코갈리야여, 그렇게 말하지 말아라. 사리풋타와 목갈라나는 선량한 사람들이다."

코칼리야는 거듭 말씀드렸다.

"거룩한 스승이시여, 저는 스승을 믿고 의지하고 있습니다만, 사리풋타와 목갈라나는 그릇된 생각을 가지고 나쁜 욕망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스승은 다시 수행자 코갈리아에게 말씀하셨다.

 "코갈리야여, 그렇게 말하지 말아라. 사리풋타와 목갈라나를 믿고 사랑하여라. 그들은 선량한 사람들이다."

 코칼리야는 세번째로 말씀드렸다.

 "거룩한 스승이시여, 저는 스승을 믿고 의지하고 있습니다만, 사리풋타와 목갈라나는 그릇된 생각을 가지고 나쁜 욕망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스승께서는 세 번 같은 말씀을 하셨다.

 "코갈리야여, 그렇게 말하지 말아라. 그들을 믿고 사랑하여라. 그들은 선량한 사람들이다."

 

그러자 수행자 코칼리야는 자리에서 일어나 스승께 절하고 바른쪽으로 돌아나가 버렸다. 그는 나가자마자 온몸에 겨자씨만한 종기가 생겼다. 처음에는 겨자씨만하던 것이 차차 팥알만해졌다. 팥알만하던 것이 또 콩알만해졌다. 그러더니 대추씨만해지고 대추알만해졌다. 이와 같이 감자만해지고 덜 익은 모과 열매만해지고 익은 모과만하던 것이 마침내 터져서 고름과 피가 되어 흘렀다. 코알리야는 마침내 그 병 때문에 죽고 말았다. 그리고 그는 사리풋타와 목갈라나에게 적의를 품었기 때문에 죽어서 홍련지옥에 떨어지게 되었다.

그때 사바세계의 주인인 범천은 한밤중이 지났을 무렵, 아름다운 얼굴로 제타숲을 두루 비추며 스승이 계신 곳으로 찾아갔다. 스승께 예를 갖춰 인사를 드린 뒤, 한쪽에 서서 말했다.

 "거룩한 스승이시여, 수행자 코갈리야는 죽었습니다. 거룩한 스승이시여, 수행자 코갈리야는 사리풋타와 목갈라나에게 적의를 품었기 때문에 

 죽어서 홍련지옥에 떨어졌습니다."

 사바세계의 주인인 범천은 이렇게 말하며 스승께 절하고 바른쪽으로 돌아 사라졌다.

 

 날이 밝자 스승은 여러 수행자들에게 어젯밤에 범천이 왔던 일을 말씀하셨다. 그때 한 수행자가 이렇게 말했다.

 "거룩한 스승이시여, 홍련지옥의 수명은 얼마나 됩니까?"

 "수행자여, 홍련지옥의 수명은 길다. 그것을 몇 년이라든가 몇백 년, 몇천 년, 몇만 년이라고 헤아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거룩한 스승이시여, 그렇지만 비유로써 설명하실 수는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 그렇게는 말할 수 있다."

하시면서 스승은 말씀하셨다.

"수행자여, 이를테면 코살라국의 말로 되어서 스무 카리카(한 수레분)의 깨가 있는데, 그것을 꺼낸다고 하자. 한 사람이 백 년마다 한 알씩 꺼내는 방법으로 스무 카리카의 깨를 다 꺼낸다 하면 그것이 한 압부다지옥이다. 그리고 스무 압부다지옥은 한 니랍부다지옥과 같다. 또 스무 니랍부다지옥은 한 아바바지옥이며, 스무 아바바지옥은 한 아하하지옥, 스무 아하하지옥은 한 아타타지옥이며, 스무 아타타지옥은 한 황련지옥과 같고, 스무 황련지옥은 한 백수련지옥과 같으며, 스무 백수련지옥은 한 청련지옥, 스무 청련지옥은 한 백련지옥과 같다. 그래서 스무 백련지옥은 한 홍련지옥에 해당된다. 수행자들이여, 그런데 코갈리야는 사리풋타와 목갈라나에게 적의를 품었기 때문에 홍련지옥에 떨어진 것이다."

행복한 사람인 스승은 다시 말씀을 이으셨다.

 

사람이 태어날 때는 그 입 안에 도끼를 가지고 나온다.

어리석은 자는 욕설을 함으로써, 그 도끼로 자신을 찍고 만다.

   

비난받을 사람을 칭찬하고 또 칭찬해야 할 사람을 비난하는 사람, 그는 입으로 죄를 짓고 그 죄 때문에 즐거움을 누리지 못한다.

 

도박으로 재산을 잃은 자는, 자기 자신까지 포함해 모든 것을 잃느다 하더라도 그 불행이 오히려 적다. 그러나 완전한 경지에 이른 사람에게 악의를 품는 사람의 죄는 아주 무겁다.

 

나쁜 말, 나쁜 뜻을 가지고 성인을 비방하는 사람은, 십만삼십육 니랍부다지옥과 다섯 압부다지옥에 떨어진다.

                    

거짓말을 하는 자는 지옥에 떨어진다. 또 했으면서 안 했다고 하는 자도 마찬가지이다. 둘 다 똑같이 행동이 비열한 사람들이라, 죽은 후에는 똑같은 지옥에 떨어진다.

 

남을 해칠 마음이 없고 깨끗하고 더럽혀지지 않은 사람을 미워하는 자에게는 반드시 그러한 나쁜 과보가 되돌아온다. 바람을 거슬러서 먼지가 날아오는 것처럼.

 

 여러 가지 탐욕에 빠져 믿음도 없고 인색하며 불친절하고 이기적이며 이간질을 하는 사람은 말로써 남을 때리는 것과 같다.

 

 입이 더럽고 불성실하며 천한 자여, 산 것을 죽이고 사악한 행위를 하는 자여,

 야비하고 불량하며 덜된 자여, 말을 함부로 하지 말아라. 그대는 지옥에 떨어지리라.

 

 그대는 먼지를 뿌려서 세상을 더럽히고 착한 사람들을 비난하여 죄를 지으며 온갖 나쁜 일을 하여 오랫동안 구렁(지옥)에 빠진다.

 

 그 어떤 업도 그대로 없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반드시 그 임자에게 되돌아온다. 어리석은 자는 이 세상에서 죄를 짓고 저 세상에서 그 괴로운 죄과를 받는다.

 

지옥에 떨어진 자는 쇠꼬챙이에 꿰이고, 날카로운 철창에 찔린다. 또한 불에 달군 쇳덩이를 속세에서 지은 업만큼 먹어야 한다.

 

지옥에 옥졸들은 '잡아라!' "때려라!' 소리칠 뿐 부드러운 말을 하지 않으며 상냥한 얼굴로 대해 주지 않고 의지가 되어주지 않는다. 지옥에 떨어진 자는 숯불 위에 앉아야 하며 뜨거운 불길 속에 들어가야 한다.

 

또한 지옥의 옥졸들은 지옥에 떨어진 사람들을 철망에 몰아넣은 뒤 쇠망치로 내려친다. 그러고는 새까만 암흑속에 가두는데, 그 어둠은 안개처럼 끝없이 퍼져있다.

 

또 다음에는 펄펄 끓어오르는 가마솥에 들어가야 한다. 오랫동안 그 끓는 가마솥 안에서 삶기면서 몸은 떴다 가라앉았다 한다.

 

피고름이 가득 찬 솥이 있어, 죄를 지은 자는 그 속에서 삶긴다. 그는 어디로 가든지 피고름 때문에 더럽혀진다.

 

구더기가 우글거리는 가마솥이 있어, 죄를 지은 자는 그 안에서 삶긴다. 나오려 해도 붙잡을 것이 없다. 그 솥은 안으로 굽고 둘레가 모두 한결같기 때문이다.

 

 날카로운 칼날로 된 숲이 있어, 지옥에 떨어진 자는 그 속에서 팔다리가 잘린다. 지옥의 옥졸들은 꼬챙이로 혀를 꿰어 잡아당기면서 괴롭힌다.

 

 또 지옥에 떨어진 자는 예리한 면도칼이 흐르는 베다라니 강에 이른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나쁜 일을 하고 죄를 지음으로써 그곳에 떨어진다.

 

 그곳에는 검은 개와 늑대와 여우들이 있어 울부짖는 사람들을 뜯어먹는다. 또 독수리와 까마귀들도 살을 쪼아 먹는다.

 

죄를 지은 자가 살아야 하는 지옥에서의 삶은 실로 비참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 생명이 남아 있는 동안 해야 할 일을 하고 헛되이 지내지 말아야 한다.

 

홍련지옥에 떨어진 자의 수명은 수레에 실은 깨알의 수만큼 된다고 지혜로운 사람들은 헤아렸다. 즉 그 햇수는 오조 년과 오천만 년이다.

 

그 기간 동안은 여기서 말한 지옥의 고통을 받으면서 지옥에 머물러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맑고 깨끗하고 어질고 착한 미덕을 위해 항상 말과 마음을 지켜야 한다.

 

 * '사리풋타와 목갈라나'는 부처님의 10대 제자 가운데 그 중추 역할을 하던 두 제자를 가리킨다.

 * '자신까지를 포함한다'는 말은, 노름꾼들은 노름판에 걸 돈이 없으면 자기 자신을 걸어놓고 노름을 하는 경우가 있음을 뜻한다.  

 * '베다라니 강'은 사자(死者)들이 건너는 강으로, 이 강을 건너서 염라국, 저승에 이르게 된다. 흰두교 신화에 따르면 이 강은 지상 세계와 지하 세계 사이에 가로 놓인 강으로, 심한 악취를 풍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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