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한국 영화 13

덕혜옹주

원작 권비영 제작·기획 김원국 감독 허진호 (2016년. 127) 출연 손혜진, 박해일, 윤제문, 라미란 외 다수 영화관에서 보지 못했던 영화를 TV 지미에서 무료로 보았다. 감추어졌던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는 환갑이 넘은 고종의 늦둥이 고명딸로 태어나 사랑을 받았지만 어린 나이에 독살되는 아버지의 죽음을 목도하며 충격을 받는다. 1919년 고종황제의 장례식은 일제의 주도 아래 일본식으로 치뤄졌다. 1925년 창덕궁 관물현에서 김장한과 만나 피아노를 치는 고운 모습의 덕혜옹주... 일제는 이완용의 수하인 친일파 한택수로 하여금 13세의 어린 공주를 강제로 일본 유학길에 오르게 한다. 한번은 일본옷을 거절하고 입지 않았지만 유모를 떼어놓겠다는 말에 일본옷을 입고 궁을 떠날 때 궁녀들이 통곡하는 장..

대장 김창수

올레 TV에서 무료로 본 영화이다. 배우 조진웅의 연기를 보려고 클릭을 했다. 김구 선생님의 이야기인줄도 모르고 보다가 끝나며 나오는 자막으로 새삼 뭉클한 감동이 느껴졌다. 1896년 황해도, 한 주막에서 변장하고 칼을 찬 일본인을 상대로 싸우다 살해하는 장면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김창수는 그가 명성왕후를 시해한 범인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그같은 짓을 저질렀다. 재판장에서 국모의 원수를 갚았을 뿐이라고 항변하지만 사형선고를 받고 인천 감옥소로 수감된다. 감옥소장 강형식은 굴복하지 않는 김창수를 고문하며 괴롭힌다. 같은 방을 쓰는 죄수들은 물론 두목격인 죄수에게 죽을뻔한 결투까지 하게 된다. 그러나 그에게 억울함을 항변하며 재판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진정서를 써주고 그들의 관계는 우호적으로 변한다. 젊은..

더 킹

2021. 11. 14. (일) EBS TV에서 보았는데 기대보다 예리하게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영화 또하고, 또 우려먹고 하는 안일함에서 벗어난 반가움을 느끼며 인상 깊게 보았다. 1980~2010년 우리나라 검사들의 부패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내용으로 구성한 작품인데 아주 실감난다. 누군가의 말처럼 치외법권 밖에서 살아가는 일부 무서운 검사 나으리들의 세계에 대해서 의혹을 품지 않을 수 없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그 실상을 보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런 권력층을 고발하는 영화를 볼 수 있는 세상, 전보다 많이 좋아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절도행각을 하던 아버지가 검사 앞에서 무릎 꿇고 빌다 빰까지 맞는 것을 본 태수는 검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안 하던 공부에 매달린다. 못된 짓을 일삼던 ..

자산어보

감독 이준익 개봉 2021. 3. (126분) 출연 설경구, 변요한, 이정은, 민도희 외 다수 추석 연휴 마지막날 TV SBS에서 보았는데, 개봉시 영화관에 가서 보지 못한 것이 미안할 만큼 멋진 영화였다. 민중의 비애를 깊이있게 다루고 수묵화처럼 아름다운 산수를 표현하기 위해 무채색의 미학을 살린 흑백이 탁월했다. 명대사도 많고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여 몰입할 수 있는 재미있는 수작이다. '자산어보'는 정약전이 조선 순조 1년 신유박해로 흑산도에 유배되어 직접 보고 들은 것을 토대로 만든,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오래된 수산학 연구서로 3권 1책이다. 그 책을 만드는데 도움을 준 창대는 실존인물로 책에 몇 줄 언급되어 있는 것을 모티브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촬영지였던 도초도에 태풍이 3 번이나 와서 ..

해어화

감독 박흥식 개봉 2016년. 4월. (120분) 출연 한효주, 천우희, 유현석, 박성웅 외 다수 추석날 밤 TV에서 본 영화였는데, 재미있고 아름다운 영상으로 즐거움을 주었다. 해어화(解語花)의 사전적 의미는 말을 알아듣는 꽃으로 아름다운 여자를 이르는 말이다. 또는 기생이자 예인을 일컫는 말로 화류계 여자를 뜻한다. 당나라 현종이 양귀비를 가리키며 처음 사용했다고 한다. 라디오 DJ가 전설의 LP레코드 '조선의 마음'이 재개발 현장에서 우연히 발굴되어 복구작업중이라는 말로 영화는 시작된다. 1930~1940년 평양의 기생학교에서 두 아이는 다정한 친구가 되어 정가와 춤 등 예의범절을 익히며 성장한다. 조선 최고의 예인을 꿈꾸며 자란 그들은 정가를 최고의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정가를 가장 잘 부르는 소..

기생충 : 블랙 코미디

감독 봉준호 제작 2019년. 131분 출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오 다수 계속되는 유명세에 이끌려 이 영화를 아들과 함께 보았다. 유명한 영화답지 않게 포스터가 좀 허접하게 느껴졌다. 어쩌면 그 점을 노린 건지도... 봉준호 감독의 영화 중 '살인의 추억'은 그리 인상깊지 않았다. '설국열차', '옥자'는 요란스럽지만 재미는 있었다. 그리고 감독이 던지는 메세지와 함께 엄청난 노력, 기발한 상상력 등을 느낄 수 있었다. '마더'는 내 취향은 아니여서 보지 않았는데 며칠전 TV에서 해주길래 보았다. 어머니의 맹목적인 자식사랑, 물론 죄책감에서 더해졌지만... 지적장애가 있는 아들의 멀쩡한 사리분별의 반전! 영화는 나약하고 이기적인 인간의 심리를 도덕적 차원에서 묻고 있었다...

피끓는 청춘 : 이연우 감독 (이종석 주연)

감독 이연우 제작 한국 (2014. 121분) 출연 박보영, 이 종석, 이세영, 김영광외 다수 EBS TV (2019. 11. 24.일)에서 이 영화를 보면서 많이 웃었다. 배우 이종석의 표정 연기가 정말 실감나게 수시로 웃음을 유발시켜 재미있게 보았다. 줄거리도 탄탄하여 거부감 없이 볼 수 있었으며, 나의 학창시절을 생각나게 하는 교복의 정다움이라니! ㅎ 그때는 카라깃에 풀까지 매겨 빳빳해야했던 교복이 그리도 지겹게 느껴졌었는데, 나이들어 생각해보니 그 새하얀 교복의 의미심장한 특권이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불시에 점검을 하는 탓에, 풀을 매긴 카라를 가방에 넣고 다니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풀을 매긴 카라는 목을 바르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강제성이 있어 여간 피곤하지 않았다. 반듯하고 짧은 단발머리 ..

말모이 (우리말 사전)

감독 엄유나 제작 The Secret Mission , 2018 출연 유해진, 윤계상외 다수 영화관에서 보고 싶었던 영화였는데... 집에 대형 화면 TV를 사고부터는 올레TV 덕분에 영화관에 가는 수고를 하지 않게 되었다. 어제 추석특집으로 MBC에서 보여주어서 재미있게 잘 보았다. 일제 식민지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말 사전을 만들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잘 그려냈다. 예전에는 비호감 스 타일의 역을 많이 많았던 배우 유해진이 주인공 판수로 나오는 것을 보면서 그동안 그의 성실한 노력이 꾸준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개화기 이후 국문중심의 문자생활을 하게 되자 언어생활에 표준이 될 사전의 필요성이 커졌다. 주시경 김도봉, 이규영, 권덕규 등의 국문학자들이 참여하여 '조선광문회'에서 1911년부터 편..

쎄시봉 : 김현석 감독

감독 김현석 제작 한국. 2015년 (122분) 출연 김윤석, 정우, 김희애, 한효주, 장현성, 진구 외 다수 TV에서 한 여러 추석 연휴 영화들 중 재미있게 본 이 영화는 내 젊은날의 추억을 불러 일으켰다. 그때 음악 감상실이었다는 '쎄시봉'을 가보지 못하여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처럼 정보가 흔한 시절이 아니여서 누군가 알려주지 않으면 포크송 음악을 좋아했지만 그곳을 알지 못했다. 나는 대신 '트윈폴리오' 음반을 샀었다. 처음 홀로 독립했던 자취방에서 밤이면 한 잔의 커피와 함께 듣고 또 들으며 외로움을 달랬던 몇 안 되는 음반들 중 하나였다. 지금도 생각나는 좋아했던 곡이 '웨딩케이크'와 제목이 생각나지 않는 '켐퍼스 잔디위에...' 라는 곡이었다. 그야말로 휴대용 축음기는 그 당시 내 재산목록 1호..

서편제 : 임권택 감독 (오정혜 주연)

감독 임권택 제작 태흥영화사 (1993년. 102분) 출연 김명곤, 오정해, 김규철 외 다수 오래전에 영화관에서 감동깊게 본 영화이기에 EBS 일요극장(2016. 2. 21. 일)에서 다시 보았다. 이 영화는 이청준 원작의 작품을 배우 김명곤씨가 각색하고 임권택감독이 오정해씨를 선발해 만들었다. 1960 년대, 한 청년이 누나와 아버지를 찾아다니다 보성 소릿재 주막에서 주인의 판소리를 들으며 회상에 잠긴다. 마을 대갓집에서 소리품을 파는 고집 세고 자존심 강한 유봉은 어린 아들이 하나 있는 금산댁을 만나 자신의 수양딸 봉화와 함께 새 삶을 꾸린다. 그런데 금산댁은 아이를 낳다 그만 모두 죽는다. 유봉은 아이 둘을 데리고 소리품을 팔러 이곳저곳 떠돌아 다니며 동호에게는 북장단을, 송화에게는 소리를 가르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