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타니파타 71

다시 이 책을 내며 (뱀의 비유)

불교 최초의 경전         법정 옮김 (1999년)도서 출판 이레 (2010년 제18쇄)    불교 경전은 원래 눈으로 읽는 문자로 쓰여지지 않고 부처의 가르침을 들은 제자들이 그 내용을 함께 암송해오다가 후기에 문자로 정착된 것이다. 따라서 소리내어 외기 편하도록 운문(시)의 형식으로 전해지고, 후렴처럼 같은 내용이 반복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부처에게는 자기 자신이 어떤 종교의 창시자라는 의식이 전혀 없었다. 단지 눈 뜬 사람으로서 그 역할을 다했을 뿐이다. 그에 대한 호칭도 이 경전에서는 '눈 뜬 사람' '수행자' '널리 보시는 분' '고타마' 등으로 불리고 있다...그들의 삶이 이처럼 단순하고 소박했기 때문에 그들의 가르침 또한 단순하고 소박할 수 밖에 없었다. 이 를 보면 2천 5백 년..

숫타니파타 2024.06.11

1. 뱀의 비유 (소치는 사람)

소치는 사람 소치는 다니아가 말했다. "나는 이미 밥도 지었고 우유도 짜놓았습니다. 마히 강변에서 처자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내 움막 지붕에는 이엉을 덮어 놓았고, 집 안에는 불을 지퍼 놓았습니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스승은 대답하셨다. "나는 성내지 않고 마음의 끈질긴 미혹도 벗어 버렸다. 마히 강변에서 하룻밤을 쉬리라. 내 움막에는 아무 것도 걸쳐놓지 않았고, 탐욕의 불은 남김없이 꺼 버렸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소치는 다니아가 말했다."모기나 쇠파리도 없고, 소들은 들판의 우거진 풀을 뜯어 먹으며, 비가 와도 견뎌 낼 것입니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스승은 대답하셨다. "내 뗏목은 이미 잘 만들어져 ..

숫타니파타 2024.06.11

1. 뱀의 비유 (무소의 뿔)

무소의 뿔 모든 살아있는 것들에게 폭력을 쓰지 말고, 살아있는 그 어느 것도 괴롭히지 말며, 또 자녀를 갖고자 하지도 말라. 하물며 친구이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만남이 깊어지면 그리움이 생긴다. 사랑과 그리움에는 고통이 따르는 법. 사랑으로부터 근심 걱정이 생기는 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친구를 좋아한 나머지 마음이 거기 얽매이게 되면 본래의 뜻을 잃는다. 가까이 사귀면 그렇게 될 것을 미리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자식이나 아내에 대한 집착은 마치 가지가 무성한 대나무가 서로 엉켜 있는 것과 같다. 죽순이 서로 달라붙지 않도록,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묶여 있지 않는 사슴이 숲속에서 먹이를 찾아 여기저기 다니듯이, 지혜로운 이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 무소의 뿔처..

숫타니파타 2024.06.11

1. 뱀의 비유 (밭 가는 사람)

밭 가는 사람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어느 때 거룩하신 스승께서는 마가다국 남산에 있는 '한 포기 띠'라고 하는 바라문 촌에 계셨다. 그때 밭을 갈고 있던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씨를 뿌리려고 오백개의 쟁기를 소에 매었다. 스승께서는 오전 중에 바리떼와 가사를 걸치고, 밭을 갈고 있는 바라문 바라드바자에게로 가셨다. 때마침 그는 음식을 나누어주고 있었으므로 스승은 한쪽에 섰다. 바라문 바라드 바자는 음식을 받기 위해 서 있는 스승을 보고 말했다. "사문이여, 나는 밭을 갈고 씨를 뿌립니다. 밭을 갈고 씨를 뿌린 후에 먹습니다. 당신도 밭을 가십시오. 그리고 씨를 뿌리십시오. 갈고 뿌린 다음에 먹으십시오."스승은 대답하셨다."바라문이여, 나도 밭을 갈고 씨를 뿌립니다. 갈고 뿌린 다음에 먹습니다." 바라문이 ..

숫타니파타 2024.06.11

1. 뱀의 비유 (대장장이 춘다)

대장장이 춘다  대장장이네 아들 춘다가 말했다."위대하고 지혜로운 성인, 눈을 뜬 어른, 진리의 주인, 집착을 떠난 분, 최고의 인간, 뒤어난 마부께 저는 묻겠습니다. 세상에는 어떤 수행자들이 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스승은 대답하셨다."춘다여, 네 종류의 수행자가 있고, 다섯번째는 없느니라. 지금 그 물음에 답하겠다. '도의 승리자'  '도를 말하는 사람' '도에 의해 사는 사람' 그리고 '도를 더럽히는 자' 이니라." 대장장이 춘다가 말했다."눈을 뜬 사람은 누구를 가리켜 '도의 승리자'라 부르십니까? '도를 말하는 사람'은 어째서 다른 사람과 견줄 수 없으며, '도에 의해 산다'는 것은 무슨 뜻인지 설명해 주십시오 그리고 '도를 더럽히는 자'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십시오." "의혹을 넘어서고 고뇌를 ..

숫타니파타 2024.06.11

1. 뱀의 비유 (파멸)

파멸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날 거룩한 스승께서는 사밧티의 제타숲, 외로운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나누어 주는 장자의 동산에 계셨다. 그때 모습이 아름다운 한 신이 한밤중이 지나 제타숲을 두루 비추며 스승께 가까이 다가왔다. 그리고 예의를 갖춰 절한 뒤, 한족에 서서 시로써 물었다. "파멸하는 사람에 대해서 고타마에게 여쭈어 보겠습니다. 파멸에 이르는 문은 어떤 것입니까? 스승께 그것을 묻고자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스승은 대답하셨다."잘되는 사람도 알아보기 쉽고, 파멸하는 사람도 알아보기 쉽다. 진리를 사랑하는 사람은 잘되고, 진리를 싫어하는 사람은 파멸한다."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첫째 파멸의 문입니다. 스승님, 둘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나쁜 사..

숫타니파타 2024.06.11

1. 뱀의 비유 (천한 사람)

천한 사람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날 거룩한 스승께서는 사밧티의 제타숲, 외로운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나누어 주는 장자의 동산에 계셨다. 그때 스승께서는 오전에 바리떼와 가사를 걸치고 밥을 빌러 사밧티에 들어가셨다. 그때 불을 섬기는 바라문 바라드바자의 집에는 성화가 커지고 재물이 올려져 있었다. 스승은 사밧티의 거리에서 탁발하면 그의 집에 가까이 가셨다. 불을 섬기는 바라드바자는 스승이 멀리서 오는 것을 보더니 말했다."까까중아, 거기 있거라. 엉터리 사문아, 거기 멈춰라. 천한 놈아,거기 섰거라."이렇게 당한 스승께서는 바라드바자에게 말씀하셨다."바라문이여, 도대체 당신은 어떤 사람이 참으로 천한 사람인지 알고나 있소? 또 사람을 천하게 만드는 조건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소?" "고타마여, 나는..

숫타니파타 2024.06.11

1. 뱀의 비유 (자비)

자비 사물에 통달한 사람이 평화로운 경지에 이르러 해야할 일은 다음과 같다. 유능하고 정직하고, 말씨는 상냥하고 부드러우며, 잘난 체하지 말아야 한다. 만족할 줄 알고, 많은 것을 구하지 않고, 잡일을 줄이고, 생활을 간소하게 하며, 모든 감각이 안정되고 지혜로워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으며, 남의 집에 가서도 욕심을 내지 않는다. 현명한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살 만한 비열한 행동을 결코 해서는 안 된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다 행복하라. 평안하라. 안락하라. 어떠한 생물일지라도, 약하거나 강하고 굳세거나, 그리고 긴 것이건 짧은 것이건 중간치건, 굵은 것이건 가는 것이건, 또는 작은 것이건 큰 것이건, 눈에 보이는 것이나 보이지 않는 것이나, 멀리 살고 있는 것이나 가까이 살고 있는 것이나, 이미 살고 있는..

숫타니파타 2024.06.11

1. 뱀의 비유 (설산에 사는 자)

설산에 사는 자                 칠악 야차가 말했다."오늘은 보름, 포살 날이다. 눈부신 밤이 가까워졌다.자, 세상에서도 뛰어난 스승 고타마를 만나러 가자." 설산 야차가 말했다."그의 마음은 모든 살아있는 것들에 대해서 편히 안정되어 있을까. 그리고 좋아하는 것이나 좋아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그의 생각은 스스로를 자제할 수 있을까." 칠악 야차가 대답했다."그 분의 마음은 모든 살아있는 것에 대해서 편히 안정되어 있다. 그리고 좋아하는 것이나 좋아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그분의 생각은 스스로를 잘 자제할 수 있다." 설산 야차가 말했다."그는 주지 않는 것은 가지려 하지 않을까. 그는 살아 있는 것을 죽이려 하지 않을까. 그는 게으르지 않을까. 그리고 그는 명상을 멈추고 있지 않을까." ..

숫타니파타 2024.06.11

1. 뱀의 비유 (알라바카 야차)

알라바카 야차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거룩하신 스승께서는 알라비국 알라바카 야차의 처소에 머물고 계셨다. 그때 알라바카 야차가 밖에서 돌아와 스승에게 말했다."사문이여, 나가 주시오.""좋다, 친구여." 스승은 나가셨다.또 야차가 말했다."사문이여, 들어오시오.""좋다, 친구여." 스승은 들어가셨다.또 다시 야차가 말했다."사문이여, 나가 주시오.""좋다, 친구여." 스승은 다시 나가셨다.또 야차가 말했다."사문이여, 들어오시오.""좋다, 친구여." 스승은 또 들어가셨다.세번째 또 알라바카 야차가 스승에게 말했다."사문이여, 나가 주시오.""좋다, 친구여." 스승은 나가셨다.또 다시 야차가 말했다."사문이여, 들어오시오.""좋다, 친구여." 스승은 들어가셨다.네번째 또 알라바카 야차가 스승에..

숫타니파타 2024.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