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사리풋타
제자 사리풋타가 물었다.
"중생의 주인이신 스승께서 도솔천에서 내려오시어 그와 같이 훌륭하게 설법하신 것을
저는 아직 본 일도 없고 누구에게서 들은 일도 없습니다.
눈 있는 사람은 세상 사람들이 보는 것처럼,
모든 어둠을 벗겨 버리고 홀로 진리의 즐거움을 얻으셨습니다.
걸림없이, 거짓없이 오신 스승, 눈 뜬 사람인 당신께 번뇌에 쌓인 많은 사람을 위해 묻습니다.
수행자는 세상이 싫어 사람이 없는 곳이나 나무 아래, 혹은 묘지나 산골짜기의 동굴 속을 거처로 합니다.
그리고 이런 곳에서는 얼마나 무서운 일이 생길지 모릅니다.
수행자는 소리 없는 곳에서 지내더라도 무서워해서는 안 됩니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곳으로 갈 때는 위험이 따르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수행자는 외딴곳에 살더라도 그러한 위험을 이겨내야 합니다.
부지런히 정진하는 수행자에게는 어떠한 위험이 있습니까.
그의 행동은 어떠해야 합니까. 그의 계율이나 맹세는 어떠해야 합니까?
마음을 안정시켜 바르게 생각하는 어진 사람은 어떠한 학문을 몸에 지녀서
자기에게 묻은 때를 씻어 버립니까? 마치 대장장이가 은의 때를 벗겨 버리듯."
스승은 대답하셨다.
"사리풋타여, 세상이 싫어서 사람이 없는 곳에서 살고 깨달음을 구하는 사람들이 즐기는 경지와,
법에 따라 실천해야 하는 것들을 내가 아는 대로 그대에게 말하리라.
똑바로 정신을 차리고 분수를 지키는 지혜로운 수행자는
다섯 가지 두려움에 떨어서는 안 된다.
즉 쇠파리, 모기, 뱀, 도둑을 만나는 일과 네 발 가진 짐승들이다.
이교도들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그들에게 두려워할 것이 많이 있을지라도.
또한 진리를 추구하며 다른 모든 위험과 재난을 이겨내라.
병이나 굶주림, 추위나 더위를 견뎌야 한다.
저 집 없는 사람은 그런 것들이 닥쳐와도 용기를 가지고 굳세게 살아야 한다.
도둑질을 하지 말라. 거짓말을 하지 말라.
약한 것이나 강한 것이나 모든 생물을 자비로운 마음으로 대하라.
마음의 혼란을 느꼈을 때는 '악마의 무리'라 생각하고 이것을 물리치라.
분노와 교만에 지배되지 말라. 그것을 뿌리째 뽑아 버리라.
또 유쾌한 것이나 불쾌한 것이나 모두 극복해야 한다.
지혜를 가장 소중히 여기고 선을 좋아하여 위험과 재난을 물리치라.
거친 땅에 눕는 불편함을 참으라. 다음 네 가지 걱정을 극복해야 한다.
'나는 무엇을 먹을까?'
'나는 어디서 먹을까?'
'어젯밤 나는 잠을 편히 자지 못했다.'
'오늘밤 나는 어디서 잘 것인가?'
짐을 버리고 진리를 배우는 사람은, 이러한 네 가지 걱정을 극복하라.
적당한 때 음식과 옷을 얻고, 그 양이 적더라도 만족할 줄 알라.
옷과 음식에 욕심을 부리지 말고, 마을을 지날 때는 조심하여
욕을 먹더라도 거친 말로 대꾸해서는 안 된다.
눈을 아래에 두고, 여기저기 두리번거리지 말며, 깊이 생각하고 언제나 깨어 있으라.
마음을 고요히 하고 정신을 하나로 모아 집착과 욕망과 회한을 끊어 버리라.
남에게 충고를 받았을 때는 반성하고 감사하라.
함께 수행하는 사람들에게 거친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된다.
좋은 말을 하고, 때에 맞지 않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
남을 비방해서도 안 된다.
또 세상에는 다섯 가지 띠끌이 있다.
주의깊은 사람은 그것을 절제할 것을 배우라.
즉 형상, 소리, 냄새, 맛, 접촉에 대한 욕망을 이겨내라.
수행자는 온전히 자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이런 것에 대한 욕망을 절제하라.
그는 적당한 때에 법을 바르게 살피고 마음을 통일시켜 어둠을 없앤다."
이와 같이 스승은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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