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이안
제작 중국, 미국 (2007년. 157분)
출연 양조위, 탕웨이, 조안 첸, 왕력굉 외 다수
이 영화가 상영될 때는 바쁘고 피곤해서 보지 못했다가, 이제야 하나로 TV에서 유료(1800원)로 보았다.
불교적 의미의 '색계'는 그만두고라도 글자 그대로 대비를 이룸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안 감독은 정말 영화를 흥미진진하게 잘 만든다.
탕웨이의 순진한 외모와 양조위의 냉엄한 분위기가 영화제목과 잘 맞아 떨어진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다시 한번 남자의 비정한 사랑에 씁쓸한 공감을 해야했다.
스스로? 생존력이 강한 인간일수록 비정하다는 것을 이 영화는 유감없이 보여준다.
영화의 줄거리는,
제2차 세계대전의 발발과 함께 영국으로 간 아버지를 기다리는 '왕치아즈'는 대학교 연극부에 가입하게 된다.
그녀는 무대에서 연기를 통해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과 자신이 연기에 열정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고 매료된다.
그러나 연극부는 연극을 통해 애국심을 고취하려는 급진파 '광위민'이 주도하는 항일단체이다.
그들은 친일파의 핵심인물이자 모두의 표적인 정보부 대장 ‘이’의 암살계획을 세우고, 광위민에게 마음이 있던 그녀는 친구들을 따라 그 계획에 동참한다.
그녀의 임무는 자신의 신분을 위장하고 리의 아내에게 접근하여 신뢰를 쌓은 후 이에게 가까워 지는 것이다.
계획대로 리에게 접근한 왕치아즈. 처음 본 순간 두 사람은 운명적으로 서로에게 끌리지만 경계를 풀지 않는다.
그러나 계획이 진행되어가던 중, 리는 상하이로 발령이 나고 계획은 무산된다.
1941년 홍콩에서 돌아와 상하이에서 학업을 계속하던 왕치아즈에게 광위민이 찾아와 더욱 권력이 강해진 리의 암살작전에
주도적 역할을 해주길 부탁한다. 이에 또 다시 만나게 된 왕치아즈와 리, 3 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무언가 깊은 감정이
자신들의 속에 자리잡았음을 느낀다. 관계가 거듭될수록 리는 점점 경계를 풀고 그녀는 깊이 사랑에 빠진다.
몸을 던져 마음을 얻은 왕치아즈 역시 연기가 아닌 실제로 사랑에 빠진다.
두 사람은 비극적인 운명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된다.
인간적인 사랑은 아마도 여자나 하도록 생겨먹은 양 영화는 그녀를 희생시킨다.
본능으로 지니고 있는 여자의 모성은 위대하게도 인류를 존속시키지만, 그로 인해 수없이 희생되는 존재일 수 밖에 없다.
영화에서도 여자는 남자가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한다고 믿는 순간, 남자를 보호하기 위한 헌신적 사랑에 몸을 던진다.
그러나 탈출한 남자는 여자를 포함한 조직을 죽임으로 자신의 생명을 지킨다. 아마 그것이 남자의 완성된 사랑인 모양이다.
적나라한 정사장면이 출중한 영화라 하겠다.
그러나 영화가 의도한 것은 그러한 정사는 부차적이고 '생존'에 관한 문제인 듯하다.
남자들의 사회는, 아니 이제는 남녀 가릴 것 없이 모두가 '사느냐? 죽느냐? 이것이 문제로다' (햄릿 대사네!)
모두들 내가 살기 위해서는 상대를 죽여야 하는 비정한 문명사회 속에서 신음한다.
예나 지금이나 그러한 정글의 법칙에서 벗어나는 선한 이들은 개털이 되는 세상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대단한 용기와 능력 또한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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