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을 보고

나무^^ 2008. 8. 11. 13:38

 

  *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 '나오차오'는 새둥지인 조소(鳥巢)의 중국 발음이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건축물이다. 속을 잘 내보이지 않는 중국인의 정서와

    다른 건 아마도 스위스 건축가 헤어초크와 드뫼롱의 작품이기 때문일 것이다.

    처음 볼 때는 좀 희안한 느낌도 들었는데, 개막식날 조명을 받으며 폭죽이 터져오를 때,

    주경기장 광경은 그야말로 완벽한 아름다움을 연출했다.

    하늘을 상장하는 붉은 주경기장과  그 곁에 대지를 상징하는 푸른 네모난 경기장은 조화로웠다.

 

    중국인들이 신봉하는 행운의 수 8 을 지키려고 2008년 8월 8일 8시에 개최했다고 하니 이또한 재미있는 일이다.

    공연에만도 엄청난 인력(15,000명이 한달간 합숙훈련을 했다나)이 동원되었고 그 비용 또한 상상을 초월했을 것 같다.

                     


       맘에 드는, 그  화려하고 웅장한 개막식 사진을 올릴 수가 없어 아쉽다.

     이럴 줄 알았으면 TV 볼 때 사진이라도 좀 찍을 걸...

 

     장이머우 감독의 어느 영화보다 거대한 연출은, 영화를 찍는 일보다 백배는 힘들었다 한다. 

     한편에서는 올림픽의 기본 취지인 '하나의 세계'를 그리기보다는 '부상하는 중국'을 알리는 일에 치중했다는

     비난도 있지만, 공연 자체로 볼 때 그의 예술적 감각과 재량은 높이 살만하다고 생각한다. 

 

     개막식을 알리는 카운트 다운, 토우라는 악기를 이용한 수많은 젊은이들의 일사불란한 연주는 가히 감동적이었다.

     그들의 4대 발명품을 알리는 일 또한 멋있기 그지 없었다. 거대한 문자 마스게임은 인해전술로 유명한 그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구경거리이기에 충분했다. 아무튼 전체적으로 화려하고 웅장하여 사람의 정신을 쏙 빼놓을 정도였다.

     단 몇 시간도 안 되는 순간을 위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쏟아놓은 그 엄청난 열정은 단순한 소비를 넘어서 집념이 아닐 수 없다.  

 

     올림픽을 유지하기 위해 그 이면에는 베이징 거주 빈민을 무참하게 추방시키고, 정치적으로는 티벳을 무력 정벌하는

     야욕적인 얼굴을 감춘 중국이지만, 장구한 역사를 지닌 그 나라에는 인구에 비례하여 인재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소용돌이와 분쟁이 끊이지 않는 작은 나라의 한 사람으로서 거대한 그들이 두렵지 않을 수 없는 사실이다.

     이 행사를 통하여 그들은 민족문화의 자긍심과 함께 단결하는 자부심 또한 치솟을 것이다.

     이는 그들이 빠른 속도로 이뤄가고 있는 경제 발전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 같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 선수들의 활약이 그나마 움츠려지는 마음을 위안해 준다.

     잽싼 맹호처럼 상대편 선수를 메다치는 유도선수 최민호, 이 매운 작은 고추는 상금을 받으면 젤 먼저

     부모님께 집을 사드리겠다고 말하는 효심!!! 요즘 같이 자식이 부모에게 의존하는 시대엔 또 한 번 감동을 자아낸다.

     천둥 번개와 함께 비가 쏟아지는 양궁장에서 침착하게 활을 쏘아 득점을 올리던 여자 양궁 선수들,

     어린 시절의 천식을 이기고 최고의 수영선수가 되어 금매달의 기쁨을 안겨준 박태환 선수,

     거듭되는 불운의 슬픔을 딛고 활짝 웃는 역도 선수 윤진희 등 내가 본 그들은 우리에게 대리만족과 함께

     나라의 명예를 드높이는 기쁨을 느끼게 해주었다.

 

     하지만 결국 누군가를 이겨야만 지닐 수 있는 경쟁의 영광이기에, 우리들 모두의 가슴에는

     나보다 못한 이를 누르고 싶어하는 지배욕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우리가 내지르는 환호 속에서 알 수 있다. 

     매달까지 가지 못한 많은 선수들의 눈물겨운 좌절도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이다. 언제가는 좌절을 딛고 다시 일어서기를...   

     어쨌거나 계속 이어지는 우리 선수들의 매달 소식이 있길 기원한다.       

 

        * 부식을 막고 오래도록 보존하기 위한 금,은,동매달은 선수들의 귀한 땀 만큼 아름답다.

     

       

 

   

        

      * 장이머우 감독의 영화로  붉은 수수밭, 홍등, 인생, 황후화 등을 재미있게 보았다.

    그가 좌파적 영화에서 상업영화로 전환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 숱한 개인적 고뇌가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가 선택한 예술의 길은 심한 비난을 받기도 한다. 그와 대조적으로 유명한 한 예술인은

    그들 잔치에 반대의사를 표함으로 개막식에 참석조차 하지 못했다고 하니, 아직 현대 문명의 의식수준으로 볼 때

    구습을 버리지 못한 사회라는 걸 알 수 있다. 반대 없는 발전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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