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어느 날
나무
한 겨울 양지바른 산기슭
철모르고 노오란 개나리 핀다
존재하는 것이 모두 숭고하지는 않다
숭고한 존재의 뒷편에는 절망이 가득하다
사랑해야 하는 존재들에 짓눌려
본질에서 멀어진 관계의 비탄이 쌓인다.
뜻 없는 웃음으로 얼룩지는 하루를 넘긴다.
힘들어 익숙해지면 또 이어지는 낯선 길
겨울비에 밤새 젖은 구두처럼 축축하고 시리다.
새들도 떠난 골짜기마다 얹히는 운무가 장관이다.
사노라면 잊을 날도 있으리라 늘 그랬듯이
죽은 시인의 사랑을 기억하지 않아도 삶은 괜찮다.
다시는 안 봐도 될 것 처럼 말하지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사랑은 그립다
마법이 사라진 판도라의 상자, 희망을 꺼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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