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기쁜 날
나무
고통은 어리석은 자의 몫
이제 괴로워 할 시간은 없다.
이미 너무 많은 시간을 내주었다.
솜털 보송보송 귀여운 아이 얼굴에 햇살처럼 희망이 번지고
지팡이 쥔 노파의 메마르고 무너진 몸 절망이 절룩거린다.
뼈속까지 냉정해지지 않고는 살아 낼 수 없는 세상이다.
외로움을 연인처럼 껴안고 뒹굴어야 한다.
차라리 껴안은 외로움이 아름답다.
사랑보다 실리를 택하는 사람들 빛나던 시간을 버린다.
나는 함께 갈 수 없는 그들을 떠난다.
강요되는 희생은 이미 사랑이 아니다.
일상의 무료함을 꾸역꾸역 쳐넣으며 심신상관적 장애를 앓는다.
위염과 알코올 중독에 시달리며 더 빨리 죽는다.
오늘도 살아있다는 사실이 기적같은 세상이다.
굳이 '기발한 자살여행'이 아니더라도 죽고 있다.
우리는 모두 죽으러 가고 있다.
잃어버렸던 소중한 물건을 찾았을 때
잃어버린 사랑의 느낌과 마주쳤을 때
오랫동안 헤어져 살던 친지를 껴안을 때
터지는 탄성! 이렇게 기쁜 날이 '오늘'이다.
슬픔에 겨워 앓는 나날이여도
내게는 삶의 환희 품은 가슴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