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을 읽고

비노바 바베 (칼린디作 김문호譯)

나무^^ 2011. 11. 14. 20:34

      

                                                             비노바 바베(역사인물찾기 12)   Vinoba Bhave (1895~1982)

 

 

                        

 

 

            법정스님의 '내가 사랑한 책들'에서 보고 주문하여 읽으면서 간디 못지 않은 위대한 영혼임을 알 수 있었다.

                 

                    인도의 독립과 가난한 천민들을 위하여 평생을 받친 그의 생애를 저자가 자서전 형식으로 엮은 글이었다.

                    간디의 제자로 인도의 독립운동 이후 20여년간 '토지헌납 운동(부단 야즈나)'을 이끌어 수많은 지주들이 자진하여

                    자신의 땅 중 일부(20분의 1)를 내어놓음으로 기아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농사를 지으며 살아갈 수 있게 하였다.  

 

                    또한 그는 모든 종교의 화합을 바라며 종교가 다른 친구와 동행하여 들어갈 수 없는 사원에는 그 역시 

                    들어가지 않았다. 그의 탁월한 지적 능력은 그의 실천력만큼 훌륭하였지만 그는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모든 인간의 영혼을 하나님께 이르게 하는 의식 상승의 방법으로만 사용하였다.

 

                    이 회고력은 진정한 용기를 바탕으로 하는 비폭력의 실천과 영성추구, 사랑의 힘으로 가득했던

                    그의 내외적인 삶을 두루 살피며 감동의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글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서문인 '이 책에 관하여' 에서 저자는 그의 말을 전한다.

                   '땅은 그 어느 누구의 것이 아니다. 아무도 땅을 창조하지 않았다.

                    그런데 누가 그것의 소유를 주장한단 말인가? 공기, 물, 햇빛, 숲, 산, 강 그리고 땅은 우리 지구의 유산이다.

                    어떤 집단이나 개인도 그것을 차지하거나 소유하거나 망치거나 오염시키거나 파괴할 권리가 없다.'

 

                   '사랑과 애정은 모든 인간의 가슴 속에 가득히 배어있다. 우리는 모두 무언가 베풀 것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베풀고 또 베풀어야 한다'는 그의 말은 인간의 본질이 어떠해야하는지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사랑과 사상만큼 강한 힘을 가진 것은 없다. 조직도, 정부도, 무슨 무슨 주의도, 경전도, 무기도,

                    사랑과 사상을 당할 수는 없다. 나는 이런 사랑과 사상이 진정한 힘의 유일한 근원이라고 믿는다.'

                    그의 삶의 철학적 가치관을 대변하는 이 말에 깊이 동감한다.

 

                    제1부 '야생마와 같던 청년 시절'

                    카스트 제도의 가장 높은 계급인 '브라만' 가문에서 태어나 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한 그는 특히

                    자신을 올바르게 행동할 수 있도록 해주신 어머니의 사랑과 가르침을 많이 언급한다.

                   '베푸는 것은 하느님과 같은 일이고, 쌓아두는 것은 지옥이라네'라며 노래하셨던 어머니...

                    아버지께서 아들에게 선물하신 책을 보며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과자를 사오셨다며 기뻐하던 그녀와

                    음악을 사랑하였던 요가 수행자 아버지의 가르침과 사랑으로 그의 위대한 삶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그는 고등학교 시험을 보러가는 대신 출가를 결심하고 간디의 아쉬람을 향한다.                                       

                   

                    제2부 '멍에를 받아들이다'

                    간디의 가르침을 받으며 그는 선생의 내외적인 것이 자신과 일치되는 것에 매혹된다.

                    맛있는 음식에 관한 서약과 무소유의 서약을 지키며 그는 스스로 육체노동자가 되어 인도의 시골을 개선하는데 

                    헌신한다. 그와 함께 한 마음이 순결한 사람들과의 삶을 그는 너무나도 큰 행운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여러번의 억류를 당하고 5 년간의 감옥생활을 하면서 그곳을 정신적 훈련을 하기에 더할 수 없이

                    좋은 곳으로 여겼다. 그러므로 풀려나면 가장 비천한 자들의 지위를 향상시키는 일을 돕기 위해서 똥치우는 일을

                    하기로 작정한다. 그리고 출옥후 하리잔들과 함게 분뇨 수거 작업을 하면서 그들의 생활을 돕기 위한

                    무두질 공장을 세워 운영하며 수많은 육체적 어려움을 이겨나간다.

                   '섬김'의 운명을 그처럼 철저하고 복되게 행하는 과정을 읽으며 나는 감동의 눈물이 솟았다.

 

                    또한 돈을 쓸모없는 것으로 만들고자 그는 소유를 포기하고 돈을 포기하기 위한 공공조직들을 

                    만드는 일에 자신을 바쳐야겠다고 생각하여 뜻을 함께하는 노동자들과 실천에 들어간다.

                   '노동자의 진정한 존엄성은 그에게 충분하고 정당한 임금을 지불함으로써만 확보될 수 있는 법이다'라고

                    믿는 그는 그들의 생활방식을 완전히 바꿈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고기를 먹는 사람은 식품을 얻으려면 1.5에이커의 땅이 필요하고, 낙농품과 채소를 먹는 사람은

                    0.75에이커의 땅이 필요하며, 채소를 먹는 사람은 0.5에이커의 땅이 필요하다.' 

                    오늘날 점점 더 물질적 풍요를 누리면서도 불행한 현대인들이 생각해보아야 할 점이 아닐 수 없다.

                                

                    제3부 '멍에를 지다'

                   그는 인도 전역을 걸어다니면서 평범한 사람들 가운데서 위대한 마음의 순결함을 발견할 수 있었으며,

                   이러한 순결함이 조국에 얼마나 큰 힘이 되고 있는지 깨닫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 선물은 그가 명상과 지식을

                   총동원하여 노력해도 다다를 수 없었던 바로 그것이었다고 그 신성한 경험들을 고백한다.

 

                   자유국가가 된 인도가 필요한 것은 전력산업을 일으키는 것이라는 말을 듣고 그는 생각한다.

                   세계가 필요로 하는 것은 '전력'이 아니라 '평화력'이었고, 따라서 우리는 평화력을 기를 수 있는 산업들을

                   건설하고 활동들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그래서 그는 교통수단을 이용하지 않고 걸어서 다니며 

                   토지헌납운동을 벌이고 그가 헌납받아 빈민들이 농사를 짓게 된 토지는 스콧트랜드 영토만큼이나 되었다. 

 

                  '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방식으로 입문하는 통과의례를 요구하는 것이다. 나는 하느님이 붓다 성자에게

                   맡겼던 것과 같은 일을 나의 연약한 어깨에 지워주셨다고 결론을 내렸다. 나는 이렇게 믿고 있다.

                   그것은 '다르마차크라 프라바르탄'의 일, 즉 법륜을 돌리는 일이다'

                   그는 자신이 믿는 신을 '하느님'이라고 부르지만 그것은 타종교 모두를 아우르는 '영성' 그 자체였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인간이 하느님과 같은 존재로 이르기 위한 정진을 평생하였다.  

                   타고르의 시 중 한 구절인 '홀로 걸어라, 오! 너 불행한 이여, 홀로 걸어라'를 그는 이렇게 바꾸었다.

                  '홀로 걸어라, 오! 너 지극히 행복한 이여, 홀로 걸어라' 

                  '누가 홀로 가는가? 태양, 태양이 홀로 간다.'는 경전의 말은 그를 항상 유쾌하게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우파니사드에 나오는 씨앗 이야기는 감동적인 설득력으로 우리들 마음에 힘을 불어넣는다. 

                  '신앙의 세 가지 요소는 사랑과 자비와 진리이다. 우리의 마음이 종교나 국적이나 언어 등과 같은

                   문제들에 다툼을 포기할 수 있을 만큼 넓어질 때 비로소 카슈미르와 인도는 강해질 것이며, 그리고 

                   카슈미르와 인도가 강해진다는 것은 그 힘을 가지고 세계안에 살고있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 평화를

                   가져다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그는 말한다.  

                 

                  '정치는 신발 이상으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다. 오늘날 정치라는 게 인도에서도 그렇고 세계적으로도 그렇고

                   그렇게 자랑스럽게 머리에 이고 다닐 만한 것이 못 된다. 기껏해야 그것은 발에 신을 수 있을 정도이다. 

                   그런 신발을 신고는 구루드와라든, 교회든 사원이든, 모스크든 들어가는 게 합당치 않은 일이다.

                   신을 신고 들어가서는 안 된다. 만일 그렇게 되면 하느님의 집은 악마의 소굴이 될테니 말이다.'

                   재력이 있고 조금만 유명해지면 정치에 뛰어들어 나만이 잘 할 수 있다고 아우성치며 별별 짓을 다하는 정치인들,

                   그들이 과연 남을 위해 자신을 헌신하는 삶으로 정치를 선택한 것일까 회의가 일어나는 현실을

                   그는 이미 오래전에 꿰뚫고 있었다. 

 

                  '교육부가 말 그대로 현실적으로 자주적이기 위해서는 한 가지 필요한 조건이 있다.

                   교사는 그 자신의 힘을 길러야 하며 권력정치를 쫓지 말아야 한다. 교사는 정치의 더러운 게임에서 벗어나

                   자신을 깨끗하게 지켜야 하며, 편협한 이즘들을 뛰어넘어야 하고, 인민들의 도덕적인 힘에 기초한 인간세계 질서의

                   정치학에 투신해야만 한다. 나는 이러한 정치학을 로카-네에티, 즉 평민의 정치학이라 부른다.'

                   교사가 설 자리를 잃어가는 우리나라 현실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길은 먼저 교사 자신들이 이루어 내야만 하는 일이다.

 

                  '현실적인 지식을 얻으려면 우리는 많은 책들을 공부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정신적인 유익을 얻으려고 한다면

                   한 권의 책으로도 충분하다. 그 한 권을 읽고 또 읽어서 그 책이 공급해 주는 정신적인 영양분을 모두 얻어내야만

                   하는 것이다.' 독서에 관한 이 얼마나 명쾌한 말인가!

 

                  '나와 같은 사람은 자유의 기쁨 속에서 살아간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은 사랑의 한계를 느끼며,

                   따라서 그들이 획득한 지식을 가지고 끼친 공공적 유익이 어떤 것이든 그것을 죽기 전에 다른 사람들에게

                   전수해주고자 애쓴다... 우리는 이해의 점진적 확장이라는 것을 우리의 사고의 방법으로 받아들여야만 하며,

                   그 결과로 마음의 평정을 얻는 것에 목표를 두어야만 한다...

                   평정이라는 말은 <기타>의 가르침의 기초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획득해야 할 것은 평정이며,

                   거기에 이르는 방법은 점점 더 많은 생각의 줄기들을 함께 연결시켜 나아가는 것이다....'

 

                  '불교철학은 아트마, 즉 자아에 의지하며, 배단타는 신의 은총을 구한다.

                   이러한 두 가지 사고유형은 결합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만족할 만한 철학이 나올 수 있으며,

                   만족할 만한 생활방식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그가 행한 영적 수련의 모든 것을 두 단어로 요약한다.

                  '니르바우'(두려움 없이)'와 '니르바이루(증오심 없이)', 오늘날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의 해결책이라고 말한다.   

                   국가간에, 개인간의 다툼과 갈등으로 인한 모든 분쟁은 결국 이 두 가지에서 비롯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가 추구했던 많은 공동체의 삶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수많은 개인의 선호나 성향을 극복해 나가기 위해서

                   올바른 방향을 정하는 한 단계였다.

                   또한 그는 우리들 자신이 스스로 자기 자신을 비추는 빛이 되어야 함을 조언하였다.

                   침묵과 명상과 정신의 극복에 관한 이야기 중에 간디 선생의 말을 인용하여 우리들 자신의 마음 속에 

                   타인의 선함을 크게 보고, 나 자신의 결함을 크게 보는 확대경을 지녀야 함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육체노동과 지적활동이 병행되어야 지각을 발전시킬 수 있음도 설명하였다. 

 

                   제4부 '멍에를 벗고서'

                   그는 1970년도에 들어서면서 외적인 행위로부터의 자유, 책으로부터의 자유, 공부로부터의 자유,

                   가르치는 일로부터의 자유를 실천해가며 더욱 더 내면으로 깊이 몰입한다.  

                   따라서 자신의 강렬한 정신적 분출이 열매 맺기를 바라며 죽음을 준비한다.

                   부지런히 산 하루가 편안한 잠으로 이어지듯이 그의 수고한 삶이 편안한 잠처럼 죽음에 이르기를 바랬다.

                   그래서 전국적으로 흰두교에서 신성시되는 소도살이 금지되기를 바라는 단식에 들어가자

                   수상과 의회 지도자들은 전국에 명을 내려 그에 따른다.

 

                  '죽음이 온다면, 그것은 나에게 오는 것이 아니라 나의 몸에 오는 것이다.

                   나의 진정한 자아는 불멸할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나에게 육신의 옷을 입혀주었던 모든 환상을

                   포기하였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죽음도 삶처럼 그가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일 뿐이었다.

                   

                   맺는 말

                   그는 자신이 죽음에 이르렀음을 알고 정상적인 상태로 의사들이 안심하고 돌아가게 한 후

                   일체의 음식이나 약을 금한 채 다음날 조용히 평화롭게 호흡을 멈추었다. 

                   그의 수행원은'그는 쇠약하고 지쳐있음에도 불구하고 의식이 온전하며, 그의 얼굴은

                   영적인 광채로 밝게 빛나고 있었다.'고 말한다.

                   그에게 주어진 '아차리아'란 호칭은 두려움이나 증오가 없는 사람이다. 그는 덧붙여

                   정치적 동맹자가 없는 사람임을 말하였다. 

 

                   이 책을 읽으며 사랑과 자비로 가득한 그의 삶과 영혼에 깊은 감동과 존경을 보내는 마음이 가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