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을 즐기는 나는 핀란드에서 시벨리우스 공원에 간 것이 가장 좋았다. 공원을 거닐며 '시벨리우스'의 멋진 음악을 음미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았겠지만 바쁜 일정으로 사진만 찍고 나왔다. 그의 음악을 들을 때마다 이 공원의 평온함이 생각날 것이다.
* 핀란드는 아시아인 '피인'족이 세웠다는, 나무와 호수의 나라이다. 다른 핀란드말로 '수오미'라고 부른다. 전국토의 75%가 숲이다. 수도 '헬싱키'는 '발트해의 아가씨'라는 별칭을 지녔다고 한다. 빙하의 침식으로 산이 깎여 많은 호수가 형성된 나라들 중 하나이다. 러시아는 물론 수도 헬싱키로 가면서도 흰 자작나무숲을 많이 보았는데 무척 아름다웠다. 나무들을 보면서 달리는 차창밖 풍경이 좋아서 셔터를 많이 눌렀지만 좋은 장면들은 다 놓치고...ㅎ 스칸디나비아 제국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디자인의 청색십자가기는 푸른 하늘과 호수, 눈으로 덮힌 하얀 토지를 상징한다. 깨끗하고 미적이다. 중앙의 붉은 국장에는 타타르인의 굽은 칼과 유럽인의 칼을 들고 있는 사자가 그려져있다. 민간에서는 이를 삭제하기도 한다. 그 옆에는 별이 12개 그려진 유럽연합기가 함께 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 몇시간 달리고는 반드시 쉬어야하는 규정에 따라 우리들은 마트에서 볼일도 보고 물건도 사면서 기지개를 한 번 켜고 다시 버스에 오른다. 함께 온 부부가 많았으며 시누이가 모시고 온 연로하신 올캐와 친구분, 여자친구끼리 온 두 커플, 그리고 부모님을 모시고 온 삼십대 중반의 처자가 나와 룸메이트가 되었다. 그녀는 부모님과 친하여 시중을 잘 드는 착한 딸이였다.
* 헬싱키 시내관광을 하는데 날씨가 흐려서인지 거리에는 사람들이 별로 보이지 않고 한적하기만 했다.
* 헬싱키 대성당의 건물이 깨끗하니 참 아름답다. 1917 년 핀란드 독립 전까지는 '성 니콜라우스 성당'이라고 불린, 신고전주의 건축 양식의 루터파 교회의 총본산으로 1852 년에 완공된 건물이다. 국가의 중요한 종교행사가 열리며 시민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일요일 오후 8시에는 오르간 연주회가 열린다고 한다. 교회 안은 조용하고 경건하였다. 성당 앞 동상은 알렉산드르 2세이다. 그 아래로는 원로원 광장이 펼쳐져 있다. 화강암으로 바닥을 깐 이곳이 러시아 지배를 받을 당시, 알렉상드르 1세가 독일의 건축가 '카를 엥겔'을 데려와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 같은 도시를 만들어 줄 것을 주문하여 헬싱키 도시 계획의 시작이 된 역사 깊은 곳이다. 날씨가 흐린 날 찍은 사진들이라 좀 어두운 느낌이나 햇빛 밝은 날 보면 환하고 더 아름다울 것이다.
* 헬싱키 중앙역 광장이다. 모스크바에서 핀란드까지 오가는 기차가 있다고 한다. 이근처에서 점심으로 뷔페 음식을 먹었다. 삼시 세끼, 하루 걸러 한식까지 너무 잘 먹으며 피곤하지 않게 다녔다. 여행하면 살이 좀 빠져야 할텐데 전혀 줄지 않을 것 같다.ㅎ
* 건물 발코니에 있는 커다란 동물인형! 뭐지? 지나가는 버스 속에서 보아 미처 확대도 못 해보고 지나쳤다.
* 암석을 폭파하여 만들었다는 암석교회를 방문하였다. 정식이름은 '템펠리아우키오'(Temppelliaukio)교회이다. '록'교회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한단다. 바위를 최대한 살리는 설계공모에서 '티모아 투오모 수모말라이넨' 형제가 채택되어 1969 년에 완성된 교회이다. 천장과 외벽 사이 원형으로 창을 만들어 최대한 자연광이 들어오도록 설계됐으며, 천장 중앙 부분은 음향효과를 높이기 위해 약 3 만m의 구리선을 돔 모양으로 둥글게 엮어서 만들었다. 깎아낸 바위들을 다시 쌓아 놓아 방음과 외부 충격을 줄이는 차단 효과도 뛰어나다고 한다. 조명효과와 음향효과가 뛰어나 많은 건축가의 모델이 되며, 교회 안에서는 작은 음악회가 수시로 열리고 결혼식도 자주 열린다고 한다. 바위벽이 자연스럽고 분위기가 경건하여 아주 인상적인 교회였다.
* 핀란드의 대표적 작곡가 '잔 시벨리우스'를 기념하는 시벨리우스 공원으로 가는 길. 시벨리우스는 민족정신을 고취시키 위해 '핀란디아'라는 교향곡을 작곡하였다. 600 여년간이나 스웨덴의 침략을 받았으며 그후 또 러시아의 식민지로 수난을 겪었다. 시벨리우스 음악학원은 유럽 3 대 음악학교로 유명하다. 이나라에는 30 여개의 교향악단이 있어 1년에 300 여개의 음악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음악교사의 봉급이 일반직장인보다 높다고 하니 가히 음악국가라고 할 만하다. 이 공원은 바다옆에 세워져 시민들의 쉼터로 애용된다. 1967 년 여류 조각가 '에일라 힐투넨'이 24톤의 강철을 이용해서 만든 기념비와 그의 흉상이 독창적이다.
* 좀 추운 날씨임에도 양지 바른 곳곳에는 꽃들이 피어 미소를 짓게 하였다. 아래 흰건물은 유명한 조각가가 디자인한 각설탕 건물이라는데 메모 안 하면 금방 까먹으니... 낡고 평범한 건물들이여도 멋진 나무들이 드리워진 풍경은 어디나 보기 좋았다.
* 고풍스러운 붉은 성당 '우스펜스키' 성당이다. 이 성당은 1868 년 러시아 건축가 '고르노스타예프'가 비잔틴 슬라브 양식으로 지은 것으로 동방 정교의 전통을 따른 것. 내부는 예수님을 비롯한 12사도들의 상이 화려하게 치장되어 있었다.
*아쉬운 핀란드를 뒤로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향하는'실자라인' 크루즈 배에 올랐다. 그야말로 '풍족함'을 대변이라도 하듯 배 안에는 온갖 시설과 음식, 사람들로 넘쳤다. 얼마나 배불리 먹었는지 도저히 그냥 잠자리에 들 수 없을 것 같았다. 복도를 걸어가는데 귀에 익은 팝음악이 흘러나오기에 들어갔더니 분위기 좋은 라이브 댄싱홀이었다. 춤을 좀 추면 소화도 되고 잠도 잘 올 것 같아 국적을 알 수 없는 몇 사람들과 어울러 춤을 추기 시작했다. 여가수의 지치지도 않고 계속 이어지는 노래솜씨가 훌륭했다.
30 분쯤 지나자 우리 여행단 중 젊은이 세 사람이 와서 반가웠다. 시간이 좀 지나니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점점 많은 사람들로 비좁아진 홀에서 먼저 나와 기분좋게 잠자리로 돌아왔다. 청년들을 비롯해 모두들 메너가 좋았으며 즐거움이 넘치는 밤이었다. 침대가 둘 있는 작은 방을 가이드와 함께 사용하기로 했지만, 빈방이 있다며 가이드는 그녀가 들어가도 될 만큼 큰 트렁크를 밀고 옮겨 가서 나는 혼자 편안히 잘 수 있었다. 나의 룸메이트는 부모님과 4인용방을 사용하였다. 길다란 겨울부츠까지 가져올 만큼 의상에 신경쓰는, 비교적 예의바른 30 대후반의 그녀는 부모님 시중 드느라 젊은이들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효녀임은 분명한데 아직 미혼이라고... 심신이 어려보이는 그녀는 다 좋은데, 밤이면 내가 잠들기 전 코를 골아 돌아눕기를 청해야만 했다.ㅎ
* 이 글을 올리고 핀란드 영화를 찾아보았다. 전에 감동 깊게 보고 블러그에 올린 '어둠속의 댄서'라는 뮤지컬 영화가 있다. 또 '야콥신부의 편지'라는 영화를 찾아보았는데, 영상미가 뛰어나고 심미적인 내용의 작품성 뛰어난 영화였다. 두 작품 모두 강추! 핀란드인의 품성을 엿볼 수 있으며 내가 차창 밖으로 지나치며 본 듯한 아름다운 풍경들이 정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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