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이성윤 출판 아마존의 나비
* 이번 정부에서 계속해 벌어지는 황당하고 어이없는 일들을 보면서 유투브를 보게 되었다.
TV에는 보도되지 않는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특히 대통령 부부와 장모, 장모의 내연남, 그들을 움직이는 도사까지... 언론의 심한 편파 보도의 진상을 알게 되었다. 특히 이 재명 민주당 대표의 암살시도는 충격적이었다. 해방후 혼란기에 희생당한 김구 선생의 암살이 생각났다. 나는 정치에 관심을 갖고 자세히 보게 되었다.
그 와중에 김학의 출국을 막기 위해 검사의 본분을 다하다가 오히려 좌천되어 불이익을 당한 검사 이성윤을 뉴스에서 보았다. 인상이 맑고 선해보였던 검사였다. 진상을 알게 된후 그가 책을 출판한 것을 보고 지지하는 마음으로 사보았다.
젊은 시절 아내를 돌보지 못하고 업무에 바빴던 그가 아내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아예 골프를 끊고 함께 야생화를 보러 이산 저산으로 다니면서 야생화 사진을 찍은 것을 모아 책으로 펴냈다. 물론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들이라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진솔한 책의 내용들이 맘에 와 닿았다. 야생화를 좋아하던 아내의 건강이 회복되며 좋아진 것은 물론이다. 아내는 취미로 꽃그림을 그린다. 그는 기꺼이 아내의 '꽃개'가 되었다고 말한다.
책은 들어가는 글 프롤로그와 和, 通, 順, 그리고 希望 네부분으로 나누어 다양한 야생화들을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꽃 사진은 인터넷에서 가져왔다)
1. 화(和)
일본식으로 창씨개명한 큰개불알풀꽃(마키노), 사광이아재비(며느리밑씻개:마마코노시리누구이), 섬단풍나무(다케시마), 금강초롱(하나부사) 등 우리 땅에서 자라는 식물들인데 발견한 일본인 식물학자의 이름을 붙인 것을 알고 필자는 분노했다. 또한 추운 겨울 끝자락 얼음을 뚫고 올라오는 얼음새꽃(복수초:복과 장수를 축원하는 뜻)의 강인함에서 절제와 인내를 배우며 때를 기다린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범무연수원에 싸 가지고 온 멕시코소철을 보면서 위안을 받은 일, 마을의 수호신이 되어주던 팽나무를 보면서 세월호 수사를 끝내고 다시 찾은 팽목항의 슬픈 바다를 떠올린다. 정치가의 중요 덕목인 공감 능력과 용기를 지닌 필자가 이번 총선에 당선되어 바른 정치를 할 수 있기 바란다.
* 며느리밑씻개꽃
* 복수초꽃
2. 통(通)
처염상정(處染常淨)의 상징인 연꽃으로 시작되는 글은 경남 함안 성산산성에서 700여 년 전 고려시대 휴먼 종자를 발아시켜 피워낸 아라홍련으로 연꽃 테마파크를 조성하였다는 기적 같은 사실을 알려 준다. 아울러 '진흙에서 나왔으되/ 더러운 것을 멀리하고/ 맑은 물에서 살되/ 요염하거나 뽐내지 않는 그 품새/ 나는 그 꽃이 정말 멋지다.'고 말한다. 꽃마리의 생존 기술인 유인 색소를 설명하면서 묵묵히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후배 형사부 검사의 성실함을 피력한다. 그외 남한산성에서 본 병아리풀꽃, 항암작용을 하는 삼백초를 나태주님 시와 함께 소개했다.
10월부터 핀다는 가을 벚꽃, 담쟁이, 민들레꽃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았다. 인동덩굴꽃과 구절초, 물봉선과 얼레지를 소개하며 공복의 마음가짐을 들꽃에서 배운다 하였다. 낙우송의 호흡근을 사진으로 처음 보았다.
* 꽃마리꽃
* 물봉선화
3. 순(順)
벼락 맞은 대추나무로 도장을 만들면 행운이 있다고 한다. 필자는 언론의 비난을 대추나무의 둔감함으로 버티어냈다고 고백한다. 더위와 비바람을 견디어 낸 대추는 달콤하고 몸에 좋다. 어린 순일 때는 명이나물과 비슷하지만 실속없는 독초인 박새(동운초)에는 실소를 금치 못한다.
만개한 노란 히어리, 눈 속에 핀 풍년화, 주먹활용법을 제대로 익히지 못함을 꾸짖는 목련, 자신조차 품지 못하는 하루살이 노랑망태버섯, 은은한 향기가 나는 우리나라 특산 식물 미선나무꽃, 여름에 피는 굳굳한 금꿩의나리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기생력 강한 애기땅빈대와 징그럽게 뭉쳐 기생하는 미국실새삼을 보면서는 씁쓸함을 느낀다. 소나무와 공존하는 맹종죽 숲 사진이 멋지다. 대나무꽃에 얽힌 이야기도 신비롭다.
꽃받침잎이 진짜 꽃잎을 대신하여 생존전략을 꾀하는 변산바람꽃의 선의를 인간이 벌이는 사기를 들어 비교했다.
* 노랑망태버섯
* 금꿩의 다리꽃
4.그리고 희망(希望)
제주에서 본 노루귀꽃은 어린잎이 노루귀를 닮아 붙인 이름이란다. 봄마다 만나는 이 꽃이 김학의 사건을 떠올리게 되어 미안한 마음과 함께 위로와 새로운 결심을 한다고 말한다. 또 봄이면 볼 수 있는 처녀치마에게 말을 걸며 위로를 받는다. 새벽 2시 사워실에서 쓰러져 정신을 잃었다가 혼자 응급실에 간 이야기는 필자가 얼마나 강인하고 폐를 끼치지 않으는 사람인지 알 수 있다. 아내일지라도...
선운사에 빨갛게 군락을 이루며 피는 꽃무릇의 또 다른 이름은 석산이다. 불교경전을 제본하고 탱화표구를 하며 단청연료로도 쓰이는 것을 알았다.
은둔의 자존감을 지닌 양화꽃과 야고꽃에 대해서도 처음 알았다. 수분을 하기 위해 밤을 선택한 달맞이꽃의 신뢰, 희망을 전달하는 섣달 매화 납매의 아름다움, 고아함의 상징 금잔옥대(수선화)를 보면서는 꿋꿋한 정신을 배운다.
* 청노루귀꽃
*양하꽃
에필로그에서는, 무도한 자들로 인해 잃은 검사의 눈을 야생화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생명력으로 살고자 한다.
나도 산길을 걸으며 바닥에 납작 붙어 꽃을 피우는 자잘한 봄꽃들을 보며 '아, 봄이구나!' 탄성과 함께 웃음을 짓는다.
연약하고 여려 발에 밟혀버릴 수도 있는, 끝내 보여지지 않을 수도 있는 작은 꽃 하나 하나를 찾아내 사진을 찍고 글을 써서 존재감을 드러내주는 필자의 정성어린 마음에 감동하였다.
심란하고 복잡한 법적 문제를 잠시 밀어놓고 머리를 식히기 위해 꽃에 집중하며 아내와 시간을 갖는 건 삶의 특효약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좋은 정치 하시고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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