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타니파타

4. 여덟 편의 시 (문답-둘째)

나무^^ 2024. 6. 4. 16:43

 

문답 - 둘째

 

이렇게 자신의 견해를 고집하면서 '이것만이 진리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

그들은 모두 다른 사람으로부터 비난을 받는다. 다만 그를 따르는 일부 사람들의 칭찬을 받을 뿐.

 

가령 칭찬을 받는다 할지라도 그것은 순간이어서 평안을 얻지 못한다.

논쟁의 결과는 칭찬과 비난 두 가지 뿐이다. 이것을 보고 그대들은 

논쟁이 없는 절대 평화의 경지를 알아 논쟁을 하지 말라.

 

대개 저속한 무리들이 갖는 이러한 세속적인 견해를 지혜로운 사람들은 가까이 하지 않는다.

그는 보고 듣는 일에 대해 '이것이다'라고 단정하지 않기 때문에 걸림이 없다.

그가 무엇에 걸릴 것인가.

 

계율을 으뜸가는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은 '계율을 지킴으로써 청정을 얻을 수 있다' 고 말하며 계율을 받는다.

'이 가르침을 따르자. 그러면 청정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면서.

진리에 이르렀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덧없는 생존에 유혹되고 있는 것이다.

 

만약 계율이나 도덕을 깨뜨리게 되면 그는 두려워 떨 것이다.

그는 '이곳에만 청정이 있다'라며 그것을 바랄 것이다.

카라반에서 떨어진 상인이 카라반을 찾고, 집을 떠난 나그네가 집을 찾듯이.

 

모든 계율과 맹세를 버리고, 세상에서 죄가 있든 없든 모든 행위를 다 버리고,

청정하다거나 청정하지 않다고 하면서 어떤 것을 구하는 일도 없이,

그것들에 얽매이지 말고 수행하라. 물론 평안을 고집하지도 말고.

 

하기 싫은 고행을 하고, 또는 보고 배우고 생각한 것을 가지고 목청을 높여 

청정을 찬양하는 이는, 덧없는 생존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한 것이다.

 

원하고 구하는 이에게는 욕심이 따른다.

또 계획을 짜는 이에게는 두려움이 따른다.

이 세상에서 생도 사도 없는 사람, 그가 무엇을 두려워하며 무엇을 원하고 구할 것인가.

 

어떤 사람은 '가장 뛰어난 것'이라고 하는 가르침을 다른 사람들은 '천박한 것'이라고 한다.

그들은 저마다 자기야말로 진리에 이른 사람이라고 하는데, 누구의 말이 진실한 것일까.

 

그들은 자기의 가르침만을 완전하다 하고, 남의 가르침을 천박하다고 한다.

그들은 이렇게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논쟁하며, 저마다 자기의 가르침을 진리라고 말한다.

 

만약 남이 천박하다고 비난한다고 정말 천박해진다면 모든 가르침 가운데서 뛰어난 것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자기 가르침만 고집하고, 남의 가르침은 불완전하다고 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스스로 자기의 길을 찬양하는 것처럼, 자기의 가르침을 존중하고 있다.

그렇다면 세상의 모든 가르침은 진실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그 가르침은 모두가 청정하기 때문이다.

 

바라문들은 남에게 이끌리지 않는다. 또한 여러 가르침에 대해서 단정을 내리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그들은 모든 단정을 초월해 있으며, 남의 가르침을 가장 훌륭하다고 보지도 않는다.

 

'우리는 안다. 우리는 본다. 이것은 사실이다' 라는 견해에 의해 청정해질 수 있다고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비록 그가 보았다 하더라도 그것이 그에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는 바른 길에서 벗어난 채, 다른 것에 의해 청정해질 수 있다고 하는데.

 

보는 사람은 이름과 형태를 본다. 

보고 나서는 그것들이 영원하며, 즐거움을 주고,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는다.

보고 싶은 사람은 많든 적든 그렇게 볼 것이다. 그러나 진리에 도달한 사람들은 

그렇게 봄으로써 청정해진다고 말하지 않는다.

 

집착하여 말하는 사람은 자신의 견해만 존중하므로 그를 인도하기란 매우 어렵다.

자기가 믿고 있는 것만을 옳다고 하며, 그것에 의해서만 청정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그와 같이 하나만을 본다.

 

바라문은 바르게 알고 그릇된 생각을 하지 않는다.

자기 소견에 휩쓸리지 않고 지식에 기대지도 않는다.

그는 범속한 모든 견해를 알고 있지만 어느 것에도 마음을 두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은 거기 집착하고 있지만.

 

성자는 이 세상에서 모든 속박을 버리고,

논쟁이 벌어졌을 때에도 어느 한쪽에 가담하지 않는다.

그는 불안한 사람들 가운데 있으면서도 평안하고 집착이 없다.

 

지나간 허물은 버리고 새로운 허물을 짓지 않으며,

욕심 부리지 않고 논쟁에 집착하는 일도 없다.

현자는 모든 견해를 벗어나 세상에 물들지 않으며 자책할 일도 없다.

 

현자는 보고 배우고 생각한 어떤 일에 대해서도 맞서지 않는다. 

그는 모든 짐을 벗어 버렸다. 그는 계략을 꾸미지 않고, 쾌락에 빠지지 않으며,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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