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구경

24. 집착

나무^^ 2024. 7. 9. 11:33

24. 집착

 

방탕한 자의 욕망은

칡덩굴처럼 무성하게 자란다

숲 속에서 열매를 찾아 나선 원숭이처럼

이승에서 저승으로 끝없이 헤맨다

 

이 세상에서 천박한 집념과

불타는 욕망에 정복된 사람은

근심 걱정이 쉬지 않고 자란다

비 맞아 무성한 비라나 풀처럼

 

이 세상에서 천박하고

불타는 욕망을 억제한 사람은

온갖 근심 걱정이 말끔히 사라지리라

물방울이 연잎에서 떨어지듯이

 

여기 모인 그대들에게 말한다

우시라 뿌리를 찾는 사람이

비라나 풀을 캐는 것처럼

욕망의 뿌리를 캐어내라

그리고 갈대가 물결에 꺾이듯이

악마에게 꺾이지 않도록 하라

 

나무가 잘려 나가도

리가 깊으면 새 옴이 돋아나듯

욕망의 뿌리를 뽑아내지 않으면

생사의 고통은 자꾸만 되풀이된다

 

쾌락으로 흘러가는

서른여섯 개의 거센 물결로 된

잘못된 생각을 가진 사람은

탐욕에 덮힌 야망의 물결에 휩쓸린다

 

모든 욕망의 물결은 사방으로 흐르고

쾌락의 덩굴은 이리저리 뻗는다

덩굴이 뻗어가는 줄 알고 있다면

지혜의 칼로 그 뿌리를 도려내라

 

인간의 쾌락은 지나치기 쉬워

그 애착은 축축하게 젖는다

환락에 빠져 쾌락을 찾는 사람은

삶과 늙음의 괴로움을 받는다

 

육체의 욕망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함정에 빠진 토끼처럼 맴돈다

속박과 집착의 그물에 걸러

두고두고 괴로움을 받는다

 

육체의 욕망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함정에 빠진 토끼처럼 맴돈다

그러니 수행자는 자신의 분수를 알고

육체의 욕망을 털어버려라

 

욕망의 숲을 버리고 나왔으면서

다시 욕망의 숲에 마음을 기울이고

욕망의 숲에서 벗어났으면서

또 다시 욕망의 숲으로 달려가는 사람을 보라

그는 겨우 속박에서 벗어났다가

다시 속박으로 되돌아간다

 

지혜로운 이는 쇠와 나무와 풀로 엮은

그 같은 사슬을 강하다고 하지 않는다

보석이나 귀걸이나 팔찌를 가지고 싶듯이

자식과 아내에 대한 집착을 강하다고 한다

 

지혜로운 이는 무겁고 풀기 힘든

그런 속박을 강하다고 한다

사슬을 끊고 나서 미련이 없는 사람은

애정과 욕망을 버리고 수행자의 길을 간다

 

애정에 걸려 있는 자는

욕망의 흐름을 따라간다

거미가 자신이 만든 줄에 매달리듯이

그러나 지혜로운 사람은

탐욕과 집착을 끊고 온갖 고뇌도 떨쳐 버리고

미련없이 훨훨 떠나간다

 

앞과 뒤를 버리고 중간을 버리라

생사의 저쪽 기슭에 이른 사람은

모든 것에서 마음이 벗어났으니

다시는 삶과 늙음의 업보를 받지 않으리라

 

의혹으로 마음이 어지럽고

끈질긴 집착에 얽혀

욕망을 깨끗하다고 보는 사람은

갈수록 집착이 늘어나 속박의 끈이 조인다

 

 의혹이 사라짐을 기뻐하고

 부정한 것을 부정하게 보고

 항상 생각이 깊은 사람은

 악의 속박을 함께 끊을 것이다

 

 깨달음에 이르러 두려움이 없고

 욕망도 죄도 없는 사람은

 이미 생사의 화살을 꺾었다

 이것이 마지막 몸이다

 

욕망을 떠나 집착도 없고

경전의 말씀과 그 뜻을 꿰뚫어

문장과 그 맥락을 알고 있으면

그는 마지막 몸을 가진 사람

그를 가리켜 크게 지혜로운 이

또는 뛰어난 인물이라 부른다

 

나는 모든 것을 이겼고

모든 것을 버렸고 집착도 다해

마음은 평화롭다

스스로 깨달았으니 누구를 스승이라 부르리

 

진리를 베푸는 것이 최고의 베품이고

진리의 맛은 맛 중의 맛이다

진리의 즐거움은 즐거움 중 으뜸이고

욕망의 소멸은 모든 괴로움을 이긴다

 

쾌락은 어리석은 자를 멸망케 하지만

생사의 저쪽 기슭으로 가는 이를 해칠 수는 없다

어리석은 자는 쾌락의 욕망으로

남과 함께 스스로를 멸한다

 

잡초는 논밭을 망치게 하고

욕정은 사람들을 망치게 한다

욕정이 없는 이에게 바치는 공양은

큰 보상을 가져오리라

 

잡초는 논밭을 망치게 하고

성냄은 사람들을 망치게 한다

성냄이 없는 이에게 바치는 공양은

큰 보상을 가져오리라

 

잡초는 논밭을 망치게 하고

어리석음은 사람들을 망치게 한다

어리석음이 없는 이에게 바치는 공양은

큰 보상을 가져오리라

 

잡초는 논밭을 망치게 하고

욕망은 사람들을 망치게 한다

욕망이 없는 이에게 바치는 공양은

큰 보상을 가져오리라.

 

* '비라나 풀'은 향내나는 풀의 일종이고 '우시라'는 갈대이다. '앞'은 과거를, ''뒤'는 미래를, '중간'은 현재를 말한다. '마지막 몸'이란 탄생과 죽음의 순환에서 벗어났음을 뜻한다.

모든 욕망을 내려놓고 '마지막 몸이 되는 지혜로운 이'가 되기를 바란다. 끝이 없는 생사의 번뇌에서 벗어나 열반의 경지에 이르기를, 이것이 내 삶의 마지막 목적이며 의미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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