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늙음
무엇을 웃고 무엇을 기뻐하랴
세상은 끊임없이 불타고 있는데
그대는 암흑에 둘러싸인 채
어찌하여 등불을 찾지 않는가
보라, 이 꾸며놓은 몸뚱이를
육신은 상처 덩어리에 불과한 것
병치레 끊일 새 없고 욕망에 타오르고
단단하지도 영원하지도 못한 껍데기
이 몸은 늙어서 시들고
터지기 쉬운 질병의 주머니
썩은 육신은 마디마디 흩어지고
삶은 반드시 죽음으로 끝난다
목숨이 다해 정신이 떠나면
가을 들녁에 버려진 표주박
살은 썩고 흰 뼈다귀만 뒹굴 텐데
무엇을 기뻐할 것인가
뼈로써 성곽을 이루고
살과 피로 포장이 되었다
그 안에 늙음과 죽음
자만과 거짓이 도사리고 있다.
화려한 왕의 수레도 닳아 없어지고
이 몸도 그와 같이 늙어 버리지만
선한 이의 가르침은 시들지 않는다
선한 사람들끼리 진리를 말하므로
배움이 적은 사람은
황소처럼 늙어간다
육신의 살은 찌지만
그의 지혜는 자라지 않는다
이 집 지은 이를 찾아
이리 기웃 저리 기웃 하였지만
찾지 못한 채 여러 생을 보냈다
생존은 어느 것이나 괴로움이었다
집을 지은 이여
이제 그대를 알게 되었다
그대는 또 다시 집을 짓지 않으리
기둥은 부러지고 서까래는 내려앉았다
마음은 만물에서 떠나고
육체의 욕망은 말끔히 씻어 버렸으니
젊었을 때 수행하지 않고
정신적인 재산을 모아두지 못한 사람은
고기 없는 못가의 늙은 백로처럼
쓸쓸히 죽어갈 것이다
젊었을 때 수행하지 않고
정신적인 재산을 모아 두지 못한 사람은
부러진 활처럼 쓰러져 누워
부질없이 지난 날을 탄식하리라.
'끝없이 윤회전생을 하는 속세가 이미 열반의 세계' 그것을 의식만 하면 열반에 든다는데... 세상살이 매사에 그 의식 전환이 쉽지 않아 배움은 끝이 없는 일이다. '부귀는 유한하지만 지혜는 무한하다'는 말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