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구경

4. 꽃

나무^^ 2024. 7. 12. 12:30

(빈센트 반 고흐 作)                                         

4. 꽃

 

누가 이 대지를 정복할 수 있을까

누가 천상과 지옥을 정복할 수 있을까

그 누가 감동적인 법문 엮기를

솜씨있는 이가 고운 꽃을 꾸미듯 할까

 

참된 수행자는 이 대지를 정복하고

천상과 지옥을 정복할 수 있다

진실한 수행자만이 진리의 말씀을 엮을 수 있다

솜씨있는 이가 고운 꽃을 꾸미듯이

 

이 몸은 물거품 같고

아지랑이 같다고 깨달은 사람은

악마의 꽃화살을 꺾어 버리고

저승의 염라대왕과도 만나지 않으리라

 

꽃을 꺾는 일에만 팔려

제정신을 차리지 못한 사람은

죽음의 신이 앗아간다

잠든 마을을 홍수가 휩쓸어 가듯이

 

꽃을 꺾는 일에만 팔려

마음에 끈질긴 집착을 가지고

욕망에 빠져 허덕이는 사람은

마침내 죽음의 악마에게 정복당한다

 

꽃의 향기와 빛깔을 다치지 않고

꿀만을 따가는 꿀벌처럼

지혜로운 성자는 그와 같이 

 마을에서 마을로 걸식을 해야 한다.  

 

이 세상의 삶 속에 이미 천상과 지옥이 있다고 생각한다. 행복함을 느낄 때 그곳은 천상이며, 불행함을 느낄 때 그곳은 지옥이 아니겠는가. '꽃을 꺾는 일'에만 팔린다는 것은 세속적 일에만 정신을 파는 것을 말하는 것이리라. 삶의 이치를 깨달아 세속의 수많은 번뇌를 초월하는 지혜로움이 필요하다. 또한 수행자들이 걸식을 하여 생명을 유지하라 함은 최대의 겸손을 익히게 함이다. 따라서 먹고 사는 일이 내 공(功)이 아님을 깨달아야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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