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공연을 보고 43

러시아 고전연극 '형제자매들'

화창한 봄날이 무르익어 여름과 어울리는 듯 좋은 날씨였다. 모처럼 아들과 특별한 연극을 보러갔다. 장장 6시간을 공연하는 프로였다. 러시아 고전 연극의 진수를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연극은 진지하고 길었다. 마치 학창시절 러시아 장편 문학을 읽을때의 인내심을 요하는 느낌이였다. 중간에 맛있는 저녁을 먹고 들어온 나는 잠깐이지만 그만 깜박 졸기까지 했다. 공연을 보다 졸기는 난생 처음인 것 같다. 허긴 언젠가는 너무 피곤해서, 그 웃기고 재미있는 채플린 영화를 보면서도 잠을 이기지 못한 적이 딱 한번 있었다. 그 전날도 늦게 자긴 했지... 간소한 무대장치는 고도의 세련미를 나타냈는데, 연극 내용의 배경을 압축한 이미지로 그만이었다. 마치 뗏목처럼 나무를 엮은 세트에 필름이 돌아가는데 그 색다른..

발레 '스파르타쿠스'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의 유명도답게 현대 발레의 진수를 보여주는 힘있고 아름다운 공연이였다. 사람의 육체가 만드는 율동미의 극치를 느끼게 했다. 특히 힘찬 남성군무의 현대적 감각이 훌륭했다. 이야기는 늘 그렇듯이 권력과 사랑...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또 얼마나 좋은가... 그러나 언젠가 오래 전에 보았던 세계무용제에 나가기 위한 한국 창작무용발표에서 본 작품만큼 심미적이진 않았다. 그때 비싼 내 돈 주고 이런 공연은 보지 않겠다던 친구가 이 작품을 보았으면 그 화려함에 좋아했을 것 같다. 멋진 시간을 보냈다. ▣ 공연기간 : 2005년 10월5일~9일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6시30분, 일요일 3시 ▣ 공연장소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 프로그램 : 지젤(10월5일~7일), 스파르타쿠스(10월8~9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