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유화 '아이들'
불쑥 만난 녀석들, 정말 반가웠다.
한참 바쁜 나이인 그들이, 시간을 내어 평생 파트너와 함께 하나 둘 모였다.
기억력이 신통치 않은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과거로 시간 여행을 했다.
내가 꼭 지금의 그들 나이였을 때 만났던 녀석들...
이십여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약간은 넉넉한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지난번 만났던 게 벌써 오년 전이었다나, 살같이 빠른 세월이라더니...
어른이 된 그들을 보는 감회가 깊었다.
부족함이 많은 나는 그들에게 무심하게 지냈는데,
이제는 일년에 한두번 쯤은 그들을 보고 싶어
아예 오늘 모임장과 총무를 정했다. 다음번 모임을 위한 회비까지 걷었으니, 후후...
착하고 순진했던 그들의 이미지를 그대로 간직한 채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사랑스러운 녀석들이, 지들보다 더 사랑스러운 짝궁을 만나고,
또 지들보다 더 똑똑한 자식들을 낳아 키워갈 것이다.
시종일관 말없이 자리를 지키던 녀석의 믿음직스러움,
분주하게 분위기를 띄우던 녀석의 익살스러운 유모어,
헤어지며 포옹하던 녀석의 다정함, 아직 소녀티가 가시지 않은 녀석의 맑음,
이제는 쓸쓸하지 않다는 녀석의 성실한 모습 등이 내 마음을 흐믓하게 하였다.
사는 일이 녹녹치 않은 세상을 열심히 살면서
서로 격려하며 이어갈 우리들의 인연이 감사한 날이었다.
'안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해를 맞아 (0) | 2007.01.04 |
---|---|
친구가 준 명품 가방 (0) | 2006.11.28 |
수다 떤 날 (0) | 2006.10.28 |
삼성산의 사계 (0) | 2006.05.04 |
한 해를 보내며... (0) | 2005.12.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