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을 읽고

'열하일기' (박지원 作)

나무^^ 2008. 6. 23. 19:20

                        

      열 하 일 기 

                                                               

                                                    박 지원 지음     고미숙 김진숙 김풍기 엮음   그린비 출판

                                                     

                                          

 

 

                   학창시절 누구나 외웠던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이제야 읽어본 건 좀 부끄러운 일이긴 하다. 

                   그것도 우연히 서점에 갔다가 번역한 이의 강연이 있다기에 들어보게 되어 그 자리에서 구입하였다.

                   언젠가 읽어봐야지 생각하고 책 구입 목록에 적어놓긴 했던 책이었다. 

 

                   이 책은 잠들기 전 머리맡에서 즐거운 상상을 하게 해주었다.

                   여행을 즐기는 내게는 재미있는 책이 되기에 충분했다.

                   상하 두 권으로 꽤 두툼한 분량이긴 하지만 그림과 함께 자세한 주석이 덧붙여 있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또한 번역이 자연스럽고 매끄러워 오랜 시간 수고한 분들의 노력을 알 수 있다.

 

                  '세계 최고의 여행기' 인지는 여행기를 그리 많이 읽어보지 않은 탓에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18C 사람인

                   연암선생의 문학적 관찰력과 함께 그의 자유분방한 정신은 대단하였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우리 역사에 길이 남을 여행기로서 따를 이가 없을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호곡장'론에서 느낄 수 있는 그의 기개, 인간을 꾸짖는 호질이야기,

                   말에 대한 그의 이치에 맞는 합리적인 생각, 자국의 부족함을 열거하며 통탄하는 대목,

                   천체에 대한 그의 앞지른 과학적 사고, 문자 밖에서 터득했노라 말하는 천하의 형세 등등은

                   그의 혜안이 얼마나 놀라운지 느끼게 한다.

 

                   열하는 중국의 연경(지금의 북경)에서도 700리 길을 더 가야하는 거리였다.

                   황제는 군사적으로 중요한 위치인 그곳에서 우리나라 사절단을 불러들였으므로 팔일을 더 가야했다.

                   갖은 고생을 하며 열하까지 다녀온 기간은 무려 5개월하고도 이틀이 더 걸렸다. 그동안 연암선생은    

                   중국말을 할 줄 몰랐지만  필담으로 수많은 중국 선비 등과 이야기를 나누며 여행의 진수를 들려준다.

                   그 당시 청나라와 우리나라 관계, 그 외의 나라들에 대한 정보 등 역사적 사실들을 자세히 알 수있다.

 

                   그의 글을 읽으면서, 나는 내가 얼마나 건성으로 여행을 하는지 많은 반성을 해야했다.

                   여행을 좋아하는 이라면, 아니 우리 조상 중에 이렇게 시대를 초월한 자유인이 있었다는

                   사실을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