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외국 영화

'레몬 트리 (Lemon tree)' : 권리 투쟁

나무^^ 2008. 7. 15. 17:56

                

              

 

감독  에란 리클리스

제작  독일, 프랑스, 이스라엘 드라마 (106분)     

출연 - 히암 압바스, 알리 슐리만 외 다수

 

줄거리는 팔레스타인 여인 살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경계에서 레몬 농장을 가꾸며 혼자 살고 있다.                      

어느 날 이스라엘 국방장관 부부가 살마의 이웃에 이사를 오고, 며칠 뒤 그녀는 장관 부부의 안전을  위해 레몬 농장을 없애야 한다는 통보를 받는다.  소중한 레몬 나무를 지키기 위해 살마는 이스라엘 대법원에 결정을 취소해달라고 요청한다.    한편 이 소식을 들은 장관의 아내 미라는 자신들 때문에 농장을 잃게 된 살마에게 신경이 쓰인다.                   

                       

이 영화는 오락 영화가 아니다. 생각을 하며 보아야 하는 철학적 의미를 부여하는 흥미로운 내용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포기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살아간다. 그러나 그것이 무참히 상실되는 과정을 통해 삶의 실체와 맞닥뜨리는 아픔을 겪는다. 그리고나서 마음을 비우는 성숙의 한 단계를 넘어선다. 그 과정이 업이며 곧 삶인 것이다.

 

주인공 살마 역의 히암 압바스의 이미지는 출중하여 이 영화의 메세지를 극적으로 전달하기에 충분했다.

그녀가 만든 레몬쥬스의 상큼함처럼 그녀를 스쳐가는 사랑도 그 자체로 향기롭다.

 같은 여자로서, 섬세한 성격의 장관부인 미라의 심리적 갈등도 잘 표현되었다.

 
 내게도 배란다에 종류가 좀 다른 레몬나무 한 그루가 있다.
 육년 전인가 남편 친구가 선물한 것인데, 그 해 열린 레몬 몇 개로 남편과 함께 상큼한 쥬스를 만들어 먹었다.
 그리고 오년이 지나도록 그 나무는 열매를 맺지 못했다. 마치 아픈 내 마음처럼 시들거리며 안스러웠다.
 향기로운 흰꽃이 떨어지고 작은 방울만한 초록색 열매가 열리지만 곧 모두 떨어져버리곤 했다.
 그러던 것이 다시 힘을 얻었는지 세 개의 레몬을 매달고 점점 탐스럽게 키워간다.
 나는 그 열매를 보면서 대견스러운 마음에 더 열심히 쌀뜸물, 우유병 헹군물 등을 주면서  '잘 자라거라' 속삭인다.
  
 '아팔라이', 언젠가 내가 친구에게 붙여준 이 이름은 오지 원주민들의 언어로 '물'이라는 뜻이다.
 생명의 원천인 샘처럼 그녀의 심성이 늘 맑고 풍요롭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녀와의 오랜 우정을 생각하며
 선물한 이름이다. 그녀가 예매한 이 영화를 보고 고급 식사까지 대접받았다. 대학 후배라 민망하였지만 굳이 그녀는 자신이 계산하였다. 자기가 수입
이 더 많다나... 잘해준 것도 없는 나에게 과분하여 미안하고 고마웠다. 마치 애인에게 생일축하를 받은 느낌이었다.
그녀를 처음 눈여겨 본 것은 1983년 부천의 한 신설학교에서 근무하면서였다.
어느 날 예기치 않았던 재미있는 한 사건이 그녀를 인식시키면서 근무지를 옮겼어도 방학때면 만나곤 했다. 
 
인사동에 나가 미술품 파는 가게들을 구경하는데, 소낙비가 쏟아져 잠시 멈춰 선 한 아트 마켓,
직접 구워 만들었다는 받침겸 뚜껑이 있는 흰 도자기 컵에 쓰인 앙증맞은 문구들이 재미있다.
나는 그 중 두 개를 골라 하나는 그녀에게, 또 하나는 아들에게 선물했다.
그녀는 그 컵에 차를 마실 때마다 그 문구 때문에 날 떠올릴 것이다. ㅎ

 

친엄마 맞냐고 투덜거리는 철없는 아들은 '아들 사랑해요' 문구를 보고 함박 웃음을 띤다.
낯 간지러운 짓은 하기 싫은데 내가 어쩌나 이리 되었나!
누구 말처럼 '표현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라는 말에 동의라도 하는걸까?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