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외국 영화

'THE COUNTERFEITERS' (카운터페이터) ; 나치 고발 (위조화폐)

나무^^ 2008. 7. 23. 02:25

        

               

 

감독     스테판 루조비츠키

출연     카알 마르코빅스, 오거스트 디엘 외 다수

제작       오스트리아, 독일 (98분)

             

나치 피해를 다룬 거의 모든 영화가 그러듯이 이 영화 또한 이어지는 긴장감과 함께 철학적 사고를 하게 하는 감동적인 실화이다.

독일이 치룬 광기의 전쟁은 그 해악 만큼이나 그 댓가도 엄청나게 치루는 듯 여겨진다.

역사가 계속 되는 한 그들의 이야기는 끊임없이 이렇게 문화예술의 소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독일 내 신나치 그룹이라는 것이 존재한다지만, 대다수의 국민과 정부는 계속적인 사죄로 그들 조상들의 죄값을 치루고 있다. 통행료를 받지않는 독일의 도로 '아웃토반'을 비롯하여 독일인 감독이 연출한 자국의 역사를 고발하는 내용의 영화 등등, 선진화된 그들의 의식을 느낄 수 있다.

 

극한 상황에서 '진실'은 무엇이며, 인간이 추구하는 '가치'란 과연 무엇일까?

하루라도 더 존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철저한 생의 본능...

 

위조범을 죄인으로 잡아간 장교는 그 덕분에 승진하고 국가적 위페사업을 맡아야 하는 아이러니,

독일이 패망하자 위조여권을 만들어 달아나는 장교 역시 자신을 책임지는 삶을 위해서 나치에 복종했던 군인이며, 아내와 자식을 사랑하는 한 가정의 가장에 불과했다.

중범죄를 저지르는 주인공 '샬리'는 그곳에서 오로지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그에게는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애정이 있었다. 탱고의 선률처럼 매혹적인...

그와 대립하는 인쇄기술자 '브루거'의 처절한 항거를 시인하고 돕지만 그는 살아야 한다고 믿을 뿐이다.

이상과 현실에서의 갈등이 극한 상황에서는 이렇게 뚜렷하게 드러나지만, 보통 우리의 일상적인 삶에서도 늘 이 두가지 가치 속에서 갈등하며 힘들게 살아간다.

이상을 선택하면 희생이 따르고, 현실을 선택하면 양심이 괴로운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인간군상의 삶...

 

기여코 살아남은 자들이 있어 '진실'이 밝혀지고 그 진실을 토대로 인간의 의식이 향상되어간다면, 진정한 '진실'의 평가란 시간이 흘러야 가능한 것이다.  

 

'세상의 돈이야 또 만들면 그만이지. 하지만...' 주인공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 살아나야 하는 목숨들이었다.

유대인의 사기성을 비웃는 장교에게 자존심이 상한 동료 유대인의 항변 '저는 평생을 정직하게 살았습니다'

사태파악을 못하는 이렇게 순진한 사람들은 웃음을 자아낸다.

외모가 출중하지는 않은 배우 '카알 마르코빅스'의 연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독일 최고의 연기파 배우답게 주인공의 갈등과 심리 변화를 완벽하리 표현해 낸다.

 

오스트리아 짤스감머구트에 있는 토플리츠 호수에서 발견되었다는 놀라운 양의 영국 파운드 위조지폐, 발견된 9 개의 초대형 철제함에는 나치 친위대의 비밀문서와 위조지폐가 가득 담겨져 있었다고 하는 현지 주민들의 목격담이 퍼지면서, 토플리츠 호수는 전세계 보물 탐사꾼들의 메카가 되었다고도 한다.

재미있어야 하는 영화의 본질을 잘 살리면서 보는 이들을 감동시키는 영화이다.

 

오늘 정기적으로 만나는 여섯 친구들이 광화문 시네코아,  세븐 스프링 음식점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이 영화를 보았다. 

한 친구가 점심을 사고 영화는 회비로 보았는데, 조금 늦게 도착한 한 친구가 무거워 보이는 보따리를 풀어놓는다.

세상에! 자기 집에 많아서 나눠먹으려고 가져왔다는데, 찹쌀 1kg 봉지 5개를 일일히 작은 봉지에 담아준다.

아무리 주고 싶어도 대중교통을 이용해 오면서 그 무거운 것을 들고 오다니, 감동이 아닐 수 없다.

내일은 그 찹쌀로 '약밥'을 만들어 보려고 요리사 자격증 있는 친구에게 자세히 물었다. 

한번도 내 손으로 만들어 본 적은 없지만 잘 되면 사진 찍어 올릴 생각이다.

             

"친구야,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