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가위, '가위'란 큰 명절을 이르는 말이다. 따라서 음력 팔월 보름날을 '한가위'라고 한다.
우리말이 있다면 굳이 한자말 '추석'을 쓸 이유는 없다.
온통 영어와 한자말로 우리말 지키기가 어려운 때이다.
선진국에서도 인정하는 우수한 한글을 보존하고 발전시켜나가려는 정신이 필요하다.
영어처럼, 외국인이 한글을 배워야만 살 수 있을 만큼 나라가 부강하고 튼튼하면 얼마나 좋을까!!!
국토가 작아도 우리는 한 때 독일어나 불어 등 선진국의 언어를 선택과목으로 공부한 적이 있다.
작고 분단된 나라, 침략과 수난으로 얼룩진 내 나라의 역사는 알면 알수록 가엾고 또 한심스럽지만,
그래도 이제껏 지켜져 온 것이 대단하다. 정치인과 참여하는 국민이 좀 더 여러가지로 자각해야만 한다.
이번 명절은 작은 오빠댁도 가지 못해서 마음이 좀 쓸쓸했다.
이유인즉 올캐가 몸이 안좋아 좀 후에 만났으면 좋겠다는 전화가 왔다.
상대가 편한대로 해주고 싶은 마음에 그러자 해놓고 생각하니,
여행이나 갈까 생각하다 명절때나마 하나 남은 혈육을 찾아뵙는 것이 도리라 여겨 그만둔 것이 후회되었다.
조카 결혼식 때 집들이 갔다가 식탁 위 벽이 허전한 것을 보고 고모가 그림을 선물하겠다고 말한 것이 생각나
그림액자도 사놓고 사과도 한 상자 사놓았는데...
아들도 연휴내내 일하러 나가 밤늦게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 일로 언잖은 말도 오가고...
부모님 안 계시면 친정은 없어지는 거나 다름없다. 그래도 오빠는 처가댁 식구들이모두 그 주위에 살아
친하게 지내니 함께 어울려 쓸쓸하지는 않을 것이다. 돌보느라 힘은 들겠지만 다행한 일이다.
친구들이 번갈아가며 놀러와 쓸쓸함을 덜어주었다.
토요일은 혼자 가려던 운현궁을 한 친구와 함께 가서 조촐한 민속공연도 보고 이야기도 나누었다.
적당히 많은 사람들이 모여 여러가지 놀이를 하며 우리의 풍습을 즐기고 있었다.
생각잖게 마침 피카디리 극장에서 '맘마미야' 영화를 하기에 표를 사놓고 운현궁으로 갔다.
이제는 일부만 남아있는 운현궁 건물이 협소하게 느껴져 한 때 개혁의 칼날을 휘두르며 정세를 주무르던
대원군을 그대로 느끼기엔 역부족이나 검소한 생활을 자청했던 이라니 서운함이 덜하다.
외국인들이 많은 편이였는데, 그 옛날 서양인들을 대포로 격추시키며 막았던 역사를 알고 왔는지...
그러나 행여 외국의 침략이 있을까 이를 막기 위해 아직은 준비되지 않은 나라를 염려한 그의 굳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임을 안다면 아마도 그의 후손들도 이해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우리 나라의 문화재 관리의 소홀함도 느껴진다.
지나고 나서 생각하니 명절때 그 분주함과 피곤함이 곧 행복한 시간이었다.
어머니와 며느리의 헌신으로 가족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그 추억을 평생 간직하는 것이다.
내게는 어린시절 부모님과 함께 보내었던 명절이 가장 아름답게 떠오른다.
없는 살림에도 어머니는 막내딸 만큼은 명절에 새 옷을 사 입히셨던 것 같다.
대가족을 봉양하느라 고생하셨을 어머니의 헌신에 진정 감사드린다.
효도를 할 만큼 철이 들면 계시지 않는 어머니, 명절때면 죄송한 마음 금할 길 없다.
* 참 야단법석인 영화였다.
그러나 멜로디가 아름다운 노래와 잘 어우러져 시종일관 즐겁고 유쾌하였다.
장면 좋은 대형화면과 추억의 '아바그룹' 노래가 흥겹게 울려퍼지면서 쓸쓸했던 기분은 씻은 듯이 날아가버렸다.
우리 나이에 친숙한 중년 배우들의 연기와 그리이스 외딴섬의 멋진 풍경, 좋아했던 익숙한 노래와 함께
영화에 푹 빠져들게 하였다. 나이들면 누군들 한편의 아름다운 로망스가 생각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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