吾超 황안웅 선생의 말과 글 (57)
2008. 11. 17 (월) 영남일보
疋 (발 소 : 발바닥에서 장딴지까지 무릎아래의 모양을 본뜬 글자)
'止'(그칠 지)가 무거운 몸을 받치고 있을 수 있는 까닭은 허벅지와 장딴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止'에 '口'를 붙여 '足'(다리 족)이라 했고, '止'에 한 획을 가로 질러 구부려 발바닥 위에는
장딴지가 있음을 나타냈다.
이런 점에서 '足'과 '疋'(발 소)는 '발' 또는 '다리'를 나타낸 글자라는 점에서는 서로 통한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자면 '足'은 발바닥에서 허벅지까지를 나타낸 글자로 '만족하다'는 뜻을,
'疋'는 발바닥에서 장딴지까지를 나타낸 글자라 '足'보다는 덜 만족하다는 의미에서 소리도 '小'(작을 소)라 했다.
'발'은 진행을 뜻한다. 그래서 어떤 일을 진행하면서 일일이 기록하는 지방의 하급 관리(記事者)를 두고 '胥'(아전 서)라 하여 관장(官長)의 측근에서 각종 일을 돕는 '吏'(아전 리)와 비슷한 뜻으로 써 왔다. 또 잡초가 우북하게 자라 장딴지 위까지 무성한 곳을 두고 '楚'(가시밭초)라 했다. 그래서 '匹夫匹婦'라는 말을 '疋夫疋婦'로 쓸지라도 결코 틀린 것이 아니며, 또한 베를 셈하는 단위로 쓰기도 한다. 다만 이런 때에는 소리를 '필'로 읽어야 한다. 그러다가 어느 때부터 몸을 움직여 나아가려면 발을 움직여야 하기로 '행동'(行動), 중지시키려면 손을 들어야 해 '거지'(擧止)라 했다. 이 두 말을 짝이어 '行動擧止'라 한다. (濫想徒傷神 妄動反致禍)"라고 했다. 그러므로 항상 염두에 두고 주의해야할 것은 '가볍게 손들고 함부로 발을 디디는 일(輕擧妄動)'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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