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글

(56) 是 (바를 시)

나무^^ 2008. 11. 26. 19:22

                                    吾超 황안웅 선생의  말과 글 (56)                                                     

                                                                                        2008. 11. 10 (월) 영남일보

              是 (바를 시 :  해가 머리 바로 위에 있는 모습)  

 

 

                     하나(一)의 목표를 향해 그대로 가는 것(止)을 일러 '正'(바를 정)이라 했다.

                    그렇다면 이 세상에서 가장 바른 것은 무엇이라 규정할 수 있겠는가?

                    동쪽에서 떠올랐다가 서쪽으로 스러지는 일월의 운행이야말로 가장 바른 일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해(日)가 사람의 머리 위에 똑 바로 올라와 있음(正)을 가장 '옳고도 바르다'는 뜻으로

                    '是'(바를 시)라 했다. 

                     따라서 이 '是'자는 '이것'이라는 '此'(이 차)와 서로 통하는 글자다.

                     즉 어미 새가 한 자리에 머무르며(止), 알을 품고 있다가 끝내 새끼를 쳐내는 일(化)을 두고

                     바로 새끼를 쳐내는 이 일, 즉 '꿩도 얻고 알도 얻는' 바로 이것이라는 뜻으로 '此'(이 차)가 만들어진 원리나

                    '是'가 만들어진 원리는 매 한가지다. 

                     이런 의미에서 '선생님께서 이 나라에 이르시면'(夫子至於是邦也)(논어)이라 했을 때,

                     여기에서의 '是, 此也'라고 풀이한 황간(皇侃)의 풀이는 전혀 의심할나위가 없는 해석이다.

                     하늘이 일월과 성신을 대행시켜 만물을 가꿔가는 일을 끊임없이 반복해 가고 있는 것이나

                     끊임없이 불어 나가는 인간의 욕망 앞에 꿩도 얻고 알도 얻는 이 자리가 있다는 '이것'이라는 말이

                     서로 통한다는 사실은 흥미로운 일이다.

                     자신의 욕망을 가득 채울 수 있는 조건은 꿩도 얻고 알도 얻는 바로 '이것'에 있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은 남에게는 누구나 다(十) 보아도(目) 굽어진 곳이 없이 다 드러나는 그런 것,

                     즉 '直'(바를 직)하기를 바란다. 자신의 욕망은 채워갈수록 좋고, 남은 숨김없이 다 드러나기를 원하는 것이

                     대부분 사람들 심리이다. 즉 욕심은 내 것이고, 다른 이에게는'정직(正直)을 바라는 것이다.

                     그러나 하늘은 정말로 옳다. 해가 반드시 정오가 되면 머리위에 올라 그림자를 지우듯

                     너와 내가 똑같이 그림자 없는 사회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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