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잔상 Salvador Dali)
오늘
나무
환한 빛 쏟아지는 창을 열면
박제된 짐승처럼 정지한 시간이 보인다.
날아들던 꽃잎도 져버린 늦은 어느 날
푸르른 산야를 휘몰아치던 바람 맞으며
질주하던 숨가쁜 심장 고동 멈춘 시간이 보인다.
상처입은 육신이 버려지는 나도 없는 날
오너라!
검은 하늘 가득 일던 회오리 바람아
천둥치며 들판을 뒤덮던 검은 비구름아
멈춰버린 영겁의 시간
그 곳에서 놓쳐버린 영혼이여!
환한 빛 사라진 창을 떠나는
나그네 발길에 달빛 이 고요하다.
수많은 생명의 선혈은 박제된 짐승의 회향이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