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산울림 40돌 축하 공연
출연 : 장영남, 김주완, 이규회, 김영필, 김동현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들여다보면 참 요지경이고 아수라장이다.
놀랄 일이 너무 많아 놀라는 일에도 무더져버렸다. 내 일이 아닌 다음에야...
격심한 생활고에 처해진 사람들의 이야기는 어디에나 흔한 세상이다.
그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이 연극은 비참함의 연속이다.
출연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이 힘들고 피하고 싶은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목을 맨 아버지, 영화감독을 한답시고 집을 비우는 큰 아들, 병신을 자처하며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변비에 시달리는 작은 아들, 그들을 먹여살리는 며느리,
그들의 비참함을 보는 우리는 웃음을 터뜨리기도 한다. 구경꾼이니까...
그러나 그들의 비참함은 형태를 달리하여 우리의 내면 속에 깊숙이 도사리고 있다.
다만 의식하지 못할 뿐이다. 아니 의식하고 싶지 않은 건지도 모른다.
출연진의 연기는 훌륭했다. 모두 꽤 힘든 역을 잘 해내었다.
특히 장시간 목 매단채 있어야한 아버지와 병신역할을 한 작은 아들,
그리고 며느리는그 역할이 퍽 힘든 것임에도 자연스럽게 관객을 몰입하게 하였다.
가볍지 않은 연극이었지만 연극다운 연극을 본 느낌이었다.
며느리역의 장영남씨는 우리 친구 중 한 사람과 꽤 많이 닮아 친구와 입을 모았다.
친구 덕분에 좋은 연극을 보았지만, 우리 고운 친구는 윤석화 주연의 '시간이 흐를수록'을
더 재미있게 보았을 것 같다. 친구야! 고마워~ 다음에는 네 맘에 드는 공연 보자.
그래도 젊은이들이 가득했던 산울림 극장 북까페에서 마신 커피맛은 아주 괜찮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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