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을 읽고

대화 (리영희 대담 임헌영)

나무^^ 2011. 1. 25. 20:07

 

 

 

        

 익히 들어 알고는 있었던 리영희 교수님을,  지방 여행길에서 보기 위해 부피가 작은 범우문 101

               '인간만사 새옹지마'를 사서 읽으며 처음으로 대하였다.

                담담하지만 진솔하며 냉철한 그분의 인격에 감동을 받으며 다시 이 책을 구입하여 읽었다.

 

                수많은 지식인 청년들의 피를 끓게 했던 그 분의 유명한 서적들을 그 당시 나는 읽지 못하고 분주한 생활고에

                코를 박고 살아야했다. 지방에서 근무하면서 시국정세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는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내 발등에 떨어진 불이 아니면 우선은 개인적인 고단함을 해결해야 하는 게 우리들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우선 참된 지식인의 양심을 지키며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신 그 분의 고달팠지만 고매한 삶에,

                그리고 우매한 대중을 깨우치기 위해 세상의 이익과 타협하지 않는 강직함에 크나큰 존경심을 느꼈다.

                몇몇 사람들은 그를 극좌파인양 오도하기도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알은 사실은, 그는 그 어느 편도 아닌 

                미래지향적이며 평화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사상을 지니고 살아가야할 것인가에 대해서 다만  

                진실을 알아야함을 강조할 뿐이었다. 

 

              <나의 삶을 이끌어준 근본이념은 '자유와 '책임'이었다. 인간은 누구나, 더욱이 진정한 지식인은 본질적으로

              '자유인'인 까닭에 자기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그 결정에 대해서 '책임'이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이 존재하는

              '사회'에 대해서 책임이 있다는 믿음이었다.> 책 머리말에 하신 말씀이다.

               이 말을 모르는 지식인이 있겠는가? 그러나 그 믿음을 실천하며 살기란 참으로 어려운 세상살이므로 가슴을 울린다.

               이 분은 이 책을 마지막으로 세상을 떠나셨지만 그 분에게 정신적 영향을 받은 수많은 이들의 가슴에 살아계신다. 

               4차례에 걸친 구속과 해직 등으로 건강이 악화되어 문학평론가 임헌영씨의 도움으로 서술된 이 책은 두 분의

               노고가 큼을 보여준다. 그리고 파란만장한 한국근대사의 질곡을 여실히 드러내 보여주며 약한 자들이 그 안에서

               분탕질하는 어리석음에 통탄을 금치 못하게 한다. 

 

              '21세기 인류의 행복조건'편에서 그 분은 이제 우리는 '게마인 샤프트'(물질적 이해관계가 아니라 인간의 유대가

               기본원리인 공동체)로 돌아갈 수 없으니 '게젤샤프트'(서로의 이해관계의 계산을 매개로 이익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사회)와 적절히 배합한 인간 생활형태를 미래의 상으로 제시하신다.

               아직 문명에 물들지 않은 게마인 샤프트의 원주민 사회가 존재하긴 하지만 이제 세상은 거의 모든 인간이

               자본주의의 달콤한 맛을 보았고  수많은 병폐에 신음하면서도 되돌아갈 수가 없다. 타고나길 이기적인 동물들이기

               때문이다. 다만 최선의 강구책을 추구하며 살아갈 수 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실을 알아야만 한다.

               그래야 올바르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휴전상태인 분단의 작은 나라!  강대국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염두에 두고 살아가야 하는가?

               교수님이 제안하는 '체제수렴적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정치인들은 어찌해야 옳은가? 

               인간의 어리석고 나태한 의식에 경종을 울리며 그 업을 위해 평생을 바치지는 못한다해도

               무엇이 옳고 그른지 분별은 하고 살아가야  그래도 좀 나은 정치인으로 나라를 이끌어가게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나는 인간 행위에서 절제를 미덕으로 여겨요. 사람들이 각기 남을 배려하면서 자신을 절제하는 곳에

               아름다운 인간적 덕성·화합과 평화가 꽃피니까요.' 그 분의 말씀이 귀에 들리는 듯 하다.  

 

               그  분의 저서 중 '우상과 이성', '전환시대의 논리', '역정', '자유인',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스핑크스의 코', 8억인과의 대화' 등을 사서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