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봉승 지음 선 출판
신림동 쉼터에서 거저 얻은 이 책을 나는 감명 깊게 읽었다. 그리고 역사인식이 투철하지 못한 요즈음, 의식을 깨우는 양식이 되는 내용이며 나라를 이어갈 젊은 세대에게 국가적 자긍심을 지닐 수 있도록 하는 글이었다.
작가 신봉승 선생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현재 추계예술대학교 문화 예술경영 대학년 석좌교수로 계시는 분이었다. 역사극을 많이 집필한 분이지만 현대문학 시·평론 부분으로 등단을 하셔서 2권의 시집과 함께 많은 작품을 집필하셨다. 가장 큰 업적은 무엇보다 대하소설 '조선왕조 5백년' (전48권)을 집필하신 일이라 여겨진다.
승자의 진실이라는 편견을 갖기 쉬운 '조선왕조실록'에 대한 자세한 언급과,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기록유산으로서의 가치에 대해서 말씀하신 내용은 우리 역사와 문화의 소중함을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매우 유익한 일이다. 또한 나라의 흥망 앞에서 목숨을 사리지 않고 직언을 할 수 있었던 우리 선조들의 도덕적 용기는 부끄럽고 비굴한 조상의 후손이나 부정부패로 얼룩진 정치인들이 본받아 마땅한 '호연지기'가 아닐 수 없다.
제1부 '선비의 직언이 나라의 운명을 가른다.'에서는 직언을 서슴치 않았던 많은 예를 근거자료와 함께 들어 그들의 사라지지 않는 귀한 정신을 기리며 역사란 무엇인지 깨닫게 한다.
제2부 '듣는 귀 있는자는 들어라'에서는 잘못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과 올바른 리더쉽의 가치, 군사문화의 폐단 등에 대하여 바르게 일깨우신다.
제3부 '역사를 배우기보다 역사에서 배워라' 에서는 역사소설과 사극 영화의 문제점과 고증에 대하여 살펴보셨다. 좀 반복되는 부분들이 있는 까닭은 여기저기서 강연하신 내용을 모은 것이기 때문이라는 편집사의 부연설명이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반복하여 강조해도 흠이 되지 않을 귀한 내용들이기에 편집자의 의도가 십분 이해되었다.
나역시 학창시절 역사를 수박 겉핥기 식으로 맛만 보았기에 많은 역사적 사실을 잘 모르고 살아왔다. 그러나 문학 작품을 통해서, 또는 어른들을 통해 들은 이야기 등으로 나라의 소중함과 훌륭한 선조들을 모르지 않아 역사의 중요함을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작가의 통탄처럼 자라나는 세대는 점점 역사 의식에서 멀어지며 자본주의 물질 만능에만 길들여져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역사란 잘못된 과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지침이기 때문이다.
작가가 40년간 힘써온 '정사(正史)의 대중화(大衆化)’ 는 올바른 역사의식이 나라의 발전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칠지 알기 때문이다. 따라서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도 즐겨보는 역사 드라마의 책임감 또한 막중하다. 그래서 작가는 시나리오 작가와 연출자의 올바른 역사관의 중요성을 당부한다.
선조들이 남긴 소중한 책들이 한문으로 저술되어 대중화되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많은 책들이 한글로 번역되어 출판되어 있으므로 나부터도 학창시절 이름만 들었던 책들을 읽어볼 생각을 한다. 내 선조들의 책을 읽어보지 않고 어찌 다른 나라 사람의 것을 좋다고 할 수 있겠는가?
신봉승 선생님과 출판사의 노고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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