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슈타인 가아더 作 (현암사)
번역 장영은 교열 이수열 감수 김상봉
지은이 요슈타인 가아더는 노르웨이 출생의 철학가이자 소설가이다.
이 책으로 그는 독일 청소년 문학상을 비롯한 여러 가지 상을 받으며 스타덤에 올랐다는 철학교사였다.
작년 덕수궁에서 열린 북훼스티발에서 책을 구경하다가 함께 간 친구가 좋은 책이었다며 소장하고 싶다고 사길래
나도 사서 읽어보았다. 청소년을 위한 철학입문서라고 하지만 일종의 철학적 줄기를 요약해 놓은 정리서라고 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 소설의 형식을 빌리긴 했지만 그 역시 실체와 허상을 드러내기 위한 일종의 기법이었다.
학창시절 교과서를 통해서 보고 들은 철학자들의 사상을 쉽고 간단명료하게 알려주지만
사전 지식이 없다면 그리 이해하기 쉬운 내용은 아니다. 책의 부피 또한...
그러나 조금의 관심이라도 있는 청소년과 어른이라면 이 책을 읽음으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작가의 말처럼 '철학 정신에 관한 역사적 배경을 그린' 좋은 책이었다.
감수한 이는 '철학은 본시 개념을 통해 말하는 반면 문학은 이미지를 통해 말하는데, 한 사람이 이 두 가지
능력을 같이 갖기란 흔히 있는 일이 아니다... 마치 플라톤의 <잔치(Symposium)>처럼...'라고 말한다.
또한 '사람들은 철학을 대중에게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 철학을 통속화시킨다. 그러나 요슈타인 가아더는
다만 철학에 아름다움에 옷을 입혔을 뿐이다'라고 설명한다.
자신의 존재 근거를 명증하게 드러내 보이기 어려운 삶의 실체에 대해서 끊임없이 사색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이라는 존재를 한 소녀를 통해 탐구해 들어가는 가상의 인물은 철학의 본질을 잘 드러내 보여준다.
세월과 함께 잊혀지던, 철학자들이 평생을 바쳤던 대표적 사상들을 다시 한번 훑어보는 좋은 시간이였다.
나날이 발달해가는 현대문명이 인간 존재의 근원적 의문을 풀어주지 못하는 세상이다.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 자신의 존재를 아예 잊어버리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 망각하게 하는
복잡하고 혼란한 세상에서 '나'라는 존재의 정체성에 대해서 늘 생각해야 한다.
우주적 관점에서 '나'는 하루살이와 무엇이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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