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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코끼리

나무^^ 2024. 7. 9. 12:40

 

  23. 코끼리

 

싸움터에서 화살을 맞고도

참고 견디는 코끼리처럼

나도 비난을 견디리라

사람들 중에는 질이 나쁜 무리도 있으니까

 

길들인 코끼리를 싸움터로 끌고 가고

왕도 길들인 코끼리를 탄다

비난을 참고 견디는 데 익숙한 이는

사람 가운데서 가장 뛰어난 사람이다

 

길들인 당나귀도 좋다

인더스 산의 명마도 좋다

전쟁용 큰 코끼리도 좋다

그러나 자신을 다루는 사람은 더욱 좋다

 

당나귀나 말이나 코끼리로도

사람이 가지 못하는 곳에는 갈 수 없다

오직 잘 다루어진 자기를 탄 사람

그 사람만이 거기에 갈 수 있다

 

'재산을 지키는 자'로 불리는 코끼리는

발정기가 되면

관자놀이에서 독한 진액을 분비한다

사나워 다루기가 아주 힘들고

잡혀도 전혀 먹이를 먹지 않는다

그는 오로지 숲 속만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빈둥거리면서 먹기만 하고

잠만 자고 있는 어리석은 자는

사육하는 살찐 돼지와 같다

몇 번이고 태 안에 드나들며 윤회하리라

 

예전에 이 마음은

좋아하는 대로 원하는대로

쾌락을 따라 헤매었다

그러나 이제는 나도 내 마음을 다잡으리

갈구리를 쥔 코끼리 조련사가

발정기의 코끼리를 다루듯 하리

 

방종하지 말고

자기 마음을 지키라

늪에 빠진 코끼리처럼

어려운 곳에서 자기를 구하라

 

생각이 깊고 총명하고 성실한

지혜로운 도반이 될 친구를 만났거든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극복하고

마음을 놓고 기꺼이 함께 가라

 

그러나 생각이 깊고 총명하고 성실한 

지혜로운 도반이 될 친구를 못 만났거든

정복한 나라를 버린 왕처럼 

숲 속을 다니는 코끼리처럼 홀로 가라

 

홀로 살아감은 뛰어난 것

어리석은 자와 벗하지 말라

못된 짓을 하지 말라

숲 속의 코끼리처럼 욕심없이 홀로 가라

 

일이 생겼을 때 벗이 있음은 즐겁고

만족은 어떤 경우에나 즐겁다

착하게 살면 죽는 순간에도 즐겁고

모든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은 즐겁다

 

이 세상에서 어머니를 공경함은 즐겁고

아버지를 공경함도 즐겁다

수행자를 공경함도 즐겁고

수도승을 공경함도 즐겁다

 

늙을 때까지 계율을 지키는 일 즐겁고

믿음이 뿌리깊게 내리는 일 즐겁다

밝은 지혜를 얻는 일 즐겁고

온갖 나쁜 일 벗어남도 즐겁다.

 

* '도반' 은 지혜롭고 마음이 넓어 평생을 같이 할 만한 친구를 말한다.                                          

누구나 알듯이 마음이 편안함보다 더 좋은 게 없고 만족하는 것보다 더 행복한 게 없다. 삶은 자신의 어리석음을 다스리며 바로 잡아 가는 일이다. 그러므로 나 아닌 남을 다스리려 애쓰지 말고 나 자신을 다스리기 위해 힘써야 한다. 생각하고 말하기는 쉬우나 실천하기는 어려므로 이와 같은 생각을 나누며 함께 갈 수 있는 도반을 만남은 귀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