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간의 중남미 여행 대충하기를 올린다. 페루의 '마추미추'를 가보고 싶은 마음이 크고, 아는 선배가 권하길래 좀 무리해서 참여한 여행이었다. 공책처럼 두툼한 비행기표를 받아들고, 에구, 고생 꽤나 하겠다 싶었다. 14번의 비행기 탑승은 여행의 많은 시간을 공항대기, 탑승시간으로 보내야 했다. 거기에 온통 가방을 까뒤집는 철저한 검색은 질리고도 남았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언제나 이렇듯 부가로 치루어야 하는 것이 더 많은 법이다.
LA에서 비행기를 바꿔 타고 맨처음 멕시코 시티로 갔다. 공항에 내리자 통로를 지나는 벽화가 중남미에 온 것을 실감케 하는 그림들로 이어져 보기좋았다.
* 처음 여장을 푼 호텔. 건축미를 느끼게 한다. (잘 찍었네!)
* 호텔 로비에서 환한 미소로 손님을 맞는 종업원들. 기꺼히 사진모델이 되어준다.
* 호텔 앞 노점상의 예쁜 인형들. 손으로 움직이는 인형이 특산품인 듯 하다.
* 다음 날 아침 거리의 모습. 아침식사를 거리에서 해결하는 사람들을 위한 노점상이 많았다.
* 이른 시간이라 아직은 텅빈 미용실 모습이 깨끗하다.
* 가장 보존이 잘 된 아메리카 대륙 원주민 도시로 꼽히는 멕시코 동쪽 50Km에 위치한 테오티와칸으로 이동해 아즈텍 문명의 유적인 해와 달의 피라미드 신전을 관람했다. 볕에 말린 벽돌과 흙으로 만들어졌고 그 위에 자갈과 돌이 덮고 있으며 밝은색의 치장 회반죽이 피라밋의 특이한 빛을 발한다.
* 자신을 '엄지'라고 소개한 현지 가이드 청년. 한창 설명중이다. 어찌된 정신이 들을 때 뿐이다. 인터넷에서 다시 찾아보면 되는 일이지만, 전체적으로 숙연해지는 거대한 신비감을 느낄 수 있었다.
* 유적지에서 토산품을 파는 아저씨들. 신의 형상을 한 멋진 오카리나 한 쌍을 거금 주고 샀는데,
맙소사! 트렁크를 어찌나 내던졌는지 몇 동강이 나버렸다. 문화재 복원기술을 배우는 아들에게 수선을 맡기면 될려나?
에그, 아들 아니면 내버려야 할 판이다.
* 돌건축들이 아름다운 자연색의 조화를 느끼게 한다.
* 선인장 염료로 자연 염색을 보여주는 할아버지. 뜨거운 햇볕에서 여행객들 상대로 장사하시는데,
아니 모두 그냥 지나가면 어쩌나? 나래도 엽서 한 질 팔아드려야겠네...
* 즐비한 토산품 가계. 특이한 물건들이 무진장 널려있다.
* 이 높은 망대는 뭘 하는건지 물어볼 새도 없이 지나쳤다. 어찌나 빨리 옮겨가는지, 설명 듣고 사진 찍기가 숨이 찰 지경이다.
* 달의 피라밋. 해의 피라밋보다 높은 지역에 있어 오르면 사방이 한 눈에 들어온다.
* 돌틈새를 비집고 자리잡은 예쁜 꽃들, 그 놀라운 생명력이라니...
* 붕괴를 막기 위해 사이 사이 뽀족뽀족한 돌이 튀어나오게 지은 건축양식이 독특하다.
* 2.5Km에 달하는 죽음의 길은 테오티와칸을 두 개로 확연히 구분짓는다. 피라미드는 이 길을 중심으로 양쪽에 건설되었다. 전체적인 도시 윤곽이 이 길을 시작으로 설계되었단다.
* 돌색의 조화가 무척 아름답다.
* 이 구멍 속에 있는 푸른 보석들은 침략전쟁시 스페인 사람들이 모두 빼갔단다.
* 한 가운데 앉은 서양 사람. 태양의 정기를 받겠다고 다른 사람 시선 아랑곳 없이 턱 버티고 앉았다.
* 인간의 부귀영화가 다 무슨 소용이던가? 이렇게 소멸의 아름다움을 남기고 사라질 뿐이다.
* 점심 먹으러 들어간 식당. 어디 가나 원주민으로 구성된 악단이 경쾌하면서도 서글픈 멜로디를 연주한다.
* 우리가 타고 다니던 대형버스. 현지가이드까지 30여명의 대그룹이 이동을 했다.
* 이 버들강아지풀, 생긴 건 우리나라 것과 같은데 크기는 두세 배 더 크다.
* 이 선인장 열매는 식용으로 먹는단다.
* 민속공예품 파는 곳에서 공예과정을 보여준다. 정말 아름답고 독특해 하나 사고 싶지만 들어보니 그 무게가 엄청나 도저히 살 엄두가 안 난다.
* 멕시코의 대표적인 차인 치차.(맞나? 맛은 보았는데 이름이 알쏭달쏭!) 소금을 조금 집어먹고 마신 후 작은 열매즙으로 마무리를 하는데, 맛이 묘한 게 취하는 듯 하다.
* 정원에서는 이용 용도가 다양한 거대한 선인장을 잘라 설명하는 멕시코 아저씨. 껍질을 얇게 벗겨 글씨를 써보니 이게 종이보다 더 낫지 않은가! 또 가운데는 꿀물이 고여 마실 수 있고 선인장 끝부분 단단한 침은 바늘로도 쓴다나...
* 이정도 단단하기면 충분히 송곳의 역활을 할 만하다.
* 버스를 달리며 차창밖으로 찍은 사진. 한 장 건지기가 얼마나 힘든지... 셔터 누르려면 벌써 지나쳐버린다.
* 어디로 가는 걸까? 생소한 지명은 들을 때뿐 금새 잊어버린다. 과달루페 사원으로 가는 건가?
* 강제로 뿌리를 내린 카톨릭이 가는 곳마다 그 영향을 느끼게 한다.
* 푸른 옷을 걸친 성모 마리아의 기적을 숭배하는 신자들로 가득하다.
* 토착민을 전도하기 위해 이 성자는 흑인의 모습을 하고 있다. 원시신앙의 잔재를 그대로 드러낸다.
* 이 성당의 건축이 아름답다. 점령자들은 곳곳에 아름다운 성당을 지어 병주고 약주는 통치를 했다.
* 광장 안에 텐트를 친 장이 섰다.
* 고단한 하루를 쉬어야 하는 밤시간. 몇몇이 멕시코 밤문화를 즐기려 시내로 나왔다. 광장에는 군데군데 그룹진 악단들이 음악을 연주하고 무리져 가무를 즐기는 모습이 흥겹고 정다워보였다.
* 가볍게 한 잔하며 쇼를 볼 수있는 까페에 들어갔다. 이 여자 가수의 톤 굵은 저음이 죽인다. 가수들이 퇴장하고 손님 중 몇몇이 나와 멋진 춤을 춘다. 우리도 질세라 남자분 춤을 신청하고, 분위기가 분위기인지라 무조건 나가 함께 어울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 돌아오는 길에 광장에서 외국인들과 함께 어울려 가무를 즐길 수 있었다. 참 경쾌한 사람들이다.
* 다음날 아침, 출근길에 멋쟁이 신사분 느긋하게 앉아 구두를 닦으며 신문을 읽는다.
* 뭔가 팔아보겠다고 거리 장사에 끼어든 꼬마 아가씨.
* 이 작은 폭스바겐 차가 많았는데, 이 차가 멕시코를 마지막으로 생산이 중단된 것이라고 한다.
* 가이드들이 묻지 말아야 할 것 중에 첫째로 꼽는 게 '이 나무 이름이 뭐예요?' 란다. 이름은 알 수 없지만 예쁜 꽃나무들이 가는 곳마다 많았다.
* 소깔로 광장의 대성당.
* 성당안 측면으로 고해성사를 하는 듯 만들어진 곳인데 전면개방이 돼있네, 암튼 고해성사는 심리치료로 그만이었을 것이다.
* 대통령 궁.
* 대통령 궁안에 그려진 디아고 리베라의 벽화는 멕시코의 역사를 생생히 담고 있다. 색과 형태가 너무도 생생하다. 찬찬히 음미해볼 시간이 있으면 참 흥미로웠을텐데... 그는 같은 화가인 프리다 칼로의 남편이다. 영화 '프리다 칼로'는 그 두 사람의 일생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 견학온 귀여운 어린이들. 선생님 설명보다 관광객 구경이 더 신기하다.ㅎ
* 인류학 박물관. 카메라 건전지가 드디어 떨어지고 디옵터를 준비하지 못해 전날 충전하지 못했다. 결국 책을 한 권 사오는 것으로 대신했는데, 8 관이나 되는 이곳에서 마야, 잉카문명 2곳 정도 보고 나오기에는 너무도 아쉬운 훌륭한 곳이었다. 구경하면서 짬짬히 쉴 수있는 아름다운 정원도 각 관마다 있었는데... 시간이 아쉽다. 언제 또 오겠는가!
* 나오는데 원주민 전통 복장을 한 인디오(책에서 읽으니 인디오라는 말은 "니그로"나 '조센징'처럼 비하하는 의미가 있단다.나는 이 단어가 주는 어감이 좋은데, 쓰지 말아야겠다)들이 막 춤판을 벌이는데, 공항가는 길이 밀리면 큰일이라며 빨리 차를 타란다. 신나는 놀이판을 그냥 지나쳐야 하다니 이거야 원!
* 어쨌든 예약된 식당에서 제시간에 또 먹어야 다음 일정을 진행할테니... 항공편으로 칸쿤에 왔다.
* 오늘은 자유시간이란다. 선택 옵션을 거절하고 모두 함께 유명한 '여인의 섬'으로 떠나기 위해 아침 일찍 부두로 향했다. 영어를 잘 하는 염선생님 고마워요!
* 이 섬에 도착한 서양인이 처음 본 작은 원주민 여인들이 인상적이었는지 이 섬을 '여인의 섬'이라 이름 붙였단다.
바닥에 석회암이 많아 물색깔이 맑고 고운 하늘색 바다는 정말 아름다웠다.
* 카리브 해. 날씨도 쾌청하여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 배를 타고 가는 동안 힘 좋은 멕시코 여인 계속 큰 소리로 안내방송하는데, 이건 인내심을 요할 정도이다.
배안에서 제공되는 간식과 음료수는 모두 배삯에 포함됐단다. 그러니 몇 잔인지 셀 수없을 만큼 많이 마신 일행들
배탈나지 않았는지 몰라...
* 드디어 섬에 도착하여 골프카를 타고 섬을 한바퀴 돌기로 했는데, 햇볕이 장난 아니게 강렬했다. 나보고 운전을 하라고 해서 사진은 못 찍었지만 재미있었다. 쌩쌩 달리고 싶은데, 이게 줄서서 가는 단체행렬이라 영 속도를 낼 수 없었다.
* 에게! 돌고래와 헤엄치는 장소가 콧구멍만 하네! 사람이 많아 구경하기를 포기했다.
* 사진 찍는 나를 보고 이 당당한 여인 특이하게 생긴 바다고둥을 쳐들어보이며 포즈를 취해준다.
* 해변모래사장에서 배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멕시코인들이 놀이를 벌인다. 이것도 배삯에 포함된 건지 아이들에게 모래성 쌓기 경연대회를 하고 애어른이 함께 줄다리기도 했다. 우연찮게 내가 심사를 하게 되어 유적지 신전을 만든 소년의 작품을 뽑아주고, 그들과 함께 어우러져 줄다리기도 했다. 장애물 달리기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는데, 덕분에 잠깐 놀고 얼굴이 새빨갛게 익었다. 그래도 시원한 맥주나 콜라 한 잔의 상큼함까지 생각잖았던 즐거움이었다.
이렇게 열심히 작업한 예쁜 소녀의 작품을 뽑아주지 못해 대신 사진을 찍어 보여주었더니 좋아했다.
* 최우수작인 소년에게 상품으로 준, 인형에게나 입혀야 할 앙증맞은 흰셔츠.
* 아까 모래사장에서 목이 터져라 진행을 맡았던 키 작은 정력맨, 아니 지치지도 않았는지 돌아오는 배 안에서 또 사회를 보느라 땀을 뻘뻘 흘린다. 아예 얼굴이 익어서 바베큐가 될 지경이다. 배 이층에 있던 우리는 또 한 번 즐거운 시간에 빠져들었는데, 아니 염선생님 그 기막힌 쇼를 한 장도 찍지 못했다. 에그, 웬수같은 밧데리! 그 곳에 있던 모든 사람이 코리아를 외치며 환호할 정도였는데, 정말 아쉽다. 모두 나와 줄을 맞춰 춤을 추는 광경은 인종과 국적을 초월하는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서비스 정신 이 정도는 되어야 손님을 감동시킬 수 있으리라. 배에서 내릴 때 그들은 정중하게 모자를 내밀고 우리는 기꺼히 팁을 주었다.
* 숙소인 호텔의 식당 뒷쪽은 고기들이 헤엄치는 바다와 연결되어, 조용한 아침 차분히 사색에 잠길 수 있게 했다.
* 저녁식사를 하는 동안 무대에서는 흥겨운 가무가 펼쳐진다.
* 나무로 만든 예쁜 아이디어 접시들. 평면에서 입체까지 그 모양이 유동적이다.
* 다음날 아침 치첸이사로 이동 꾸꿀칸 신전을 관람. 빛과 그림자의 91계단의 신전이다. 피라밋 안에는 붉은 제규아상이 있는데 그 당시 신성시한 동물이라고 한다. 자연염료로 채색되고 초록색 비취알로 장식되었다며 가이드가 조그만 사진으로 보여준다. 물론 들어갈 수 없었으니까...
* 경기하는 모습들이 새겨진 벽.
* 종교의식을 행하던 이곳에서 귀족의 자제들이 경기를 하였는데, 이기는 팀의 주장이 제물로 바쳐졌고
그들은 이를 가문의 명예로 여겼다고 한다. 실은 싹수있는 존재를 미리 제거하는 왕의 권력보호를 위한
교묘한 음모였다고 볼 수 있겠다. 이곳에서 손뼉을 치면 새소리가 메아리친다고 하니 수많은 관중이
박수를 쳤을 때 그 음향효과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 용맹스런 희생자들의 모습을 조각한 것이란다.
* '성스러운 우물'로 가는 숲길이 아름답다. 근데 이게 뭐라고 설명은 들었는데, 도무지 생각이 나질 않는다. 그때 썼던 돌들을 복원하지 못하고 이렇게 쌓아놓았다고 했던가? (에그, 블러그 본 선생님 왈, 흩어져 널려있던 남근석을 모아 놓은 것이라고 하네!)
* '차기'신의 집이라 하여 가뭄이나 천재지변시 아리따운 처녀를 제물로 바친 샘이다. 에드워드 톰슨이라는 미국인이 천신만고끝에 밀림 속에서 이 샘을 발견했지만 당국은 국보를 훔쳤다며 어마어마한 보상금을 내놓으라 하여, 발굴과정에서 병신이 된 채 그만 줄행랑을 놓고 다시는 멕시코 땅을 밟지 않았다고 한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이 으시시한 샘은 그래도 멋진 광경을 연출해 일행이 떠나갔지만 잠시 앉아 휴식을 취했다.
* 칸쿤에서의 이 가이드 아가씨는 좀 어리고 경험이 적은 탓에 미숙함을 느끼게 했다. 옛날식 사우나탕 자리는 돌을 달구어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방울로 수증기를 내어 처녀들을 목욕시켜 제물로 바쳤다고 한다.
* 이건 또 뭐꼬? 생각이 나질 않네! (귀족과 하천민들의 구역표시라고 일러주시네...)
* 인신공양을 하던 신전. 이 신전에서 제사 지낸 후 제물의 심장과 인육을 성스럽게 여겨 나누어 먹었다고 한다. 마치 기독교나 카톨릭에서 포도주와 빵을 예수의 피와 살이라 상징하듯이... 다만 문화적 관습의 차이일 뿐 그 의미는 다를 게 없다.
* 전사자들을 기념하는 천(?) 개의 기둥들.
* 일년에 두 번 춘·추분시 그림자가 뱀의 형상을 나타내 많은 관광객이 모인다고 한다. 야, 이 꼬마 모자 한번 대단하네!
* 이 계단을 오르던 한 여성이 낙상하는 사고가 있은 후 오르지 못하게 한단다.
* 이제 칸쿤으로 돌아가 공항에서 쿠바 가는 비행기를 타야 한다. 팔자좋은 사람들이 제 돈 주고 사서 고생하는 여행은 그래서 고급놀이라면 놀이이다. 내 나라와 다른 문화적 체험과 함께 낯선 많은 사람들과 적응해야하는 모험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늘 떠나고 싶어한다. 그 이유는 반복되는 일상에서 이탈하고 싶기 때문이다. 익숙함에 길들어질수록 새로움을 동경하고 제 자리를 벗어나고 싶은 야릇한 충동을 느낀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크게 달라지는 것도 없는 일이다. 그저 약간의 인식 변화를 가져올 뿐이다. 그러나 지나고 나서 보면 참 즐거웠다는 생각이 들고 또 다시 떠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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