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남일보(대구)에 연재되는 황안웅 교수님의 글입니다. 2008. 1. 7 (월)
말과 글을 쓰면서
인간이 이 세상에 맨 처음 태어나면서 지르는 것이 '소리'다. 아마 태중에 들어서의 환경과 바깥 환경이 전혀 다르다는 점에서 어쩔 수 없이 내지르는 것이 '소리'이기 때문에 이 '소리'를 고고성(呱呱聲)이라 하는데 이는 곧 본능에 근거한 생존의 한 몸짓이다. 급기야 밥을 먹게 되면서 '말'을 배우게 되는데 이 때부터 '말'이란 죽을 때까지 '약속된 소리'일 뿐이다. 그렇기로 '말'에는 약속으로서의 '뜻'이 있다. 인간이 공통적으로 익히는 말은 누구나 다 '엄마'다. 가장 가까운 사이가 엄마이기 때문이다. 그 다음이 자신으로 되돌아가 '눈, 귀, 코, 입'이며, 그리고 나서야 '산, 내, 해, 달, 구름'들이다. 급기야 '글'을 익히게 되는데 이는 곧 '소리'나 '말'이 아무래도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을수 없는 제한적 조건을 벗어나기 위한 것이지만 그 본질은 '그림'에 근거한 것이다. '글' 속에는 반드시 '소리(音)'와 '말(義)'과 그리고 '그림(形)'과 같은 3요소가 녹아져 있다. 인간은 글을 배움으로부터 철이 드는 교육과정에 들고, 역사는 기록 이전과 이후로 구분지어 기록 이후의 시대를 본격적인 역사시대라고 규정짓고 있지 않은가. 누구나 물을 마시지만 근원을 알고 마셔야 하듯 기왕 말과 글을 쓰자면 하나라도 그 근원을 제대로 알고 쓰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이런 뜻에서 '<역> 계사'에서 '글로는 말을 다하지 못하고, 말로는 뜻을 다하지 못한다. (書不言盡, 言不意盡)'는 공자의 말씀은 보여주는 바가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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