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글

(14) 手 (손 수)

나무^^ 2008. 3. 13. 14:34
                             吾超 황안웅 선생의  말과 글 (14)                                                      

                                                                                  2008. 2. 21 (목) 영남일보

                 (손 수 ; 손목에 다섯 손가락이 있는 모양)

                         

               ‘손’에 관한 글자는 많다.

                가장 일반적으로 ‘손’은 손등에 다섯 손가락을 그대로 본 뜬 ‘手’(손 수)가 있고,

                손을 불끈 쥐었을 때의 모양을 본 뜬 ‘拳’(주먹 권)이 있으며,

                손을 활짝 폈을 때를 말하는 ‘掌’(손바닥 장)등이 있다.

                이외에도 ‘旨’(맛 지)에 손을 붙여 ‘指’(손가락)를 만들었으니 이는 손맛을 내는 것도 손가락이요,

                찍어 먹어 보는 것도 손가락이기 때문에 그렇게 만든 것이다.

 

                아주 옛날에는 손과 발을 구분하지 않고 하나같이 ‘발’이라 불렀다.

                그 실례로 손으로 가늠하는 새끼줄을 두고 한 발, 두 발 하는 말을 오늘날까지 사용하고 있음에서 알 수 있다.

                물론 짐승에 있어서는 손과 발의 구분이 그리 명백하지 않다.

                그러나 사람에게 있어서만은 손과 발의 역할이 엄연히 다르다.

                발은 땅(현실)위에 붙이고 살아가야 하고 손은 무엇인가를 손써서 만들어 가야 살아갈 수 있다.

 

                만약 손써 나아가야 할 것이 손에서 벗어나면 그 무엇인가를 이룰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失’(잃을 실)이란 곧 ‘손에서 벗어난 상태’를 뜻하는 글자다.

                손안에서 손써서 만들어지면 그런대로 넘어가지만 일단 손안을 벗어나 뜻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을

               ‘失手’(실수)라고 한다. 그리고 손에 붙은 손가락으로 숫자를 헤아리기 때문에

               ‘手’와 ‘數’(헤아릴 수)는 똑같은 의미의 ‘수’다.

 

                이 ‘수’라는 말이 우리 말속에 깊숙이 스며들어있다.

                즉 어떤 것을 얻을 수 있다. 무엇을 알 수 있다, 시험에 합격할 수 있다는 등의 말에서

               ‘수’는 곧 ‘손써서 이루는 방법’이나 ‘헤아려 얻을 길’을 뜻하기 때문에 ‘手’나 ‘數’와 무관하지 않다.

                이는 손을 잘 써서 실수(失手)만 없으면 얻을 수(손안에 넣을 手) 있다는 말이다.

                열심히 노력하여 무난히 합격할 점수(點數)만 얻으면 합격할 수(합격자 수안 에 들 數 )있으며,

                호랑이가 물어가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모진 호랑이에게서 벗어날 수(호랑이를 失手시킬 手)도 있기 때문에

                이 ‘수’를 잘 써나가면 무엇이든지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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