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2. 18 (월) 영남일보
齒 (이빨 치 ; 입속에 이빨이 든 모양)
입속에 발이 있다면 누구나 놀랄 것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이빨’이다.
위아래 턱의 입 몸에 촘촘히 박혀 말을 하거나 음식을 씹거나 때때로 움직이는 양이 마치 두발이 서로
맞아 걷는 것 같아 ‘입속의 발’을 줄여 ‘이빨’이라 하였다.
이빨은 대략 세 가지가 있다. 제일 중간에 있으면서 음식을 잘라내는 ‘齒’(이빨 치),
잘라낸 음식을 삼키기에 앞서 몽글게 갈아 재끼는 ‘牙’(어금니 아),
사람을 비롯한 잡식동물에서는 퇴화되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지만 먹이를 사냥하는 맹수류에게는
감춰진 무기로서의 ‘송곳 이’가 사나운 발톱과 더불어 특이하다.
그래서 앞 이빨을 나타내는 ‘齒’는 입속에 촘촘히 위아래로 박힌 이빨 모양에다가 ‘치-’하는 소리를 낼 때
보인다는 뜻에서 ‘止’를 덧붙여 만든 글자다.
이에 반하여 ‘牙’는 입 몸속에 두 가닥 뿌리를 굳게 박고 있는 어금니 자체의 모양을 본 뜬 글자임과
동시에 다만 ‘아-’하고 입을 벌려야 비로소 보이는 큰 이빨이라는 소리까지 감안하여
‘어금니 아’(牙)라고 한 것이다.
입속의 발을 두고 ‘이빨’이라 한다면 ‘입속의 손’은 무엇인가?
아마도 ‘혀’가 곧 입속의 손이라 보아도 무리가 없을 성 싶다.
왜냐하면 혀는 음식의 맛을 더듬어 감별하기도 하고, 마음 속에 있는 뜻을 밖으로 손써 내보내기도 하며,
마땅치 않을 때는 손을 내둘러 제지하듯 혀를 내둘러 보인다.
또 조금 언짢을 때는 손을 내려버리듯 혀를 차기 마련이다.
그렇기로 입안의 혀는 입 밖의 손과 그 하는 일이 비슷하다.
이빨은 어떤 이빨이든 출생 직후에는 없다가 얼마 후에 ‘젖 이’(乳齒)가 나고,
이 젖 이가 빠지면서 ‘영구 치’가 나며, 같은 이빨이라도 시간을 두고 굵은 어금니는 맨 나중에 난다.
특히 짐승의 경우 이빨을 보고 나이를 알아차리기 때문에 ‘齡’(나이 령)이라 했다.
이는 이빨로 나이를 미루어 부림의 여부를 명령(결정)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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