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글

(22) 爪 (손톱 조)

나무^^ 2008. 4. 16. 14:55

                              吾超 황안웅 선생의  말과 글 (22)                                                       

                                                                                        2008. 3. 20 (목) 영남일보

 

              爪  (손톱 조 ; 손 등에서 보이는 손톱의 모양 )

 

                  손등을 보이면 반드시 나타나는 것이 바로 ‘손톱’이므로 이 손톱을 ‘爪’(손톱 조)라 하였다.

                  이에 반해 손안에 뭔가 꼭 쥐고 있는 모양을 본 떠 ‘尹’(맏 윤; 맏아들은 부모의 재산을 한 손에 쥐고 있었음)

                  이라 하였다.

 

                  그리고 이 두 글자를 상하로 붙여 ‘다투다’는 뜻으로 ‘爭’(다툴 쟁)이라 하였다.

                  싸움이란 쥔 자와 쥐지 못한 자 사이에서 벌어질 수밖에 없는 당연한 일이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사람과 사람, 또는 집단과 집단 사이에서 벌어지는 싸움의 원인을 가장 극명하게 밝힌 글자이다.

 

                  하늘이 내려 주신 만큼 욕심 부리지 않고 그대로 받아 살면 서로 싸우지 않고 평화롭게 잘 살 수 있지만,

                  받은 것 이상으로 마음껏 채우려 들기 때문에 하늘이 주신 그 命(목숨 명)을 저버리고 평화를 해치는 것이다.

                  즉 내려 주신 그 만큼을 나타내는 ‘爪’에 고스란히 받는 손을 나타낸 ‘又’(손의 모양)를 상하로 짝지어

                  ‘受’(받을 수)라 하였다. 여기서 ‘받다’는 뜻은 ‘천명’(天命)을 받았다는 뜻이다.

 

                   옛 말씀에 “온갖 일이 이미 분수 지어져 있는데도 뜬 삶을 사는 이들은 헛되이 스스로 바쁘다.”

                  (萬事分已定, 浮生空自忙)<명심보감>고 하였다.

                   또 “죽고 사는 일은 명에 달려 있고, 부하거나 귀한 일은 하늘에 달려 있다.”(死生由命 富貴在天)라고 하였다.

                   서양식 표현으로 하면 인간은 어디까지나 ‘던져진 존재’<하이데카>라는 말이다.

 

                   온갖 일들이 누구 마음대로 흘러가는 것인가?

                   타고난 제 성정(性情)대로 일이 꾸며지고 그 타고난 성정대로 일이 굴러가는 것인데

                   그 성정은 어디에서 받아진 것이냐고 물었을 때, 가장 알맞은 답은 “하늘에서 명해온 것을 성이라 한다.”

                   (天命之謂性)<중용>는 말이다.

 

                   또 여기에서 정이란 곧 자신의 성에서 사물을 향해 우러난 물정(物情)일 뿐이니

                   본디 착하게 부여받은 성정을 고스란히 지켜 나가기 위해 노력하면 별다른 병통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실패의 주된 원인은 부여받은 성정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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