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글

(24) 歺 (뼈 발라낼 알)

나무^^ 2008. 4. 25. 15:33
                    吾超 황안웅 선생의  말과 글 (24)                                                      

                                                                                    2008. 3. 27 (목) 영남일보

 

               歺  (나머지 알 ; 살만 놔두고 뼈를 발라낸 모양 )

 

                  몸은 크게 뼈와 살로 구성돼 있다.

                  먼저 살코기를 쓰기 위해서는 가죽을 벗긴 뒤 뼈를 발라내야 한다.

                  이런 뜻에서 肉(고기 육)에서 入(들 입)을 거꾸로 쓰면 되는 것이 아니라

                 '내 본다'는 뜻이 되어 이를 '뼈 발라낼 알'(歺)이라 했다.

 

                  또 '달걀'은 닭이 낳은 알을 일컫는 말로 그 알속에는 전혀 뼈가 없기 때문에 '알'이라 한다.

                  빚이 전혀 없어 살림이 꽉찬 부자를 '알부자'라 하고, 뼈다귀처럼 쓸모없는 것이 없고

                  진실만으로 가득한 사랑을 '알토란(土卵)같은 사랑'이라 한다.

                  이처럼 알이란 껍데기만 벗기고 나면 속이 꽉 찬 것을 형용한다.

                  따라서 속이 꽉 찬 것을 '알'이라 하는 그 어원 또한 '뼈 발라낼 알'에서 유래된 것이다.

 

                  한편 전쟁 중에 다 죽고 남은 군사를 '패잔병'(敗殘兵)이라 한다.

                  물건 값을 치르고난 나머지를 일러 '잔액'(殘額)이라 한다.

                  여기에서 '뼈 발라낼 알' 옆에 붙은 글자는 戈(창 과)와 戈가 서로 대질려 줄어들었다는 뜻으로

                 '작다' 또는 '적다'는 말이다.

                  그래서 대부분 많은 물건값을 치르고 난 나머지 조금 남은 돈을 '잔액'이라 하고,

                  싸우다 죽지 못하고 겨우 살아남은 자들을 '패잔병'이라 이른 것이다.

 

                  겨우내 내린 눈이 봄이 되었어도 녹지 않고 그대로 응달에 남아 있는 눈을 잔설(殘雪)이라 한다.

                  늙었어도 아직 죽지 않고 남은 삶을 두고 잔년(殘年)이라 한다.

                  그렇다면 그 조금 남은 나머지까지도 없어지고 말면 어떻게 되는 것인가?

                  거죽 살만 남고 뼈는 삭아 변화되고야 마는 것이 곧 '死'(죽을 사)인 것이다.

                  그렇듯 한 생명의 마감도 곧 기(氣)가 빠져 살에 주름이 지는 것과 동시에

                  뼈가 제 기능을 잃어 급기야 살을 거느리지 못해 뼈(양)와 살(음)이 분리되는 것이다.

'말과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26) 과 (바를 과)  (0) 2008.05.07
(25) 肉 (고기 육)  (0) 2008.04.29
(23) 骨 (뼈 골)  (0) 2008.04.21
(22) 爪 (손톱 조)  (0) 2008.04.16
(21) 交 (사귈 교)  (0) 2008.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