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글

(25) 肉 (고기 육)

나무^^ 2008. 4. 29. 15:27
                       吾超 황안웅 선생의  말과 글 (25)                                                      

                                                                                    2008. 3. 31 (월) 영남일보  

                    肉  (고기 육 ; 살이 막으로 구분된 모양 )

 

          몸에서의 '살'은 가죽과 뼈 사이에 들어 몸을 지탱시키는 중요한 요소로, 뼈를 양이라 보면 살은 음이다.

          따라서 음양의 모임을 '몸'이라 할 때에 자연으로 비유하자면 단단한 뼈는 곧 산과 같고 부드러운 살은 물과 같은 것이다.

          우리의 몸을 그림으로 비유하면 산과 물이 알맞게 조화를 이룬 산수화(山水畵)와도 같은 것이다.

 

          옛말에 "호랑이를 그릴 때 겉으로 드러난 가죽은 그릴 수 있으나 속에 든 뼈를 그릴 수 없다" (畵虎畵皮難畵骨)고 했다.

          호랑이다운 호랑이 그림을 그리려면 가죽 속에 갊아 있는 그 뼈를 잘 알아야

          바람을 따라 움직이는 호랑이의 기상을 제대로 그릴 수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살은 그저 가죽 속에 든 것 뿐만이 아니라, 뼈에 달라붙은 것 또한 '살'이기 때문이다.

          뼈에도 마디가 뚜렷하듯 살도 그저 살이 아니라 나름대로 뼈를 감싸고도 남을 만한 까닭이 있다.

 

          즉 살은 반드시 한 덩어리 한 덩어리가 꺼풀로 싸여 옆옆이 뼈를 감싸고 있다.

          그래서 살에는 순 살과 살과는 전혀 다른 '肉'이 아닌 '膜'(꺼풀 막)이 있다.

          이처럼 뼈대에 꺼풀이 싸인 살덩어리의 모양을 그대로 본뜬 모양이 곧 '肉'이다.

          똑같은 산이라 할지라도 거의 바위가 드러난 골산(骨山)이 있는가 하면,

          흙에 뿌리박은 나무가 울창한 육산(肉山)이 있다.

 

          사람도 두 가지 체질이 있다. 대개의 경우 깡마른 것처럼 보이는 골체(骨體)가 있고,

          비록 뼈는 약하나 살이 풍성해 그럴싸하게 보이는 육체(肉體)가 있다. 그러나 둘 다 바람직한 체질은 아니다.

          전자는 금강산을 대하는 것 같아 '빼어나기는 하나 장엄하다 이를 수는 없다. (秀而不壯)'고 하고,

          후자는 지리산을 보는 것 같아 '비록 장엄하기는 하나 빼어나지 못하다. (壯而不秀)'고 한다.

          흔히 말하는 '통뼈'에 살이 뚜렷할 때 '秀而且壯(수이차장)'한 몸매라 말할 수 있다.

 

 

 

'말과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27) 皮 (가죽 피)  (0) 2008.06.06
(26) 과 (바를 과)  (0) 2008.05.07
(24) 歺 (뼈 발라낼 알)  (0) 2008.04.25
(23) 骨 (뼈 골)  (0) 2008.04.21
(22) 爪 (손톱 조)  (0) 2008.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