吾超 황안웅 선생의 말과 글 (28)
2008. 4. 21 (월) 영남일보
眉 (눈섭 미 ; 눈 위에 눈섭이 둘어진 모양)
눈(目) 위에 둘러쳐진 섭을 일러 '眉'(눈썹 미)라 한다.
눈썹은 눈과 더불어 얼굴 전체의 생김을 좌우하기 때문에 개개인의 인상을 가늠하는 데에도 중요한 몫을 차지한다.
그래서 '이마'(題)와 '눈'(目)을 짝지어 '제목'이라 말하기도 하고, "북한산과 한강은 서울의 眉目이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흔히 얼굴을 가늠하는 관상가들은 사물을 보고 판단하는 눈을 '감독관'(監督官)이라 하고,
눈 위에 붙은 눈썹을 '보수관'(保壽官)이라 해 눈썹이 나고, 또 눈썹이 변하는 상태에 따라
그 사람의 수명을 가늠할 수 있다고 했다.
그 까닭은 감정의 높낮이가 많은 사람은 아무래도 오래 살 수 없고,
그 높낮이가 적은 사람은 천명을 다 누릴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 한 예로 지나친 노여움을 지니면 눈이 커지고, 반면 잘못을 진실로 뉘우치는 사람은 눈을 지그시 감게 마련이다.
그런데 눈썹은 바로 눈을 보호하는 둥근 뼈에 자리하고 있는데 이 뼈를 일러 눈을 감싸는(輔) 뼈(骨)라 하여
일명 '輔骨(보골)'이라 한다. 그렇다면 노여움이나 잘못이 많은 사람은 이 '輔骨'위의 눈썹이 성할 수 없을 것이요,
성하지 못하면 눈썹이 자주 빠져 정상을 벗어날 것이다.
수명의 장단은 뭐니뭐니 해도 감정의 여하에 있는 것이다.
오래도록 평상심을 여의지 않는 자는 오래 살 것이고, 감정의 높낮이가 많은 사람은 그만큼 수명이 짧을 것은
명확한 일이다.
그래서 그림 속에 나타난 신선의 눈썹은 굵고도 길고, 여느 사람도 굵은 눈썹이 쭉 뻗혀 있으면 자랑삼아 아끼는 까닭도
바로 이 때문이다.
옛 사람 다섯 형제 중 흰 눈썹이 쭉 뻗친 그 중 한 사람을 두고 '白眉'라 하여,
같은 무리 중에서도 뛰어난 자를 일러 '白眉'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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