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글

(27) 皮 (가죽 피)

나무^^ 2008. 6. 6. 20:02
                            吾超 황안웅 선생의  말과 글 (27)                                                      

                                                                                     2008. 4. 14 (월) 영남일보          

        皮  (가죽 피 ; 살과 가죽을 손써 분리한 모양)

            

                  고기 살과 가죽 이 두 가지를 손써 분리시켜낸 모양을 '皮'(가죽 피)라 한다.

                  사람들은 쓸모가 적은 가죽보다는 살을 좋아하기 때문에 살은 우선 이쪽으로 놓아두고

                  가죽은 저쪽으로 던져 준다는 뜻에서 '行'(간다는 뜻의 반쪽)에 '皮'를 붙여 '彼'(저 피)라 했다.

 

                  나를 우선 '이것'(此)이라 치면, 내가 아닌 남은 '저것'(彼)이며,

                  또 저것을 넘어선 그곳에는 '그것'(其)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나와 남 사이를 '彼此間'이라 하고, 피차에 벗어나는 것을 일러 '於中間'이라 한다.

                  그러나 이것과 저것은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이 아니고 알고 보면 절대불가분의 관계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속이 진실하면 반드시 밖으로 드러난다"(誠於中, 形於外)(중용)고 했다.

 

                  옛말에 "피곤이 쌓이면 수고로워지고, 수고로움이 쌓이면 병이 나는 법이다"(積疲成勞, 積勞成病)(황제내경)

                  라는 말도 바로 겉과 속이 다르지 않다는 말이다.

                  몸을 함부로 하여 쉬어야만 할 때가 되면 우선 가죽에 이상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안에 쌓아두어야 할 힘을 밖으로 불태우듯 태우고 보면 급기야 병에 이른다는 것이다.

                  따라서 가죽(疲)에 이상이 생기고, 지나치게 밖으로 힘(力)을 품어내는 것을 '疲勞(피로)'라 하며,

                  이 '피로'야말로 건강을 해치는 병의 근원이 된다는 말이다.

 

                 모든 일은 알맞게 다스려 나가는 것이 가장 옳은 것이다.

                 우선 건강을 지키며 삶을 살아가는 길도 다를 바 없다.

                 밖의 물질에만 치우치지 말고 정신을 찾는 일이 양생(養生)이며,

                 밖의 영양을 알맞게 취해 몸을 키우는 일이 섭생(攝生)이며,

                 사물로 향하는 지나친 욕심을 줄이는 일이 보생(保生)이다.

                 또 밖에서 쳐들어오려는 모든 잡균을 지키는 일이 위생(衛生)이다.

                 그러니 안팎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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