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글

(37) 頁 (머리 혈)

나무^^ 2008. 7. 13. 02:29
                            吾超 황안웅 선생의  말과 글 (37)                                                     

                                                                                    2008. 6. 23 (월) 영남일보

                血 (머리 혈 : 몸 위에 코와 이마를 붙여 머리라는 뜻의 글자)

 

     

                    머리를 나타내는 글자로 이미 '首'(머리 수)에 대하여 설명한 바 있다.

                   '코'(自)를 중심으로 그 위에 '이마'(一)가 있고, 그 이마 위에 머리털이 난 모양을 본뜬 '頁'(머리 혈)이 있다.

                   '몸'위에 얼굴의 중심이 되는'코'(自)가 있고, 그 위에 '이마'(一)가 있음을 본뜬 글자다.

                   '首'는 얼굴을 중심으로 한 정면의 모양을 본뜬 글자라 본다면,

                   '頁'은 몸의 위에 자리한 얼굴과 이마를 그려 측면의 모양을 나타낸 글자라 봄이 옳다.

                   '首'는 머리털 끝가지를 나타내 '으뜸' 또는 '꼭대기'라는 뜻이 두드러지며,

                   '頁'은 몸 위에 바쳐진 얼굴에는 눈,귀, 코, 입 등과 같은 일곱 구멍(穴)이 있다는 뜻을 강조한 글자이다.

                    그래서 반듯해야 할 머리가 기울어지게 되면 '傾'(기울 경)이 되어 정상을 잃었음을 나타낸 글자요,

                   ' '(고장날 탈)은 눈, 귀, 코, 입 등의 구멍새가 그 작용을 멈추게 되면 그야말로 '탈이 났다'고

                    여길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나아가 '이 세상에 어떤 것이 가장 큰 탈인가'라고 묻는다면

                    몸 전체가 받치고 있는 머리가 정상을 벗어나면 가장 큰 탈이라는 뜻이라고 이해해도 무리는 없다.

                    한 나라로 비유하자면 몸 전체는 분명 수많은 '백성'이며,

                    머리는 그 백성의 받듦을 받고 나라가 가야할 바람직한 길로 백성들을 인도해야 하는 이른바 통치자다.

                    그런데 머리는 모양으로서의 머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머리의 작용, 즉 눈, 귀, 코, 입 등이 제대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자칫 몸 전체가 받아들이려 들지 않는 것을 억지로 먹이려 들면 일단 입맛이 탈 난 것이요,

                    자신을 받들고 있는 몸 전체를 살피지 않거나 그들의 소리를 전혀 무시하려 들면 눈과 귀가 탈 난 것이며,

                    몸 전체가 싫어하는 냄새를 감지하지 못한다면 코가 탈 난 것이다.

                    여기에서 '탈'이란 곧 '벗어난 것'(脫)을 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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