吾超 황안웅 선생의 말과 글 (49)
2008. 9. 22 (월) 영남일보
正 (바를 정 : 하나의 목표를 향해 곧바로 나아감)
하나의 목표(一)를 향해 우왕좌왕하거나 갈팡질팡하지 않고 똑바로 나아가는 것(止)을 일러 '正'(바를 정)이라 했다. 나쁜 상대를 치려 나아가는 일을 '征'(칠 정)이라 하고, 병이 외곬로 진행되어가는 과정을 '症'(증세 증)이라 했다. '症'(증세 증)은 병의 원인이 안에서 밖으로 드러나는 과정을 말함이다. 이런 뜻에서 '正'은 '直'과도 통하는 글자다. 엄밀히 말하자면 '正'은 행동으로 옮겨 나가는 과정을, '直'(곧을 직)은 누가 보거나 보지 않거나 하나같이 옳다고 여기는 것을 말함이다. 전자는 실제 행동상의 문제를, 후자는 인식상의 문제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보는 것이 좁아 행동이 잘못되는 수도 있지만, 본대로 나아가지 않아서 잘못되는수가 오히려 많다. 즉 지(知)와 행(行) 사이가 일치되지 않기 때문에 옳은 뜻(正義)이 실종되게 마련인 경우가 허다하다. 소견은 멀쩡한데 그 멀쩡한 소견대로 옮겨지지 않는 것이 인간사회에서 정의가 실종되는 주요한 원인이다. 그러나 그런 대답을 서슴없이 내뱉은 자를 살펴보면 대답과는 전혀 다른 행동으로 나아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옳은 소견을 행동화시키지 못하는 반신불수(半身不隨) 환자일 뿐이다. (仁不遠矣, 我欲仁, 斯仁至矣)라고 했다. 힘써 끌어당기면 가까이 다가온다는 사실은 어김없는 진리인 것이다. 옳게 본대로 그대로 나아가는 것이 곧 바르고 곧은 일이다.
그러므로 '正'은 '曲'(굽을 곡)과 상대되는 말이고,
왜 사람들은 '正直'을 잃는 것인가? 자신이 아는 대로 나아간다면 정직을 잃지 않을 것이다.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이 옳으냐, 그르냐 하고 묻는다면 누구나 효도해야 한다고 대답할 것이다.
공자도 말하기를 "사랑이 멀지는 않다. 내 그 사랑을 실천하고자 마음만 먹으면 그 사랑이 나에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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