吾超 황안웅 선생의 말과 글 (61)
2008. 12. 15 (월) 영남일보
示 (보일 시 : 머리위 해· 달· 별의 화복을 보여줌) 큰 것 위에 작은 것이 올라 있음을 '二'라 해 '위'라는 뜻으로 썼다. 만물의 위에 해와 달과 별들이 만물을 향해 빛을 발하고, 인간들은 그 빛의 여하에 따라 '吉凶'(길흉)을 점칠 수 있다고 여겼다. 이에 나온 말이 '하늘에 총총한 별'(天森羅)들이 '땅위의 모든 물건'(地萬象)들의 길흉을 주관한다 여겨 '하늘의 별 숫자대로 지상의 만물이 그 생성과 소멸을 끊임없이 반복해 간다'(천문대성)고 하여 '森羅萬象'(삼라만상)이라 일러 왔다. 나머지 별들은 나름대로 해당 분야의 길흉을 보여주고 있다고 여겼다. 그래서 '二'(上)에 해와 달과 별들이 비치는 모양을 세로로 세 획을 내려 그어 '示'(보일 시)라 하여 천체가 만물의 길흉을 미리 보여준다는 점에서 '보이다'라고 했다. 때문에 이 '示'는 '일월성을 지닌 천상의 신'을, 나아가 하늘에 계신 신은 언제나 인간의 선악을 눈여겨보아 그에 걸맞은 길흉을 내린다고 여겨 '視'(볼 시)라 했다. 이런 배경에서 '하늘에 순응하는 자는 흥하고 하늘을 거역하는 자는 망한다'(順天者興 逆天者亡)(명심보감) 고 한 것이다. 하늘을 섬기는 도리로 '큰 술독에 가득 담긴 좋은 술'을 바치고 정성을 드리면 '福'(복)을 받지만, 좋은 고기는 먹어 치우고 정성도 없이 '앙상한 뼈'만을 바치고 빌면 반드시 '禍'(재앙)이 이른다고 했으니, 길흉화복의 주재자를 하늘(示)이라 믿어왔다. 처절하리만큼 큰 인간의 정성스러운 노력을 ' '라 했고, 이와 같은 예를 올리기 위해서는 '풍년'(豊 풍년 풍)을 향해 노력할 수 밖에 없고, 풍년이 되어 하늘에 풍성한 제물을 드리는 일이 곧 '禮'(예도 예)의 본디 뜻이었다.
가장 큰 별인 '해'는 '왕'의 길흉을 보여주고, '달'은 '왕비'와 '궁안'의 길흉을,
언제나 하늘을 표준삼아 선행을 닦아가며 저 '하늘의 신'에게까지 감동을 줄 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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