吾超 황안웅 선생의 말과 글 (63)
2008. 12. 29 (월) 영남일보
三 (석 삼 : 하늘 사람 그리고 땅 )
하나(一)가 짝을 찾아 둘(二)이 되고, 이 하나와 둘이 교합해 '셋(三)'을 낳는다. 맨 처음 하나를 궁이라 치면 하나의 짝이 되는 둘은 짝이다. 이 하나와 둘이 궁과 짝을 이루어 드디어 제삼의 '새끼'를 이루니 이 새끼가 장차 궁이 될 만한 것이면 궁짝궁이 되고 짝이 될 만한 것이면 궁짝짝이 된다. 그래서 생명을 지닌 모든 만물은 궁짝궁이 아니면 궁짝짝으로 개체를 이뤄간다. 그 원인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그 어떤 것(짝 口)이 궁짝을 이룬 그 위에 새로운 새끼(사이에 끼었다가 나온 것)로서의 어떤 것(口)이 합성된 것임을 나타낸 글이다. 성품이 각각 다른 까닭은 아버지와 어머니 간에 합성된 그 배합률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나'가 맨 처음이라면 '둘'은 그 하나의 짝이라는 뜻이니 말하자면 '하나의 둘레'(둘러리)라는 말이며, 여기에 '셋'이라는 말은 이 하나와 둘을 딛고 올라 '섰다'는 뜻일 수밖에 없다. 이런 면에서 '셋'은 생명을 지닌 모든 개체가 불어나는 기본적인 숫자이다. 아무리 많은 봉우리가 하나의 큰 산을 이루고 있을지라도 산은 그저 봉우리 셋을 본뜬 '山'(뫼 산)일 따름이며, 밤하늘을 밝게 비추는 저 수많은 별들도 '參'(별 삼)일 뿐이다. 하늘과 땅 사이에서 위로는 하늘을 우러러 한없는 이상을 지니며, 아래로는 땅을 굽어 살피며 현실을 개척해 갈 줄 아는 존재가 곧 사람인지라, 천지와 더불어 나란히 천지인삼재(天地人三才)라 하지 않았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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