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본· 감독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출연 배우 울리히 뮈헤, 세바스티안 코치, 마르티나 게덕
일요일 밤, 하나로 TV에서 예전에 놓쳤던 이 영화를 골라 볼 수 있었다.
1980년대 초 독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5년 전, 동독의 수많은 사람들이 당국의 감시를 당하던 때의 이야기이다.
한 극작가를 감시하라는 지시를 받고 그의 집에서의 모든 생활을 들여다보는 비밀경찰 게르트 비즐러,
그러나 그들의 삶은 비즐러의 인간다움을 자극하고 그는 무조건의 복종을 거부하고 이 영화를 감동으로 이끌어간다.
진정한 휴머니즘을 보여주는 감독의 세심한 연출이 돋보이는 영화였다.
마지막 장면의 '아름다운 영혼을 위한 소나타'라는 책을 집어들면서 '포장을 할까요?' 묻는 점원에게
'아니오. 나를 위한 책이오.' 미소짓는 비즐러의 모습은 군더더기라고는 없는 세련된 마무리로 깔끔함을 더했다.
육조단경 '문답공덕급서방상문'편에서 달마대사와 양무제의 이야기가 나온다.
'일생동안 절을 짓고 승려를 공양하고 보시를 베풀고 재회를 열었으니 얼마만큼의 공덕이 있겠는가?'
달마는 일언지하에 '전혀 공덕이 없다'고 답한다. 그러자 무제는 실망하여 달마를 딴나라로 추방했다.
이 이야기는 복을 바라고 하는 행위는 공덕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공덕은 자기 법신에게 있는 것이지,
복덕을 행하는 그것 속에는 없는 것이라는 가르침이다.
바라고 하지 않는 선한 행위, 이 영화가 감동적인 것은 바로 비즐러의 마음에서 우러난 타인에 대한 공평한 마음이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실망하거나 고통스러워함은 바로 무엇인가 댓가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러나 순수한 본성에서
우러난 선행은 댓가를 바라지 않는다. 이미 그 행위 자체로 기쁨과 보람을 얻기 때문이다.
부처님은 이러한 마음을 본성이라 했으며, 그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는 부처님의 마음인데,
다만 깨닫지 못하고 바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물질만능의 시대, 주고받음의 계산이 없이는 살 수 없는 삶에 길들다보니
우리는 점점 우리의 본성인 인간다움을 잃어가고 따라서 삶은 아름다움보다는 고통스러움이 많아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그렇지 않은 경우나 사람들을 볼 때 우리의 마음은 감동에 젖는다.
이 영화는 2006년 제 79회 외국어영화상 수상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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