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리 랑
조정래 作 해냄 출판사
12 권의 대하소설을 다 읽고 난 느낌은 한 마디로 쓰라린 민족의 수난에 가슴 저미는 아픔이었다.
작년에 '태백산맥'을 읽고 다시 이 책을 읽으면서 역사에 묻힌 수많은 우리 민족의 억울하고 한 맺힌
400만 생명의 죽음을 생생하게 보았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아야 할 책임에 분명하다.
작가는 이 두 장편소설을 15 년에 걸쳐 집필하면서 죽어간 원혼들을 달래고 진실을 우리에게 알려주었다.
'분단대립으로 반토막나고, 또 친일파에 의해서 의도적으로 차단시키고 망각을 조장한 식민지시대의
역사를 구체적이며 총체적으로 바로 알고, 우리 모두가 식민지 시대에 대해 가지고 있는 굴복감과 패배감,
수치심을 진실한 역사 사실을 통해 우리의 식민지 시대는 저항과 투쟁과 승리의 역사였음을 확인시키고,
우리 모두에게 상실되어 있는 민족적 긍지감과 자긍심, 자존심을 회복하게 하려는 것이었다.'고 작가는 후기에
밝히고 있다. 작가는 세계 여러 곳을 다니며 취재하고 자료를 수집하면서 계속 확인한 것이 우리 민족의
우수성이였다고 말한다.
세계제2차 대전의 종말과 함께 해방을 맞았지만, 자칫 사라질 뻔한 위기를 모면한 것은 연합군의 힘
때문만은 아니였음을, 수없이 죽어간 민족의 독립혼들이 있었기에 하늘도 감복해 마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천민자본주의와 맞불려 청산되지 못한 역사의 범법자들의 어어진 권력은 그러한 쓰라린 역사를
바로 잡을 수 없는 채 진통에 진통을 거듭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적어도 진실을 바로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또다시 어떤 형태로든 수난이 되풀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는 지나간 시간들을 알아야 하기에
이 책은 우리에게 역사 교과서보다 더 의미있고, 작가는 어떤 정치가보다도 위대하다는 생각이 든다.
'태백산맥'이 아직도 미해결인채로 국가보안법 위반에 걸려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또한 '아리랑'은 프랑스판과 일어판으로 번역되어 그 나라에서 읽히고 있다는 사실이 다행스럽고 기쁘다.
토속적인 전라도 사투리를 어찌 번역해 그 느낌을 전할 수 있겠느냐만은 그래도 위안이 된다.
이러한 역사적 사명감을 지닌 작가가 현존해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고 감사하기 그지 없다.
아리랑의 발원지인 전북 김제시에서 시민의 이름으로 '조정래 대하소설 아리랑 문학비'를 벽골제 광장에
세우고, 작가에게 제1호 명예시민증을 수여해 그의 노고를 치하하였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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