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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조단경 (六祖壇經)

나무^^ 2009. 8. 29. 20:50

 

나카가와 다카 주해   양기봉 옮김   김영사 출판

    

이 책은 혜능대사의 '설법집'으로 그 제자 법해가 엮어낸 선종 고전이다. 혜능은 대승불교의 신기원을 열어준 이라 할 수있다.

주해자 나카가와 다카 교수는 일본 선종학 석학 중 한 사람이다. 따라서 고문의 독해는 물론 깊이있는 주석과 해설에 이르기까지 자세하고 명확하다. '주해자는 흥성사(興聖寺)본을 저본으로 삼으면서도 한편으로 돈황고본은 물론 대승사본, 천영사본, 기타 문헌까지 비교 검토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고 옮긴이는 격찬하고 있다. 

 

차례를 보면, 육조단경 서문으로 혜흔과 자건의 서문이 실려있다. 권상(券上)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Ⅰ. 연기설법문(緣起說法門)

(1) 대법사 설법과 단경의 성립유래에 대해서

   Ⅱ. 오법전의문(悟法傳衣門) 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2) 황매산으로 가서 5조를 만나다.

 (3) 초대면의 문답

 (4) 계송의 명령
 (5) 신수의 계송. 

 (6) 신수는 아직 법문에 들어서지 못했고

 (7) 혜능의 계송

 (8) 법통 상속

 (9) 홍인의 전송으로 남방으로 떠나다.  
 (10) 대유령에서 혜명에게 상속

 (11) 인종법사를 만나다.

 (12) 불성에는 본디부터 차별이 없다.

    Ⅲ. 위시중설정혜문(爲時衆說定慧門)

  (13) 선정과 지혜는 하나

  (14) 일행삼매란 무엇인가?

  (15) 선정과 지혜는 등불과 그 불빛과의 관계

  (16) 돈교와 점교는 다르지 않다.

  (17) 무념. 무상. 무주의 종지

  (18) 좌선의 교지 1

    Ⅳ. 교수좌선문(敎授坐禪門)

  (19) 좌선의 교지 2 

    Ⅴ. 설전향참회발원문(說傳香懺悔發願門)

  (20) 5 덕목의 향기

  (21) 근본적 참회

  (22) 한량없는 네 가지 소원

  (23) 근본적인 3 귀의 계율

     Ⅵ. 설1 체3 신불상문(說一體三身佛相門)

   (24) 자성의 3 신불

 

권하(券下)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Ⅶ. 설마하반야바라밀문(說摩詞般若波羅蜜門)

   (25) 마하반야바라밀의 교지

   (26) 반야의 실천

   (27) 금강반야경과 반야의 지혜

   (28) 존경받는 지도자

   (29) 헤맴을 소멸시키는 무상의 계송

      Ⅷ. 문답공덕급서방상상문(問答功德及西方相狀門)

    (30) 달마의 '공덕은 없다'는 말

    (31) 정토는 눈앞에 있다.

    (32) 재가불교

        Ⅸ. 제종난문문(諸宗難問門)

     (33) '단경'의 상속

        Ⅹ. 남북2 종견성문(南北二宗見性門)

      (34) 북종 지성의 귀의

      (35) 법화종 법달의 깨달음

      (36) 지상의 질문

      (37) 신희의 귀의

         Ⅺ. 교시10 승전법문(敎示十僧傳法門)

       (38) 3과 법문과 36대법

       (39) 탑의 건조와 진여의 계송

       (40) 예언과 달마의 가사 상속의 계송

       (41) 법통 상속 계보

       (42) 작별의 계송 - '참부처'의 노래 

       (43) 마지막 훈계와 사망

       (44) 시호와 비석

       (45) 단경의 상속 유래

     해설과 원문 찾아보기로 짜여져 있다. 

 

나는 이 책을 머리맡에 두고 오랫동안 조금씩 음미하며 읽었다.

부처님의 말씀은 내 마음이 번다해질 때마다 평상심을 찾게 해주며 고요히 가라앉혀 주었다.

순간의 깨달음도 세상사에 휩쓸리다 보면 어리석은 중생이라 세속에 물들곤 하므로 늘 그 말씀을 펴보며 상기시키는 일이 필요하다.

 

'반야에는 모습이 없으며, 지혜로운 마음이야말로 바로 그것이다. 만약 이와 같이 깨달을 수 있다면, 바로 그것이 반야의 지혜라는 것이다.'

'대상에 얽매이지 않으면 생사의 번뇌는 없어진다. 마치 물이 흘러 쉬지 않는 것과 같은 것이니, 곧 이를 깨달음의 저쪽 언덕이라 일컫는다. 그래서 바라밀이라 한다.'

'범부가 곧 부처님이며 번뇌가 곧 깨달음이다. 앞의 일념이 본심을 잃으면 범부요, 뒤의 일념이 본심에 눈뜨면 부처님이다.' 

'속세의 번뇌만 없다면 지혜는 늘 모습을 나타내어. 우리들 본성에서 떠나지 않게 된다' 

 

'절을 짓고 승려를 공양하고 보시를 하고 재회를 연 것은 그것이 복을 바라는 행위였으니, 복덕이 그대로 공덕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되오. 공덕은 자기 범신 속에 있는 것이지, 복덕을 행하는 그것 속에는 없는 것이랍니다.' 

'자기 본성을 깨닫는 것이라야 공(功)이며, 모든 것을 평등하게 보아갈 수 있는 것이 덕(德)이다. 일념 일념이 거리낌이 없고, 언제나 본래의 참된 본성에 깨어 있으면서, 진실하고 빼어나게 활동하는 것이 공덕이라 일컬어지는 것이다. 밖으로는 예의바르게 처신하는 것이 공이며, 안으로는 스스로를 겸손하게 처신하는 것이 덕이다. 자기 본성이 일체 존재를 건설해 나가는 것이 공이며, 마음의 본체에 얽매이는 생각이 없는 것이 덕이다.'

'공덕을 몸에 익힌 사람이라면 그 마음은 남을 가볍게 보지 않고, 항상 만인을 존경할 것이다.'

'자기 스스로 몸을 닦는 것이 공이며, 자기 스스로 본성을 닦는 것이 덕이다. 공덕은 자기 본성 속에서 발견해야 한다, 보시나 공양으로써 추구할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복덕과 공덕은 별개의 것이다.' 

'일체 만물에 진(眞)은 없으니, 진을 찾으려 하지 마라. 만약 진을 알아본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모두 진이 아니다.' 

 

부처님께 귀의한다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의 본성에 귀의한다는 것을 뜻한다.

늘 부족한 우리들 인간의 마음을 밝히시는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는 혜능의 설법은 지혜롭기 이를 데 없다.

방편을 달리한 경전들을 읽고 또 읽으면서 수시로 흐려지고 어두워지는 마음을 밝히고 닦는 일이 살아가면서 해야할 가장 중요한 공부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