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다른나라)

아프리카 여행 (3. 탄자니아 모시, 다르에스살람 )

나무^^ 2010. 2. 7. 19:52

 

 

▼ 차를 타고 가다 내린 휴게소 기념품 가게에서 본 공예품들. 기형적인 투박함과 묘한 매력을 지닌 아프리카 목공예품들을 구경하면서 돌아갈 때쯤은 작은 것이라도 하나 사야지 생각했다. 일행을 따라가야 해서 째빨리 사진을 찍느라 촛점이 잘 맞지 않았다.

 

 

 

 

 

 

 

 

 

 

 

 

 

 

 

 

 

 

  

 

 

 

 

 

 

 

 

 

 

 

▼ 길거리에 장이 서는 듯해 사진을 몇 장 찍었는데, 차창 밖으로 내민 커다란 사진기를 본 사람들이 욕을 하며 아우성을 친다. 운전기사까지 합세해 불쾌한 듯 소리친다. 일행은 얼른 사진기를 거두었다. 지나친 거부감에 우리도 민망하고 불쾌했다. 착하던 네팔 사람들이 생각난다. 그들은 자신들의 남루함을 아랑곳 하지 않고 활짝 웃으며 기꺼이 카메라 앞에 서곤 했다. 

 

 

 

 

▼ '모시'로 이동하기 위해 숙소에 돌아와 큰 짐을 들고 대형버스에 올랐다. '아니! 이게 뭐람!' 쓰레기장이 따로 없었다. 기운이 좀 있으면 발밑에 가득한 쓰레기들을 주워넣고 가고 싶었다. 청소가 안 된 상태에서 우리가 다시 탄 거다.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심할 수가! 공중도덕이란 게 존재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 분들은 사파리투어를 주관했던 여행사 사장 내외와 운전기사다.  이 세 사람이 나이로비부터 우리와 동행하며 요리를 해주고 편의를 제공했다. 나이보다 젊어보였던 45세의 사장 아내는 상냥하고 친절한 태도로 묵묵히 일하는 성실함을 보였다. 일이 끝났지만 돌아가지 않고 우리들이 떠날 때까지 배웅하는 인간적인 착한 이들이었다.  주황색 티셔츠 입은 진중한 청년이 우리 여행의 리더였다. 그는 아프리카에 9번이나 왔다고 했다.

한 대의 차량이 오지 않아 또 기다린다. '아, 배고파!' 버스 옆에서 한 청년이 보온통에 담아 온 튀김만두 요리를 판다. 가격이 비싼 편이었지만 10개 사서 몇 사람과 나누어 먹고 나니 기운이 좀 난다. 무슨 기름을 썼는지 모르겠지만 깨끗해 보였고 맛도 좋았다. 집에서 금방 만들어온 것 같았다. 삼사십분 지나서 차가 도착했는데 오다가 고장이 나서 늦었다고 한다. 이제는 점차 기다리는 일에 익숙해져 간다.     

                

 

▼ 모시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 밤에는 위험하기도 하지만 피곤해서 돌아다니라고 해도 더는 못 나가겠어서, 호텔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몇 사람이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일 킬리만자로 산 트레킹을 하려면 일찍 자야할 것 같아 방으로 돌아왔지만 깨진 창문이 말썽이다. 모기가 무서운 룸메이트, 방을 바꿔달라고 아무리 말해도 소용이 없다. 결국 비닐로 막아주는데 그치고...  늦게야 잠들었다.

 

 

▼ 해발 800m의 작고 아름다운 도시 '모시'는 킬리만자로 산으로 들어가는 관문이다. 호텔에서 내다보니 멀리 구름에 가려진 설산 봉우리가 보인다. 유명산이다 보니 입장료가 턱없이 비싸다. 100$에 팁 1$까지 내야한다. 입구에서 일일히 신원기록을 모두 하고 점심 도시락까지 먹고 12시30분 부터 3시간 정도 올라갔다. 깊고 큰 유명한 산의 기운이 느껴졌다.

 

 

 

 

 

 

▼ 화산재로 이루어진 흙모래가 잘 단장된 길이라 오르기 편했고, 날씨가 흐려지면서 약간의 비를 뿌리기 시작했다.  

 

 

▼ 나이 많은 언니의 꽃무늬 배냥을 매고 앞장서서 가는 착한 가이드 아저씨.

 

 

 

 

▼ 모두 세 명의 가이드가 동행했다. 이 분은 60세라고 하는데 무척 젊고 단단해보었다. 매일 산을 오르기 때문인지...

 

 

 

 

▼ 촉촉히 물기를 머금은 온갖 식물들이 햇빛에 반짝이는 아름다움을 내뿜고 있어 여간 싱그럽지 않았다. 

 

 

 

 

 

 

 

 

▼ 해발 2700m 만다라 산장까지 올라와 주위를 돌아보며 사진들을 찍었다. 뒤편 숲에 검은 원숭이가 턱 버티고 앉아있다. 간식을 좀 먹고 아직 안 온 일행을 기다리는데 으슬으슬 추워져 쉐에터를 입어야했다. 일행 중 나이드신 남자 세 분이 잔지바르 일정을 포기하고 트레킹을 계속 하신다고 한다. 정상 가까이 가면 아마도 그 경치가 대단할 것 같다. 마음 속으로는 나도 정말 가고 싶었다. 미리 알았다면 스틱도 준비하고 다라나섰을 것을 아쉬웠다.         

 

 

 

 

 

 

 

 

 

▼ 내려오는 길에 한 여자분이 미끄러지면서 발목을 접질렀다. '야! 가이드 너 뭐해, 내 발 주무르지 않구!' 그녀가 소리치자 가이드는 마치 한국말을 알아듣기라도 한 것처럼 얼른 그녀의 발을 주무른다. 우리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모두 그녀의 발을 바라보았다. 웃는 것을 보니 크게 다치지는 않은 것 같다. 뒤에서 절룩거리며 함께 내려왔다. 그만하길 정말 다행이었다. 아무도 준비하지 않았지만 스틱이 있으면 좋을 산행길이었다.

 

 

▼ 저녁에 한 선교사 부부의 식사 초대를 받았다. 피곤하여 별반 내키지 않았지만  몇 명이 함께 갔더니 사모님께서 잔치라도 하시는 듯 많은 음식을 준비해 놓으셨다. 안 왔으면 큰일 날뻔했다! 오랜만에 맛있는 한국음식을 맘껏 먹었다. 손수 만드신 된장으로 끓인 된장국, 여러가지 나물, 고소한 부침개, 갈비찜, 무엇보다 오랜만에 먹는 김치 등 생면부지의 낯선 이들을 위하여 하루종일 이처럼 정성스럽게 음식을 장만하신 두 분에게 진심으로 감사했다. 천사가 따로 없었다. 수더분하신 사모님의 선한 모습이 정말 아름답게 느껴졌다. '두 분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근데 실컷 잘 먹고 사진은 이렇게 밖에 못 찍냐? 이럴 때 촛점 안 맞은 사진은 정말 너무하다. '죄송합니다!' 

 

 

 

 

 

 

 

 

▼ 떠나는 우리를 위해 새벽에는 주먹김밥과 김치를 싸서 또 보내셨다. 어제 준비한 밥 한 솥이 남아서 했노라며... 우리는 차 속에서 점심으로 모두 나누어 먹으면서 그 분들께 또 감사함을 느꼈다. 김치는 인기 짱이었다! 정말 선한 신앙인들이었다.

 

 

▼ 평화의 항구를 뜻하는 '다르에스살람'으로 가는 버스 속에서 본 풍광들. 이 도시는 아랍인들이 건설하여 인도양의 향신료와 노예의 집산지 무역항으로 유명한 곳이다.

 

 

 

 

 

 

 

 

 

 

 

 

 

 

 

 

▼ 저녁에 도착하여 식사를 하러 나오니 근처에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 꼬치고이가 맛있어보여 주문을 하였더니 시키지도 않은 스테이크를 척 가져다 놓는다. 에구! 왜들 이러냐? 그래, 까짓 것! 배고픈데 그냥 먹자! 하지만 이건 너무 질기잖아! 너무 익혀서 그런가? 맛은 고소한데 도무지 썰기도 힘드니 씹는 건 말할 것도 없다.

 

 

▼ 다음날 아침 택시를 불러 항구에 나갔다. 어제 너무 많이 걸어 발이 아팠기 때문에 30분 기다리라고 하고, 바쁘게 사내들이 득실거리는 어시장을 돌아보았다. 온갖 생선들과 함께 생의 활력이 펄떡이는 현장이었다. 역시 사내들답다. 기꺼이 사진을 찍으라며 함께 포즈도 취했다. 아뿔싸! 등에 맨 내 쌕 지퍼를 살며시 여는 손! 뒤에 섰던 경진이 소리치자 씩 웃으며 사라진다. '임마! 거긴 돈도 없어! ㅎ' 

 

 

 

 

 

 

 

 

* 이 잘 생긴 청년과 룸메이트 사진을 같이 찍었는데, 혼사길 막힌다고 올리지 말라고 해서... ㅎ

  

 

 

 

 

 

 

 

▼ 이 청년, 우리에게 이것 저것 들어보이며 익살을 떤다. 이렇게 열심히 환하게 살면 됐지, 무얼 더 바라겠는가!

 

 

 

 

 

 

▼ 아! 싱싱한 해산물 먹고싶다! 시간이 있으면 사다 끓여먹을텐데...

               

 

 

 

 

 

▼ 아니, 왠 안산중앙신협? 아마도 한국에서 여기까지 보내온 옷인가보다. ㅎ

 

 

 

 

 

 

 

 

▼ 거대한 새장처럼 디자인 된 우리가 묵었던 호텔 모습. 아침에 뒤쪽 발코니창문으로 내려다보니 한 살림집의 분주한 일과가 시작되고 있었다. 곡식을 빻고, 빨래를 널고 중년부인의 잔소리가 들리고... 알록달록한 삶이다.

 

 

 

 

 

 

 

 

 

 

 

 

▼ '잔지바르' 섬으로 가기 위해 신원기록을 하고 여객선을 기다리는 시간, 뜨거운 날씨에 화끈거리는 볼을 식히기 위해 장난감 같은 손선풍기를 켜고 흐믓한 미소를 짓고 있는 이 아가씨는 명문대 4학년, 퍽 얌전한 학생이었다.  

 

 

 

 

▼ 이 꼬마는 잠시도 엄마의 품에서 떨어지지 않아 가방을 메고 짐을 들고 있는 엄마를 진땀나게 했다. 엄마 옆에 얌전히 서있는 예쁜 언니가 아무리 달래도 소용이 없는 고집쟁이였다. 아빠는 어디 있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