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니버스로 국경을 넘어 아루사로 와 찦차를 타고 동물의 왕국 세렝게티 사파리를 시작했다. 입구에서 부터 원숭이들이 과자봉지를 빼앗아 달아나는 등 손님맞이를 분주하게 하였다.
▼ 중남미 여행때 함께 했던 염선생님, 모처럼 미스들에게 둘러싸여 머쓱한 웃음 가득~ 청춘은 아름다워라!
▼ 차를 타고 가다가 잠시 내려 본 분화구. '끝없는 평원'을 의미하는 세렝게티 분화구의 시작에 불과하다.
▼ 사방으로 누의 무리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었다. '누'는 소의 뿔, 염소의 수염, 말의 꼬리를 가진 동물이다. 이들 곁에는 얼룩말이 함께 있어 아마도 공생의 이로움이 있나보다. 캐냐의 마사이마라와 탄자니아의 세렝게티는 국경으로 나뉘어지지만 사실은 하나의 초원으로 이어져 있다. '마사이'는 마사이족을, '마라'는 얼룩덜룩한 점을 의미한다고 한다. 다양한 동물들이 넓게 펴져있는 모습이 점처럼 보여 붙은 이름인 모양이다.
▼ 네팔 국립공원의 강에서 흔치 않게 보았던 이 파랑새는 이곳에서는 자주 볼 수 있었다. 새파란 날개를 펴고 나는 모습이 정말 예쁜 새여서 기억이 난다.
▼ 사파리 차량을 멈추게 한 사자 두 마리. '애들아! 좀 일어나 봐~' 오수를 즐기는 이 녀석들 꿈쩍도 하지 않는다.
▼ 하마들, 물 속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어 물 밖으로 나온 모습은 보지 못했다.
▼ 너무 멀어서 임팔라 무리인지 톰슨 가젤인지 잘 알 수 없었다. 망원경을 가져왔어야지!
▼ 동물들을 보면서 환호성을 지르지만 차를 멈추지 않아 도무지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시간이 늦은 운전 기사들은 미친 듯 달린다. 내일 '옹고롱고르' 분화구에 가면 얼마든지 볼 수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장엄한 노을 속을 달렸다.
▼ 그렇게나 빨리 달렸지만 캄캄한 밤이 되어서야 캠프장에 도착했다. 자동차 불빛과 헤드라이트를 동원해 텐트를 치는 동안 투어팀 세 사람이 식사를 준비했다. 식탁에 켜놓은 촛불로 벌레들이 새까맣게 몰려들어 음식 그릇에 빠지는 것을 건져내며 먹어야 할 판이다. 팝콘, 차가 나오고 이어서 빵과 스프가 나온다. 허겁지겁 배를 채우고 나자 그때서야 본요리인 국수와 함께 먹음직한 소스가 듬뿍 나온다. 아무도 설명해 주지 않으니 원...
나이든 사람들 텐트로 돌아간 후에 과일 디저트가 또 나온다. 젊은 아가씨들의 웃음소리는 캠프장을 단번에 화기애애하게 바꾸지만 피곤한 어른들 주무셔야 하니 얼른 자라고 성화다.
▼ 아직 음식이 차려지지 않은 식탁에 앉아 기다리는 사람들. '배고픈데 왜 이리 늦는거야~' 만드는 시간이 필요하잖아요! 캄캄해서 후라쉬 셔터를 눌러 찍었지만 실력부족으로 다 이 모양이다.
▼ 19개의 텐트가 고요히 잠든 사이 한 원주민이 보초를 선단다. 행여 짐승의 습격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활쏘는 폼을 멋지게 보여준다.
▼ 어젯밤의 어수선함이 사라진 새벽 5시 30분. 하늘에는 무지개가 뜨고 새소리가 경쾌하다. 일찍 분화구로 가야 더 많은 동물들을 볼 수 있단다. 그러나 웬걸! 어젯밤 어두워서 진흙에 빠진 차량 한 대가 말썽이다. 남자들 모두 달려들어 밀어보지만 헛바퀴만 돌아간다. 일찍 떠나기는 틀린 일이다. 나는 그동안 멋진 주위를 돌아보며 상쾌한 새벽공기를 들이마시고 느긋해서 좋다. 아프리카 여행의 필수 사항 '기다림을 참아야 한다!' 갈 때되면 가겠지~
▼ 해가 중천에 떠오른 후 우리는 출발했다. 이런 뚜껑 열린 사파리 찦차를 타고 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면서...
▼ 미친 듯 속력을 내던 차가 갑자기 멈춘다. 운전기사가 나지막히 소리친다. '레오파드(표범)!' '어디, 어디!' ' 아니, 쟤는 어젯밤에 뭘 했길래 잠만 자냐! 좀 일어나 봐라!' 나무색깔과 흡사한 이 녀석을 자세히 보려고 모두들 일어나 사진기를 들고 난리들이다. 아! 망원경 가져올 걸...
아프리카 Big 5 동물 중 하나인 이 녀석은 12살 쯤 되었다나. 수명이 한 30년은 된다고 한다. 아프리카 Big 5 는 사자, 코끼리, 코뿔소, 버팔로, 표범을 꼽는다. 내 휴대용 카메라의 성능은 여기까지다.
▼ '후크'라는 부르는 이 동물을 나는 보지 못했는데, 고맙게도 일행 중 장재숙님이 찍은 사진을 보내주었다. 내가 수제품 후크 가죽 지갑을 하나 사고 궁금해 했더니, 그녀가 바로 이 예쁜 동물이라며 보내주었다.
▼ 휴게소에 들려 준비된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나니, 오늘 아침 말썽을 부리던 차량이 기여코 고장이 나고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빈자리라곤 없는데, '나누어 타자, 그럴 수 없으니 차를 한 대 더 불러라' 등등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결국은 운전 기사 모두가 차를 가지러 가버리고, 우린 한낮의 뜨거움을 피해 또 기다리는 일 시작이다. 에구구! 그럼 디저트로 파인애플이나 먹고 슬슬 주위나 돌아봐야지 별 수 없다. 성질 낸다고 해결되는 일 아니라면... 이 파인애플 자르는 선생님, 성격 좋고 봉사심도 강하여 파인애플 들고 다니며 우리들을 먹였다. 고맙기도 해라~
▼ 이 동물은 '록 하일라스'라고 하던가? 쥐와 토끼를 섞어놓은 듯 몽골몽골한 게 퍽 귀엽게 생겼는데 별반 사람을 피하지 않고 돌아다니며 사람들이 흘린 빵부스러기 등을 주워 먹는다.
▼ 요놈은 '몽구스'라고 하는 잡식성 동물인데 청솔다람쥐만한 크기에서 토종다람쥐 크기만 하여 귀여웠다.
▼ '동물들이 스스로 먹이를 찿을 수 있도록 그들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 는 문구가 이 동물들 해골에 붙여져 이유를 생각해보게 한다.
▼ 톰슴 가젤이다! 날렵한 뿔과 가슴에 검은 줄무늬, 꽃사슴 처럼 어여쁜 몸이 깡충거리며 달아난다.
▼ 마사이족 마을에 내리자 다가와 돈부터 내야한다고 한다. 일인당 2만실링(우리 돈 2만원 정도)이란다. 너무 상품화된 느낌이 들지만 그들이 전통을 지키며 불편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댓가인 것을 어쩌겠는가! 좋다고 하자, 남 여 두 편으로 나뉘어져 환영노래를 부르며 남자들이 한 명씩 나와 마사이 춤을 겅중겅중 추며 뛰어오른다. 한바탕 환영놀이가 끝나자 마을을 구경시킨다. 목에 그들이 만든 목걸이를 걸어주며 '선물!'이라고 말하지만 돈을 내야한다. 미안하지만 슬며시 벗어놓고 나올 수 밖에 없었다.
▼ 이들의 표정이 밝지 않음은 허구헌날 하는 이 노릇이 지루하지 않겠는가. 늘 구경당하는 이의 재미없는 무료함이 느껴져 미안스럽다. 그들의 생활하는 공간은 작은 방 하나 정도 크기에 부엌, 잠자리 등이 모두 함께 있어 키가 큰 그들의 몸이 얼마나 움크려질지 상상이 된다. 낮에는 뜨겁지만 밤이 되면 추운 일교차로 서로 몸을 붙이고 잘 수밖에... 자그마한 목소리로 진지하게 설명하는 소년의 순진함이 가슴을 뭉클하게 하였다.
▼ 화려하게 치장하고 앉아 구경온 우리를 구경하는 아낙들. 모든 일을 여자가 거의 다하면서도 일부다처제라고...
▼ 학교라고 보여주는 이곳에 옹기종기 모여앉은 천지한 아이들. 워낙 먼지가 나고 물을 길어다 사용해야하는 생활은 아이들이 깨끗할 수는 없지만 아픈 눈을 치료받지 못한 아이를 보자 여간 마음이 아프지 않았다. 그래도 통통해보여 그나마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 이곳 원주민들은 맨발이거나 타이어로 만든 샌들을 신고 발찌로 예쁘게 장식한 것이 나름 실용적으로 느껴진다.
▼ 많은 마사이 젊은이들이 도회지로 나가 자본주의 생활에 익숙해져 간다. 누가 이런 생활을 하려고 하겠는가! 우리차를 운전해 온, 흰 남방을 입은 이 마사이 청년도 운전기사로 돈을 번다.
▼ 의젓하고 늠름한 모습의 기린을 달리는 차 속에서는 도무지 제대로 찍을 수가 없었다.
▼ 캠프장의 아침. 다국적인들이 여기저기 함께 텐트를 쳤었다. 이 거대한 나무는 무화과 나무라고 한다.
▼ 동물들이 가장 많다는 '옹고롱고르' 분화구. 말처럼 여러 가지 동물들이 지천으로 널려있어 장관이었다. 버팔로, 누, 얼룩말, 코끼리, 코뿔소, 톰슨 가젤, 타조, 홍학무리 등등 모두 볼 수 있었다. 우와! 얼마나 멋지던지...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
▼ 아니, 이 녀석 맘에 드는 아가씨라도 보았나! 얼룩말 엉덩이가 일품이었다. 이리도 완벽하게 아름다울 수 있다니!
▼ 새끼 얼룩말의 모습이 귀엽기 그지없다. 푸른 초원에 노니는 얼룩말들 그야말로 생생하게 보았다. 애무하는 놈, 싸움질하는 놈, 무심한 놈, 그야말로 각양각색 동물들의 천국이었다. 그러나 약육강식의 이치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그들의 삶 또한 치열하지 않겠는가!
▼ 어미 멧돼지가 새끼들을 향해 부지런히 달려간다.
▼ 멀리 있어 자세히 볼 수는 없었지만 영화로 보았던 홍학의 무리였다. 이 홍학들이 날아오르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 사파리 마치고 캠프장에 다시 가서 점심식사를 하고 나자, 소낙비가 퍼부었다. 멀리서 커다란 새들이 억수같이 내리는 비를 고스란히 맞으며 서있어 눈길을 끌었다. 새이름이 '머러부스다'라고 하던가? 숙연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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